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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루] 과잉친절을 베푸는 주자님들 조심하세요 -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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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Teddy1234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2-09-08 07:42 조회3,430회 댓글0건본문
네이버 야구 소식을 검색하다가 파울볼 규칙에 관한 재밌는 일화가 있어
공유합니다.
주자들 조심하세요. ^^
[윤병웅의 야구 기록과 기록 사이]주자 과잉친절에 얽힌 소소한 규칙들]
기사입력 2012-09-08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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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된 공을 집어준 타자의 과잉친절에 관한 이야기에 이어 이번에는 루상의 주자가 타구를 잡아주거나 손을 대는 행위로 인해 야수가 플레이를 이어갈 수 없었을 경우의 조치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지난 여름 퓨처스리그 경기에서는 3루주자가 파울지역을 타고 굴러오는 타구를 맨손으로 집어 든 일이 있었다고 한다. 주인공은 경찰청 소속의 정현석.
1사 3루 상황에서 홈 쪽으로 일정 거리의 리드를 하고 있던 그는 명백히 파울 타구라고 확신, 자신 앞으로 굴러오는 타구를 손으로 주워 든 것이었는데 현장에서 심판진은 잠깐의 고민 끝에 그를 수비방해에 의한 아웃으로 선언한 일이었다.
졸지에 황당한 죄목으로 아웃을 선언 당한 주자는 공을 집게 된 정황을 설명했겠지만 판정은 요지부동. 규칙 7.08 (b)항에는 ‘주자가 타구를 처리하고 있는 야수를 방해했을 경우, 아웃이 된다’라는 내용이 들어 있는데 이 조항이 적용된 것이었다. 현행법상 이 규칙 말고 주자가 타구를 손으로 잡았을 경우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규칙조항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렇다면 당시에 수비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아닌, 파울타구로 지레 판단해 타구에 손을 댄 주자에 대해 아웃을 선언한 판정은 정당한 것이었을까?
직접 목격하지 않고 전언을 통해 유추하는 만큼 정확성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나누어 재단해 볼 수 있겠다.
첫 번째 3루주자가 집어 든 타구가 파울 선상을 타고 굴러왔을 때 그 지역이 선상과 상당한 거리가 있는, 누가 보더라도 100% 파울볼이 확실한 타구였다면 아마도 심판원은 수비방해에 의한 주자아웃을 선언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대신 엄중한 주의조치가 내려졌을 것이다. 타자가 얼떨결에 투구를 집었더라도 주자가 진루하려는 시도가 전혀 없었을 경우, 수비방해가 아닌 주의나 경고 정도의 가벼운 조치가 주어지는 것과 비슷한 유형으로 볼 수 있겠다.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두 번째 유형이다. 파울지역에서 주자가 공을 잡았다 하더라도 파울선과의 거리가 얼마 떨어지지 않은 위치였다면 이때는 수비방해가 적용될 수 있다. 내야 땅볼타구가 아직 1루나 3루를 지나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면 그 타구에 대한 파울 또는 페어 결정은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닌 만큼, 타구를 건드린 주자는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파울지역에서 잡은 것이라고 항변하겠지만 파울선이 멀지 않다면 그 타구가 다시 페어쪽으로 굴러 들어오는 돌발변수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야구이다. 따라서 주자의 본심에 상관없이 수비방해 조항이 적용될 수 있다.
참고로 만일 주자가 수비를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고의로 타구를 집어 들었다면 이때는 괘씸죄가 추가되어 해당 주자는 물론 타자주자도 함께 아웃이 된다. 무사나 1사 때는 주자와 타자주자, 2사 때는 타자주자에게 아웃이 선언된다.
앞서 말한 정현석의 경우처럼, 루상의 주자가 고의가 아닌 착각이나 부주의로 아직 파울 또는 페어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타구를 잡은 것이라면 무사나 1사 때는 주자아웃, 2사 때는 타자주자가 아웃이 된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 속에는 기록적으로 결정이 다소 복잡하고 애매한 그림이 하나 들어 있는데, 그것은 타자의 신분과 기록처리 문제이다.
수비방해로 주자를 아웃시킨 것은 그렇다 치고 타자의 타구가 페어쪽으로 굴러간 것이라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파울쪽으로 굴러간 것이라면 타자가 기록적으로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물론 파울, 페어가 아직 결정지어지지 않은 타구 상태였기 때문에 큰 원칙상 싸잡아 넘어갈 수도 있지만 고민해 볼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
이야기를 나눈 일부 심판원은 수비방해로 주자가 아웃된 그 타구가 파울볼 상태였다면 주자는 아웃으로 하고 타자에게는 다시 재 타격의 기회를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는데, 일리 있는 생각이다 싶긴 하지만 좀더 깊은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다.
아무튼 타자든 주자든 간에 공격 중 공에 손을 갖다 대는 행위는 잘해야 본전(?)이며, 자칫 팀 상황을 최악으로 몰아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철저히 피해가야 할 부분이라 하겠다. 해서는 안될 행동, 야구의 금기(禁忌)로 하나를 추가한다.
윤병웅 KBO 기록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