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시즌 명경기 톱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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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12-29 11:10 조회1,50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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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은 테니스 팬들에게 행복할 수 밖에 없는 한 해였다. 레전드의 귀환과 신흥 강자의 등장, 정현(한국체대, 삼성증권 후원, 58위)의 성장 등은 다양한 이야기와 기록을 만들어냈으며 수 많은 명경기를 연출했다.
2017 시즌의 화려한 시작을 알린 페더러(가장 오른쪽)와 나달의 호주오픈 결승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기 전, 이대로 보내기 아쉬운 올해의 명경기 톱5를 되돌아보자.
호주오픈 남자 단식 결승 로저 페더러(스위스, 2위) vs 라파엘 나달(스페인, 1위)
결과: 6-4 3-6 6-1 3-6 6-3 페더러 승
호주오픈 우승으로 18번째 그랜드슬램 정상에 오른 페더러
시즌의 첫 그랜드슬램, 호주오픈의 결승은 언제나 강한 인상과 여운을 남긴다. 페더러와 나달, 두 레전드의 맞대결은 더욱 그랬다.
첫 세트, 페더러는 강력한 서브와 빠른 템포의 리턴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나달 역시 왕성한 활동력으로 두 번째 세트를 가져왔고 결국 승부는 5세트에서 가려지게 됐다.
5세트 스코어만 보면 6-3으로 페더러가 손 쉽게 이긴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한 포인트가 중요한 상황에서 페더러는 나달에게 자신의 첫 서비스 게임을 내주며 1-3까지 리드를 뺏기며 위기를 맞았다.
6번째 게임에서 극적으로 페더러가 브레이크에 성공, 3-3 동점을 만들었고 8번째 게임마저 브레이크해 5-3의 승기를 잡은 후 6-3으로 경기를 끝냈다.
이로써 페더러는 2012년 윔블던 이후 약 5년 만에 그랜드슬램 정상에 올랐고 통산 18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을 거머쥐는 기쁨을 누렸다.
당시 페더러는 세계 17위, 나달은 9위였다. 특히 30대의 나이와 부상 등으로 하락세에 접어들거란 생각이 중론이었기 때문에 아무도 두 선수의 결승 맞대결을 예측하지 못했다.
그러나 두 선수는 보기 좋게 예상을 깨뜨리며 2018 시즌 그랜드슬램 결승 맞대결을 기대하게 만드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호주오픈 여자 단식 결승 세레나 윌리엄스(미국, 22위) vs 비너스 윌리엄스(미국, 5위)
결과: 6-4 6-4 세레나 승
자매의 결승 맞대결로 더욱 특별했던 호주오픈 여자 단식 결승
세레나는 올 시즌 임신으로 인해 대부분의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호주오픈에서 큰 족적을 남겼다. 결승까지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세레나는 자신의 친언니 비너스를 맞아 6-4 6-4로 승리했다.
이로써 세레나는 23차례 그랜드슬램 우승으로 22차례의 슈테피 그라프(독일)를 넘고 오픈시대 이후 최다 그랜드슬램 타이틀 보유자로 기록됐다.
한편,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23회 그랜드슬램 우승을 기록한 세레나에게 편지와 함께 분홍색 농구화를 선물하기도 했다.
경기는 초반부터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자매들의 대결임에도 한 치의 물러섬이 없었다.
첫 세트, 3번째 게임에서 세레나가 먼저 비너스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 했지만 곧바로 비너스가 4번째 게임을 브레이크했다. 접전 끝에 3-3에서 세레나가 연속 2게임을 가져오는 활약으로 첫 세트를 따냈다.
두 번째 세트에서도 세레나는 3-3 이후 연속 2게임을 따내며 승리, 대기록을 작성했다.
만약 세레나가 그랜드슬램에서 1차례 우승을 추가한다면 오픈시대 이전 기록인 마가렛 스미스 코트(호주)의 24회 최다 우승과 동률을 이루게 된다.
프랑스오픈 32강 정현 vs 니시코리 케이(일본, 22위)
결과: 7-5 6-4 6-7(4) 0-6 6-4 니시코리 승
우천으로 인해 이틀간 이어진 정현과 니시코리의 프랑스오픈 32강
아시아 최강 니시코리와 떠오르는 스타 정현이 프랑스오픈에서 만났다. 이 경기는 2017년, 한국 팬들에게 가장 아쉬운 경기로 기억될 지도 모르겠다.
정현은 4월부터 시작한 클레이코트 시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바르셀로나오픈에서는 예선을 거쳐 8강까지 올라 나달과 타이브레이크 접전을 펼쳤으며 BMW오픈에서는 16강에서 가엘 몽피스(프랑스, 46위)를 꺾는 등의 활약으로 투어 첫 4강에 진출하기도 했다.
니시코리는 당시 세계 9위로서 통산 11차례 투어 우승과 함께 세계 4위까지 올랐던 톱랭커였다.
