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별전서 분패한 휴잇 "눈물 겨우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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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뻔했지만 눈물은 참았습니다."
남자프로테니스(ATP) 전 세계 랭킹 1위 레이튼 휴잇(34·호주)이 자신의 생애 마지막 윔블던 테니스대회를 마친 뒤 밝힌 소감이다.
2001년 세계 랭킹 1위에 오르고 2002년 윔블던 우승을 차지한 휴잇은 29일(현지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대회 첫날 남자단식 1회전에서 야르코 니에미넨(92위·핀란드)과 4시간 접전을 벌인 끝에 2-3(6-3 3-6 6-4 0-6 9-11)으로 패했다.

현재 세계 랭킹 118위까지 밀려나 있는 휴잇은 올해를 끝으로 윔블던 대회에 더 출전하지 않을 계획이다.
올해도 밀려난 세계 랭킹 탓에 윔블던 본선 출전 자격이 없었지만 와일드카드를 받아 본선 대진표에 이름을 올린 휴잇은 세계 랭킹을 100위 안쪽으로 회복하지 못하는 한 내년부터 이 대회 본선에 못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는 지난달 개막한 프랑스오픈에도 불참한 채 '윔블던 고별 무대'를 멋있게 장식하고자 준비해왔다.
마침 대진표도 원하던 대로 짜였다. 1회전에서 니에미넨을 잡으면 2회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를 상대로 고별전을 치를 수 있었다.
그러나 잡힐 것 같던 니에미넨은 끝내 잡히지 않았고 1999년부터 17년 연속 출전한 윔블던 무대를 떠나게 됐다.
휴잇은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여러분이 '울었느냐'고 묻는다면 '울 뻔 했지만 울지 않았다'고 답하겠다"며 "나는 쉽게 우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사실 그동안 윔블던에서 '이것이 나의 마지막 서브'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평소와는 다른 느낌이 들었다"며 "그러나 관중 등 모든 것이 환상적이었고 내가 원하던 마지막 장면과 다르지 않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아내와 세 아이가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경기를 치른 휴잇은 "가족과 함께 하는 지금이 내 생애 가장 행복한 시기"라며 "내 몸만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웃어 보이기도 했다.
아직 복식 경기를 남겨놓은 휴잇은 "어제 사실 센터코트 관중석에 가서 앉아보기도 했다"고 회상에 잠기며 "내게는 이곳이 테니스의 고향"이라고 털어놨다.
2001년 US오픈과 2002년 윔블던 등 메이저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한 휴잇은 2016년 호주오픈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