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닌 쉬운 찬스볼에서 실수를 하고 말았다. 동호인이라면 누 구나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일이다. 그것이 중요한 포인트였거나, 그것이 원 인이 되어 시합에서 졌다면 큰 후회가 남는다. 그런 실책을 빨리 잊어버리 고 싶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런 경험을 정확하게 되짚고 나가지 않으면 아무 리 시간이 지나도 같은 실책을 반복하게 된다. 여기서는 주로 심리적인 면에서 찬스볼에서 실책을 범하는 요인을 알아보 고 구체적인 개선책도 몇가지 정리해 본다.

찬스볼에서 실수하는 4가지의 심리적 요인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소음, 바람, 태양, 코트 표면…. 시합에는 도처에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는 요인이 있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 외에도 불안감, 공포 등의 심리적 요인 이 있다.
「이런 볼에서 실수를 하면 망신이다.」 「이것을 실수하면 흐름이 바뀐 다.」「그렇게 연습했는데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등의 생각만 해도 집중 력은 흐트러지고 만다. 게다가 상대가 강하거나 거북해하는 유형이라면 평 소에 잘 하지 않는 실수도 하고 만다.

찬스볼에서 실수를 하는 것은 「찬스」라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집중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평소 연습 때 「반드시 이기겠다」고 의욕을 불태 워도 상관이 없다. 이와 같은 강한 동기 부여가 시합을 방해할 경우도 있 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다. 흔히 무술에서 말하는 「중용의 마음가짐」이 테 니스에서도 필요하다.

시합 중에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될까. 먼 저 승패에 구애받지 않고 시합을 즐기며 편안하게 생각한다. 시합 자체를 즐기는 사람의 플레이는 언제나 느긋하다. 지미 코너즈는 『시합을 즐기는 것을 생각하고부터 여러 면에 여유가 생겼다』고 말하는데, 그와 같은 사 고 방식이 집중력을 높이는 것이다.

다음으로 권하고 싶은 것이 「과잉 학습법」이다. 그라운드 스트로크의 경 우를 예로 들면 상대가 친 볼을 주시한다. 그리고 자기가 볼을 쳤으면 그 볼만 주의를 기울일 것이 아니라 바로 상대의 움직임을 관찰한다. 또, 상대 가 치기 직전에는 상대 라켓의 스윙을 주시한다. 이와 같이 의식을 기울이 는 대상을 시시각각 바꿈으로써 머리속을 항상 활성화시켜 높은 집중력을 지속시키는 방법이다.


감정이 흐트러진다
일반적으로 공격적인 성격의 사람은 찬스라고 생각하면 힘이 들어가 버린 다. 그리고 그 힘은 실력이 비슷할수록 커진다. 한 방이 중요하다고 생각 할 때는 힘이 들어가서 실수를 하게 된다.
한편 지나치게 마음이 약한 성격의 사람은 찬스볼이라고 너무 세게 치면 상대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해 반대로 힘을 너무 빼서 실책을 범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같이 감정은 실수와 상당히 관련이 있다.

자신의 성격을 알고 감정을 컨트롤하는 방법을 익힐 수 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손쉬운 호흡법을 설명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복식 호흡을 천천히, 깊고 크게 반복하는 중에 신체 각 부의 근육이 이완하는 감각을 체득하기만 하면 된다.그러면 감정의 흐트러 짐이 적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집중력도 높아진다. 또 찬스볼에서 실수를 했 더라도(감정이 흐트러진 상태) 더블 호흡법으로 그것을 진정시킬 수가 있 다. 이것은 올라간 심박 수를 한꺼번에 내릴 때 유효한 방법이다.

방법은 1회 째에 들이마실 만큼 공기를 마시고, 다시 몰아서 한 번 들이마 신다. 그런 다음 5초 동안 멈춰 한번에 토해낸다. 이 호흡법을 2~3회 연속 해서 실시함으로써 130에 있는 심박수를 100정도로 한번에 떨어뜨리는 것 도 가능하다.

플레이 도중 동요하거나, 긴장하거나 했을 때는 일단 호흡을 생각해 보기 바란다. 호흡만은 누구나 자기 의지로 컨트롤할 수가 있으므로 정신 상태 를 안정시키는 데는 가장 간단하고 유효한 방법이다.


