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테니스협회가 육사 테니스장 자금 차입 절차 위반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을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대한테니스협회는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곽용운 회장 당선 후 인수위원회를 구성해 실태 점검에 나섰다. 그 결과 법률적 위반, 행정적 문제점, 회계처리 위반 사실 등이 드러났다. 법률 위반 관련 문제는 27일 서울동부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대한테니스협회에 따르면 주 전 회장은 육사 테니스장 기부채납을 추진하면서 대한체육회 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사전승인 없이 자금을 차입했다.
테니스협회가 30억원을 차입한 주식회사 미디어윌의 대표이사는 주 전 회장의 형이자 전 테니스협회 부회장이다. 공개입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전문성 검토도 없이 수의계약으로 업체를 선정한 것도 문제다.
테니스협회는 육사 테니스장 시설을 개선해 기부채납하는 대신 사용료가 기부재산가액에 이를 때까지 사용·수익 권한을 갖기로 했다. 하지만 사용·수익 권한을 미디어윌과 전대 계약을 맺었다. 30억원 및 그 이자에 대한 채무는 테니스협회가 부담하면서도 육사 테니스장 사용권한은 모두 미디어윌이 취하게 했다는 것이 테니스협회의 설명이다.
또 육사 테니스장 공사 진행과 관련해 공사업체의 하자보수 이행증권 또는 하자에 따른 담보조치를 하지 않았고, 공사업체에 자금 지급시 계약서 및 세금계산서 발행도 없이 자금을 집행했다.
테니스협회는 "육사 테니스장의 공사 계약 및 자금 집행 전부를 전임 회장과 전 사무처장 2인이 결정해 집행했다. 이런 정황을 고려할 때 육사 테니스장의 자금집행의 일부자금이 부적절하게 처리됐을 가능성이 존재해 자금추적 및 관계자의 조사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육사 테니스장 매출액의 부적절한 관리도 문제다. 2016년1월부터 4월초까지 육사 테니스장의 매출을 주 전 회장의 개인통장으로 입금 처리해 자금을 운용해왔다. 테니스장의 운영수익은 테니스협회의 관리 및 통제가 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한 것이다.
이외에 주 전 회장은 단기대여금을 통한 자금횡령, 사적 사용비용 집행, 정관에 위배된 재외한인테니스협회 불법인준 등의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 8월부터 대한테니스협회를 이끌고 있는 곽용운 회장은 "기업도 대표가 바뀌면 인수인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제가 협회장을 맡고 단계를 살펴보니까 고발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 않으면 전임 행정부의 잘못을 묵인하는 모양이 될 수 있어 고발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논란이 된 주 전 회장은 9월초 대한체육회는 스포츠공정위원회를 통해 제명 징계처분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