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토민은 지난 5일 경북의 김천실내국제테니스장에서 막을 내린 2017 데이비스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1그룹 1회전 한국과의 대결에서 3일 동안 총 3경기에 나와 3승(단식 2승·복식 1승)을 챙겼다. 종합 1-3 한국의 패.
한국은 결국 이스토민을 넘지 못해 2회전 진출에 실패했다.
이스토민은 5일 마지막 경기를 마친 후 "선수들이 큰 무대 경험이 부족해 중요한 순간 포인트를 잃었다"고 설명했다.
한국 입장에선 아쉬운 승부였다. 이스토민과 단식에서 맞붙은 이덕희(19·136위·마포고)와 권순우(20·307위·건국대). 패기로 무장한 이들은 이스토민을 상대로 1세트를 따내며 선전을 펼쳤지만 고비를 넘지 못하고 역전패했다.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승부처에서 패한 게 아쉬웠다.
3일 이스토민을 상대한 이덕희는 3세트 고비에서 무너졌다. 6번째 게임에서 브레이크 기회를 잡았을 때 이덕희는 긴 랠리 끝에 맞은 발리 찬스를 허무하게 무산시켜 게임을 내줬다. 결국 3세트는 타이브레이크까지 이어졌고 이덕희는 세트를 내줬다.
권순우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이스토민은 3일 연속 경기에 나와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는 모습이었다. 권순우는 초반부터 거세게 밀어붙이며 1세트를 잡았다. 그는 2세트에서도 게임스코어 5-2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이스토민의 노련한 플레이에 손이 꼬여 결국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며 세트를 내줬다.
게임스코어 1-2로 밀린 권순우는 4세트에서도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면서 12-12로 끈질기게 따라붙었지만 승부를 뒤집진 못했다. 남자 테니스 간판 정현(21·70위·한국체대)의 부상으로 대신 출전한 상황에서도 선전을 펼쳤지만 승부처에서 밀린 게 아쉬웠다. 이스토민은 "5세트까지 갔다면 이길 것으로 장담 못했을 것"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스토민의 말대로 남자테니스 국가대표 선수들은 아직 어리다. 맏형 임용규(26·449위·당진시청)를 제외하면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가 정현이다.
당장 아쉬움은 많았지만 중요한 건 미래다. 권순우는 데이비스컵 대회 첫 출장이었고 이덕희도 이제 두번째다. 테니스 선수의 전성기를 20대 중후반으로 볼 때 아직 성장 중인 신예들이다.
이덕희와 권순우에게 이스토민과의 대결은 아쉽겠지만 다시 반복해선 안 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들이 이번 역전패의 아픔을 딛고 한 단계 성장한다면 정현과 함께 한국 남자테니스의 전성기를 이끌어 가게 될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