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4강 정현 현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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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1-29 14:30 조회1,700회 댓글0건본문
슬리퍼 위로 보이는 정현(22)의 발은 여전히 부어 있었고, 발바닥 부분은 얼룩덜룩했다. 그렇지만 그의 표정은 밝았다. 정현은 27일 호주 멜버른 현장에 있던 한국 취재진과 만났다. 그는 "잠을 푹 잘 잤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과거 정현은 "유명한 선수가 되면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닐 것"이라고 한 적이 있다. 이미 유명해진 상황에서 생각이 그대로인지 물었다. "사실 면허는 있지만 겁이 많아서 운전을 잘 못해요. 앞으로도 지하철 타고 다녀야죠. 그 얘기를 했던 건 테니스가 비인기 종목이고 상금도 적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서예요. 선수들이 상금도 많이 벌고 좋은 차 타고 다니면 인식이 바뀌지 않을까요." 그는 이어 "어린 선수들이 궁금한 게 있다면 언제든지 공유할 준비가 돼 있다. 나도 했는데 또래 선수들, 어린 선수들이 못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정현 신드롬'이 일었다고 하자 "팬들의 기대가 점점 커지는 거 같아서… (세리머니로) 더 재밌는 걸 생각해야 해 스트레스를 받을 거 같다"고 응수했다. 정현은 호주오픈을 앞두고 자기 인스타그램 팔로어 10만명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는 목표대로 팔로어 10만명을 돌파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축전도 받았다.
이번 대회에서 정상급 선수들뿐 아니라 세계 테니스계의 주요 인사들이 정현을 극찬했다. 27일 열린 호주 오픈 타이틀스폰서 조인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002년부터 호주 오픈 메인 스폰서인 기아자동차는 이날 후원을 5년 연장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제인 호드리카 호주테니스협회장은 "정현의 에너지와 열정이 한국에 전달됐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머잖아 그를 메이저 대회 결승에서 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호주 테니스의 레전드 로드 레이버는 "아마 정현이 조코비치를 꺾을 때 다들 '쟤가 누구야'라고 했을 것"이라며 "그는 이번 호주 오픈에서 가장 인상적인 선수였다"고 말했다. 정현은 "유명한 분들의 칭찬을 받은 건 정말 뿌듯한 일"이라며 "앞으로는 기권하는 경기가 안 나오도록 완벽한 몸을 만들겠다"고 했다.
지난 2주 동안 스타가 된 그가 가장 하고 싶은 건 뭘까. 소박했다. "푹 쉬고 돼지고기 먹고 싶어요. 외국에선 주로 소고기만 먹어서 돼지고기가 그리워요. 그리고 제 취미 중 하나가 침대에서 뒹구는 건데 그렇게 하려고요."
정현은 28일 오후 한국에 도착했다. 그는 "조코비치전 승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페더러와의 경기는 100% 컨디션이라도, 그런 위대한 선수를 이긴다는 보장은 없지만 부상을 안고 경기해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