그레이딩에 문제가 있다
예측이 빗나가거나 리듬이나 템포가 무너졌을 때를 생각해보자. 이 때는 처음에 준비하고 있었던 프로그램은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새로운 프로그램 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만약 이 전환이 늦으면 어떤 일이 생기게 될까?
틀림없이 여유가 없어지게 되고 실책을 연발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그 런데 그레이딩(힘을 빼고 넣는 조정) 능력이 뛰어나면 플레이의 전환이 늦 더라도 악순환에 빠질 염려가 없다. 먼저 생각했던 프로그램을 실행하지 못 해도 새로운 운동 프로그램 속에 적절한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미스 샷이 나오기 어렵다.

실제 경기 중에서는 전혀 생각지 못한 공격을 당한 경우에 나타난다. 그레 이딩 능력이 뛰어난 선수는 로브를 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로브의 높이, 깊이를 힘 조절로 컨트롤할 수 있다. 이것이 안 되는 선수는 대부분 팔이나 몸에 힘이 너무 들어가서 로브는 아웃되어 버린다. 찬스볼이 날아 왔을 경우에도 그레이딩 능력이 뛰어난 선수는 기분 좋게 마무리지을 수 있 다.

그레이딩 능력은 초중급자라도 훈련을 통해 높일 수가 있다. 힘을 넣는 것 과 빼는 것을 번갈아 가면서 그리고 민첩하게 반복하는 훈련만 하면 되는 것이다. 가장 효과있는 방법은 고무 밴드 트레이닝이다. 고무 밴드를 일단 길게 잡아 당겨 늘린 상태에서 힘을 주고 빼는 형태로 실시한다.


시각 능력에 문제가 있다
리듬이나 템포가 흐트러졌다고 해도 그레이딩 능력이 뛰어나면 실책은 적 어진다. 하지만 리듬이나 템포를 처음부터 흐트러트리지 않을 수는 없는 가.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시각적인 능력, 즉 눈의 기능을 높이는 것 이다. 테니스와 같은 구기 종목에서는 보는 능력이 기술에 직접적인 영향 을 준다.
여기서 말하는 보는 능력이란 단순히 멀리 있는 것이 보인다, 보이지 않는 다는 정지 시력의 좋고 나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정지 시력이 같은 사람 이라도 볼을 보는 능력에는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스포츠 선수의 보는 능력에 대해서는 「스포츠 비전」이라고 하는 새로운 분야에서 연구가 진해되고 있고 테니스 선수에게는 어떠한 능력이 필요한가 는 것까지 연구되고 있다(94년 9월호 테니스에서 눈은 생명, 95년 10월호 눈의 테니스 참고). 스포츠 비전에서는 운동 시기능(視機能) 테스트에 의해 서 일류 선수는 눈의 기능도 뛰어나다는 점이 데이터를 통해서 증명되고 있 다.

테니스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운동 시기능은 움직이는 것을 얼마 나 빨리, 얼마나 정확하게 식별하느냐는 동체(動體) 시력과, 한순간 눈에 비친 영상을 간파해서 얼마나 많은 정보를 뇌로 보내느냐는 순간시, 그리 고 볼을 응시하면서도 주변의 움직임까지 감지하는 주변 시야 등을 들 수 가 있다.

시기능은 간단한 훈련에 의해서 향상시킬 수 있다. 여기서는 시기능을 높이 기 위한 훈련을 두 개 정도 소개한다. 하나는 걷거나, 혹은 자동차를 운전 하고 있을 때 한 점 만을 응시하는 것이 아니라 주위의 상황을 파악하면서 이동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방법이다(그림 참조).

예를 들면 앞에서 걷고 있는 사람의 등을 응시하면서 걷고 있을 때, 스쳐 지나가는 사람의 머리형이나 들고 있는 물건까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훈련법 이다. 이 방법은 주변 시야를 단련함과 동시에 선택적 집중력을 높여 나가 는데 효과적이다.

또, 한가지는 시선을 재빠르게 이동하여 눈의 조정을 주관하는 근육에 자 극을 주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칠판에 몇군데 그려 놓은 원을 되도록 빨 리 눈으로 좇거나, 창틀의 네 귀퉁이에 재빠르게 시선을 옮기는 훈련법이 다. 이 방법은 스포츠 비전 트레이닝이나 속독하는 방법으로도 이용되고 있 는데, 스포츠에서 눈의 반응을 좋게 하려고 할 때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 다.

어두운 실내 코트나 땅거미가 질 무렵에 경기를 하면 평소 보다 확실히 실 책이 많아진다. 그것은 볼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똑같이 상대의 볼 을 보더라도 당신이 보는 것과 샘프라스가 보는 것은 다르다. 하지만 시기 능 훈련을 쌓음으로써 찬스볼의 실책은 지금보다도 확실하게 줄어들 것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