정현은 경기 시작부터 침착하게 랠리를 이어갔지만 초반 두 세트를 뺏기며 다소 쉽게 경기를 내주는 듯 했다. 그러나 정현은 세 번째 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공격적인 플레이로 반격을 시작했고 네 번째 세트에서는 3-0을 만들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니시코리가 라켓을 코트에 집어 던지며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 때, 갑자기 비가 내리며 경기는 다음 날로 연기됐다. 결국 정현은 마지막 세트, 체력과 멘탈을 회복한 니시코리에게 아쉽게 4-6으로 패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이틀 동안 펼친 명승부는 정현의 클레이코트 경쟁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주는 계기가 되었고 시즌 첫 50위권 진입을 도왔다.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 옐레나 오스타펜코(라트비아, 7위) vs 시모나 할렙(루마니아, 1위)
결과: 4-6 6-4 6-3 오스타펜코 승
오스타펜코(왼쪽)가 프랑스오픈 우승으로 WTA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은 오스타펜코라는 스타 탄생과 함께 공격 테니스의 진수를 전 세계 팬들에게 각인 시킨 경기다.
할렙은 빠른 발을 무기로 16강까지 무실세트로 진출했으며 8강과 4강에서는 각각 5번시드 엘리나 스비톨리나(우크라이나, 6위)와 2번시드 캐롤리나 플리스코바(체코, 3위)를 풀세트 끝에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당시 세계 47위였던 20살의 오스타펜코는 패기 넘치는 공격으로 1회전을 제외하고 결승까지 자신보다 높은 랭킹의 선수를 쓰러뜨리는 파란을 일으켰다.
창과 방패의 대결로 더욱 관심을 모은 이 경기는 예상대로 오스타펜코의 독무대였다.
위닝샷과 실수를 반복하던 오스타펜코는 첫 세트 4-6으로 위기에 몰렸지만 멈추지 않은 공격으로 할렙을 당황시켜 세트올을 만들었다. 세번째 세트에는 할렙이 전략을 수정하며 공격적으로 나서는 등 흥미로운 대결이 이어졌다.
오스타펜코는 1-3으로 리드를 내줬지만 다시 2차례 할렙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 해 4-3 역전에 성공했고 9번째 게임에서 한 템포 빠른 서비스 리턴을 성공시켜 생애 첫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확정 지었다.
라트비아 선수 최초이자 1933년 마가렛 스크리븐(영국) 이후로 84년 만에 무시드로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정상에 오른 오스타펜코는 이후 9월 코리아오픈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더욱 각인시켰다.
NEXT GEN 파이널 결승 정현 vs 안드레이 루블레프(러시아, 39위)
결과: 3-4(5) 4-3(2) 4-2 4-2 정현 승
NEXT GEN 파이널 결승 승리로 정현은 루블레프와의 상대전적에서 3승으로 앞서갔다
2017년 한국 테니스는 정현의 해나 다름 없었다. 그 중 ATP에서 첫 개최한 '21세 이하 최강자전' NEXT GEN 파이널 우승은 최고의 마무리였다.
한국 선수가 투어 우승을 차지한 것은 정현이 3번째로 2003년 아디다스인터내셔널 이형택 이후 약 14년 10개월 만이다. 1982년에는 포트마이어스오픈에서 이덕희 여사가 우승을 차지했다.
무엇보다 정현은 NEXT GEN 파이널 결승에서 자신의 성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전승으로 결승에 오른 정현은 러시아 최고 유망주 루블레프를 압도했다.
올 시즌 정현과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한 루블레프는 설욕을 위해 초반부터 거센 공격으로 정현을 괴롭혔다. 이에 정현은 첫 세트를 내줬지만 침착하게 일관했고 두 번째 세트를 따내며 균형을 맞췄다.
흔들린 쪽은 루블레프였다.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루블레프는 세 번째 세트를 쉽게 뺏겼다. 정현은 네 번째 세트에서 강력한 스트로크와 드롭샷 등 향상된 경기운용으로 세계 39위의 루블레프를 완벽하게 꺾었다.
대회 초대 챔피언에 등극한 정현은 무패 우승으로 총 39만달러(약 4억 3천만원)의 상금을 획득했고 올 시즌 총상금 100만달러를 돌파했다.
이외에도 나달이 스탄 바브린카(스위스, 9위)를 꺾고 '라 데시마'를 이뤄낸 프랑스오픈 결승과 세 번의 세트모두 타이브레이크 승부를 펼친 닉 키르기오스(호주, 21위)와 페더러의 마이애미오픈 4강(페더러 승) 등 전 세계 테니스 팬들의 가슴을 뛰게 만든 경기는 무수히 많았다.
두 선수의 신경전으로 더욱 눈길을 끈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 59위)와 유지니 부샤르(캐나다, 83위)의 마드리드오픈 32강(부샤르 승)과 시즌 내내 이어진 키르기오스와 알렉산더 즈베레프의 라이벌 경기도 올 시즌의 재미를 배가시켰으며 내년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