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전서 희비 엇갈린 '테니스 황제' 페더러와 '골프 황제' 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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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01-31 11:21 조회1,704회 댓글0건본문
동시대를 살며 '황제'라 불렸던 두 사나이 로저 페더러(36·스위스)와 타이거 우즈(42·미국)가 오랜 공백을 깨고 출전한 복귀전에서 극과극의 대비를 이뤘다.
'테니스 황제' 페더러는 복귀전인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메이저대회 남자단식 최다 우승 기록을 18회로 늘리는 대기록을 세운 반면 '골프 황제' 우즈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컷 탈락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우즈와 페더러는 설명이 필요 없는 슈퍼스타다. 둘은 테니스와 골프 개인 종목에서 독보적인 성적을 거두었고, 메이저 승수, 메이저 승률, 통산 승수, 수입, 평판 등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탁월한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최근 부상 때문에 내림세를 면치 못했다.
페더러는 무릎 부상 때문에 지난해 프랑스오픈과 US오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등에 출전하지 못했다. 호주오픈과 윔블던에서도 결승 진출에 실패하는 등 '황제'라는 호칭이 무색해질 지경이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세계랭킹 16위로 밀리면서 2002년 이후 약 14년 만에 세계 10위권 밖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무릎 부상을 털고 2017시즌 복귀를 선언한 페더러는 연초 이벤트성 대회인 호프먼컵에 출전해 워밍업을 한뒤 지난 16일 개막한 호주오픈을 공식 복귀전으로 삼았다.
테니스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페더러는 결승까지 오르는 험난한 과정을 통과했다. 그리고 29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마지막 날 남자단식 결승에서 '숙명의 라이벌' 라파엘 나달(9위·스페인)을 만나 3대2로 제압하면서 2012년 윔블던 이후 4년 6개월 만에 메이저대회 단식 정상에 복귀했다.
이로써 테니스 메이저대회 남자단식 최다 우승 기록은 페더러의 18회다. 또 4대 메이저 가운데 3개 대회에서 모두 5회 이상 우승한 것은 페더러가 처음이다. 그는 이날 우승을 포함해 호주오픈 5회, 윔블던 7회, US오픈 5회, 프랑스오픈 1회 우승을 차지했다.
2015년 두 차례 허리 수술을 받은 우즈는 그해 8월 윈덤 챔피언십을 끝으로 한동안 치료와 재활에만 매달렸다. 필드 복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은퇴설 등이 나돌았다.
그렇게 1년 넘게 제대로 골프채를 잡지 못했던 우즈는 지난해 12월 비공식 대회인 히어로 월드 챌린지를 통해 몸을 풀었다. 당시 성적은 17명 가운데 15위로 좋은 편이 아니었지만, 쟁쟁한 정상급 선수들만 출전한 가운데 버디를 가장 많이 잡아내며 재기 가능성을 엿보기에 충분했다.
우즈가 신중하게 선택한 PGA 투어 정규 대회 복귀전은 지난 27일(한국시간) 개막한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대회가 개최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 골프클럽은 8차례나 우승컵을 쓸어 담았던 '우즈의 텃밭'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코스에 적응이 덜 된 우즈는 첫날 4오버파를 쳐 하위권으로 밀렸다. 2라운드에서 이븐파로 선방했으나 초반 부진을 만회하지 못하면서 3라운드 진출이 좌절됐다.
우즈는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어제보다 다소 나아지기는 했지만, 3·4라운드를 치를 기회가 없어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아쉬워했고, "역시 실전 감각을 더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 다음 대회가 있기 때문에 잘 준비하겠다"고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
물론 페더러와 우즈의 이번 복귀전은 다른 면이 있다. 우즈는 최근 몇 년간 부상이 이어지면서 페더러보다 공백이 더 길었고, 골프라는 종목이 테니스보다 의외성이 더 많다는 점에서 우즈의 복귀를 단순히 '실패'로 단정 짓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도 많다. 분명한 것은 우즈가 황제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선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