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정 선수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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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08-18 14:55 조회3,6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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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저우서키트 복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나래 언니와 함께
광주 유니버시아드가 끝나고 7월 중순 중국에서 열리는 장저우서키트(총상금 2만5천달러) 참가 여부를 두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았거든요. 일단 편안하게 하자는 생각으로 중국에 갔습니다.
1회전에서 예선통과자를 이기고 2회전에서 저와 랭킹이 비슷한 홍콩의 에이스 장링을 풀 세트 접전 끝에 이겼습니다.
첫 세트에서 단 한 게임도 따지 못했지만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두 번째 세트부터 공 하나하나에 집중을 해 이길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8강에 올라 기분이 좋았고 경기를 계속하니 컨디션도 점점 살아났습니다.
세계 125위 왕야판(중국)과의 8강에서는 두 세트 모두 처음에는 시소게임이 이어졌지만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결국 졌습니다. 그래도 (한)나래(인천시청) 언니와 호흡을 맞춘 복식에서 톱시드를 꺾고 우승을 해 어느정도 위안이 됐습니다.
저는 곧바로 난창으로 건너가 WTA 125K 시리즈에 참가했습니다. 첫 상대는 세계 101위의 3번시드 왕퀴앙(중국).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US오픈 예선에 참가할 수 있어 정말 최선을 다 했는데 너무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런지 어깨에 힘이 들어갔고 제 플레이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저에게 너무 실망스러운 경기였습니다.
지금 왠지 모르게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습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일까요?
작년 이 맘 때도 그랬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제 체력이 많이 약한 것 같습니다. 시즌 초반에는 성적이 괜찮았는데 중반의 고비를 못 넘기고 있습니다. 올해 서울오픈이 끝나고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어 '그 때 조금 쉬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올해 100위권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도 너무 아까웠습니다. 현재 제 랭킹으로 US오픈 예선에 참가할 가능성도 거의 희박하고요.
돌이켜보면 진 경기 하나하나가 너무 아쉽습니다. 이제 저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집 뒤에 있는 수리산을 오랜만에 올랐어요. 정상에 서니 몸과 마음이 상쾌해지는 기분~
난창 대회가 끝나고 짧은 휴가를 얻어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동안 대회 다니느라 못 만났던 친구들도 만나고 가족들과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덕분에 몸과 마음의 안정도 어느정도 찾았습니다.
저는 8월 말에 열리는 일본 시리즈를 대비해 열심히 훈련하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9월 중순 WTA투어 일본여자오픈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올 시즌이 끝나고 돌이켜 봤을 때 후회가 남지 않도록 끝까지 도전하겠습니다.
테니스 선수는 테니스를 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걸 저는 알고 있거든요.
*이 일기는 장수정 선수의 구술을 정리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