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을 더 세게 치고 탑 스핀을 더 많이 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슬라이스 백핸드를 치면 어떤 점이 좋은지 알아보도록 하자.

1. 상대 선수의 플레이를 방해하라
백핸드 슬라이스는 경기의 템포를 바꾸고 상대방의 리듬을 방해할 수 있다. 이것이 ATP의 수많은 톱 플레이어들이 슬라이스를 구사하는 주된 이유이다. 오늘날의 베이스라인 플레이어들은 그 어느 때보다 볼을 빠르게 치는데도 탑 스핀을 많이 걸기 때문에 실수가 적은 편이다. 슬라이스를 치게 되면 앤디 머레이처럼 경기의 페이스를 바꾸고 상대의 실수를 유도할 수 있어서 좋다. 아니면 라파엘 나달이 포핸드를 칠 때 쓰는 방법처럼, 상대방을 한쪽에 몰아놓고 비어있다시피 한 코트에 회심의 샷을 날릴 수도 있다.

2. 시간을 벌어라
상대방 때문에 발에 땀이 나도록 뛰고 있다면, 슬라이스를 치는 것만큼 자세를 바로 잡고, 코트에서 적절한 위치를 확보하기에 완벽한 방법도 없다. 언더스핀을 걸어서 볼을 치면, 볼이 그다지 높이 바운드되지 않는다. 볼을 더 천천히, 더 낮게 칠수록 상대 선수는 볼을 더 띄우거나 더 안전한 샷을 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남은 일은? 숨을 고르고 랠리 속으로 다시 뛰어드는 일뿐이다.

3. 네트 플레이에 강한 선수를 무력화시켜라
상대방의 발리 실력을 시험해보는 것은 좋은 생각이다. 특히 클럽 수준에서라면 말이다. 그러나 상대를 네트로 불러들일 생각이라면 조심할 필요가 있다. 공중에 정지해 있다시피 하는 탑 스핀이 짧게 걸린 볼을 칠 경우, 당신이 그 포인트를 딸 확률은 복권에 당첨되는 것만큼이나 적다. 그 대신 낮고 짧게 각을 줘서 슬라이스를 쳐보라. 상대방이 앞으로 나오기는 하겠지만, 공격적인 샷을 치지는 못할 것이다.

4. 네트를 향해 움직여라
슬라이스 샷은 어프로치샷만큼 효과가 좋은데, 이는 당신이 네트까지 갈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고 상대방이 패싱 샷을 치기 더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어프로치샷을 슬라이스로 베이스라인에 가깝게 칠 수 있다면, 상대의 샷은 받아 치기 좋게 비치볼처럼 떠서 넘어오기 마련이다. 얼마나 좋은 선물인가.

5. 강한 서브를 약하게 만들어라
블록 슬라이스 백핸드는 강하게 날아오는 첫 서브에 맞설 때 매우 유용한 무기이다. 스트로크가 짧고 빨라서 서브에 대응할 시간을 추가로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샷은 볼에 각을 주기도 쉬운데, 그럴 경우 상대방은 미쳐버리려고 할 것이다. 로저 페더러만큼 슬라이스 리턴을 잘 구사하는 선수도 없다. 앤디 로딕에게 물어보라.




글 · 닉 볼레티에리(많은 대학 선수와 프로 선수들을 지도했으며, 그 중에 10명의 선수가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