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달이 2015 호주오픈에서 쓰고 있는 바볼라 라켓은 겉보기에는 예전 것과 큰 차이가 없다. 다른 점이 있다면 스위치가 달려있다는 것이다. 바볼라는 최신 기술을 적용해 라켓으로 볼을 칠 때마다 손잡이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기술적인 데이터를 기록하도록 했다. 이 데이터는 경기가 끝난 뒤나 훈련 때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다운로드받아 선수의 강점과 실수를 분석하는데 이용된다. ‘스마트 라켓’의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작동 버튼을 누르면 푸른 색 등이 들어온다. 경기나 훈련을 한다. 두번째 버튼을 누르면 블루투스가 활성화되면서 라켓의 정보가 스마트폰 등 다른 기기와 동기화된다.
이런 기능이 경기에 어떤 도움을 줄까? 19일 벌어진 남자단식 1회전에서 미하일 유즈니(49위·러시아)를 3-0(6-3 6-2 6-2)으로 가볍게 꺾은 나달은 “나는 포핸드 70%, 백핸드 30%의 비율로 칠 때 경기를 잘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라켓은 그런 것들을 체크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실제로 나달이 훈련중 라켓을 사용하면서 집적된 데이터에는 1시간31분 동안 572개의 샷을 하고 156개의 백핸드, 222개의 백핸드, 118개의 서브, 76개의 스매시를 한 내용이 포함돼있다. 포핸드 가운데 톱스핀과, 슬라이스, 플랫의 비율은 물론 볼이 라켓의 어느 부분에 맞았는지 등도 알 수 있다. 나달 외에도 바볼라가 스폰서인 여자테니스의 캐럴라인 보즈니아키(덴마크)도 이 라켓을 쓴다.
국제테니스연맹(ITF)은 최근까지 경기중 선수를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금지해왔다. 그러나 규정을 개정하면서 선수들이 스마트 장비를 부착하거나 사용하는 것이 허용됐다. 나달의 새 라켓 외에도 선수의 경기중 심장박동수 등을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모니터 등의 사용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러나 선수들이 경기중 스마트폰 등을 사용해 데이터를 분석할 수는 없다. ITF는 경기중 코트 안에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은 여전히 금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