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부활로 더욱 흥미로워진 2017 테니스 "30대, 잔치는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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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01-31 11:29 조회1,668회 댓글0건본문
새해 첫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호주오픈이 지난 29일 황제 로저 페더러(36·스위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가운데 30대 노장들의 투혼이 두고두고 화제다. 전성기의 20대 선수들을 제치고 한물 갔다는 평을 들었던 30대 노장들이 남녀 단식을 석권하면서 2017년 테니스계는 정상을 향한 신·구의 맞대결이 새로운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번 대회에서 남녀단식 우승을 차지한 로저 페더러와 서리나 윌리엄스(미국)는 나란히 1981년생이다. 30대 중반을 넘어 40을 바라보는 나이에 새해 첫 메이저 대회를 휩쓸었으니 놀라운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여자단식 준우승자인 비너스 윌리엄스(37·미국)는 나이가 더 많고 남자단식 준우승자 라파엘 나달(스페인) 역시 31살이다. 그야말로 30대들의 잔치였다. 남녀단식 4강에 오른 선수 8명 중 20대는 단 2명에 불과했다는 사실은 더욱 놀랍다.
테니스란 종목은 특성상 워낙 많이 뛰어다녀야 하고 강한 체력이 요구된다. 따라서 대부분의 스타들은 30대가 되면 쇠퇴기에 접어드는 것이 당연시 되어 왔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운동 프로그램을 통해 몸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선수생명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이번 대회에서 30대 선수들의 득세에 대해 ‘식이 요법이나 과학적인 훈련 등을 통해 나이의 한계를 극복하는 기술이 발달한 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호주오픈의 충격적인 결과는 테니스에 불고 있는 30대 전성시대의 도래를 보여줬을 뿐 아니라 이런 사실이 올 시즌 각종 대회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 지 흥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먼저 올 시즌 남자 테니스는 ‘4대천왕’의 대결구도가 기대된다. 세계 1위인 앤디 머리(영국)와 세계 2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의 양강구도가 깨지고 페더러와 나달이 가세한 4강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동생들’은 이번 대회 초반 모두 탈락했지만 두 ‘형님’은 부상을 극복하고 전성기 못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특히 왕년의 ‘테니스 황제’ 페더러의 우승은 우연이 아니었다. 세계 랭킹 10위 이내 선수들을 4번이나 만나 모두 승리했다. 송곳처럼 날카로운 서브는 여전했고 내용도 흠잡을 데 없었다. 결승까지 오른 나달도 경기력과 체력 모두 정상급이어서 완벽하게 부활한 모습이다. 머리와 조코비치가 1위를 놓고 벌이는 전쟁, 그리고 ‘영원한 라이벌’ 페더러와 나달이 영광 재현을 위해 ‘동생들’에게 도전하는 모습은 올 시즌 남자 테니스의 최대 화두가 아닐까 싶다.
호주오픈 여자 단식도 시간을 거꾸로 돌려놓은 듯한 착각이 들게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차례로 코트를 지배했던 윌리엄스 자매가 결승에서 만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할 수 없었다. 윌리엄스 자매의 마지막 여자단식 결승은 2009년 윔블던이었다. 무려 8년여 만에 재현됐다. 특히 동생 서리나는 결승까지 7경기를 치르면서 한 세트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을 뽐냈다. 마치 지난해 안젤리크 케르버(독일)에게 세계 1위 자리를 내준 화풀이를 하는 듯 했다. 슬슬 지는 태양으로 취급받던 ‘테니스 여제’ 서리나는 이번 우승으로 자신의 시대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했다. 세계 1위 자리도 되찾았다. 앞으로 케르버와 벌이게 될 전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14년만에 메이저대회 결승에 오른 언니 비너스도 대단했다. 특히 4강에서 괴력의 소유자로 통하는 젊은 코코 밴더웨이(26·미국)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모습은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언제까지 활약이 이어질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듯 하다.
노장들의 활약은 기록 잔치로 이어지는 법이다. 각종 최고령 기록을 연장하는 것은 물론 메이저대회 최다승 기록(페더러 314승·세리나 316승)에 얼마나 더 많은 횟수를 보탤 수 있을지 더욱 기대되는 2017년 테니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