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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도 머리도 없는 AO, 그러나 페더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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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01-23 11:11 조회1,7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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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앤디 머리(영국)가 22일 열린 호주오픈 남자단식 4회전에서 미샤 즈베레프(50위, 독일)에게 1-3으로 져 탈락했다. 호주오픈에서 6번이나 우승한 노바크 조코비치(2위, 세르비아)가 2회전을 통과하지 못하는 등 파란의 연속이다. 머리도 조코비치도 없는 호주오픈, 그러나 여전히 스토리는 남아 있다. '황제의 귀환'이다.

머리가 충격의 패배를 당한 날 로저 페더러(스위스)는 니시코리 게이(5위, 일본)를 3-2로 물리치고 8강에 진출했다. 페더러는 36세의 나이에 18번째 그랜드슬램 단식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을까?

페더러의 현재 랭킹은 17위. 2001년 이후 가장 낮은 순위다. 왼쪽 무릎 부상으로 6개월 동안 코트를 떠나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이번 호주오픈에서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3회전에서 토마시 베르디흐(10위, 체코)를 3-0으로 완파했고, 니시코리마저 꺾으면서 톱10 선수 상대 통산 200번째 승리를 기록했다. 베르디흐와의 경기에서 예전의 우아한 하프 발리와 한손 백핸드를 구사했고, 니시코리를 상대로 24개의 에이스를 터뜨리며 '서브의 교과서'다운 모습을 다시 보여줬다.

페더러는 그랜드슬램대회 단식에서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그러나 2012년 윔블던에서 정상에 오른 이후 메이저 우승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호주오픈 마지막 우승은 2010년이었다. 랭킹이 떨어진 탓에 3회전과 16강에서 난적을 상대해야 했지만 1,2번 시드가 일찍 탈락했기 때문에 우승 가능성이 높아졌다.

 로저 페더러가 22일 벌어진 호주오픈 남자단식 4회전에서 니시코리 게이의 스트로크를 받아넘기고 있다. / 게티이미지 제공

멜버른은 페더러에게 항상 특별한 장소다. 페더러가 니시코리를 상대한 코트는 로드 레이버 아레나. 호주의 테니스 레전드 로드 레이버(79)의 이름이 붙어 있는 이곳에서 그는 많은 경기를 치렀다.

'테니스 사상 최고의 선수는 누구인가'하는 논쟁에서 등장하는 이름이 페더러와 레이버다. 페더러는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과 최장기간 세계 1위, 최다연속 1위, 4개 메이저대회 모두 5회 이상 결승 진출 등 수많은 기록을 갖고 있다. 레이버는 한 해에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1962년과 1969년 두차례나 달성한 유일한 선수다. 테니스가 프로화된 '오픈 시대' 이후에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유일한 남자선수이기도 하다.

페더러와 레이버 중 누가 더 위대한 선수인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테니스라는 스포츠의 규모, 코트와 장비 등이 너무나 다른 시대에 활동했기 때문이다. 페더러가 새로운 기록을 쌓아가면서 'GOAT(Greatest Of All Time)논쟁'에서 점점 더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페더러는 레이버에 큰 존경심을 품고 있다. 2006년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뒤 레이버에게 트로피를 받을 때에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레이버도 페더러에게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페더러가 메이저 타이틀을 추가할 수 있다고 평가했고, 페더러가 베르디흐를 상대로 한손 백핸드로 위너를 따내자 관중석에서 갈채를 보내기도 했다.

페더러는 공을 '아름답게' 친다. 군더더기 없이, 물흐르듯 자연스러운 페더러의 우아한 플레이는 많은 팬들을 매료시켜 왔다. 어쩌면 그는 더 이상 그랜드슬램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건강하게 돌아온 그가 한동안은 코트를 떠나지 않고 우리 곁에 남아있을 것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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