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테니스> 이바니세비치 '힘들다, 나 대신 좀 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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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10-26 16:14 조회2,8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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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우승자 고란 이바니세비치(44·크로아티아)의 익살에 코트가 웃음바다로 변했다.
은퇴한 선수들이 출전하는 남자프로테니스(ATP) 챔피언스투어 기아 챔피언스컵 첫날 경기가 열린 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 경기장.
페르난도 곤살레스(35·칠레)와 1회전 경기에 나선 이바니세비치는 오랜 랠리 끝에 포인트를 잃자 한동안 바닥에 엎드려 있다가 힘겨운 표정을 지으며 일어났다.
라켓을 지팡이처럼 짚으며 몇 걸음을 걸은 이바니세비치는 선심에게 자신의 라켓을 건네며 대신 경기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현역 시절 다혈질로 유명했던 이바니세비치의 쇼맨십에 팬들은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선심의 의자를 빼앗아 앉아 경기를 지켜보던 이바니세비치는 대신 경기에 나선 선심이 스매싱 기회에서 공을 맞히지 못하고 포인트를 잃자 공을 선심에게 집어던지며 '그것도 제대로 못 치느냐'는 듯한 몸짓으로 다시 한 번 팬들을 웃겼다.
결국 그 게임을 따낸 곤살레스는 해당 선심에게 다가가 돈을 건네며 '점수를 잃어줘서 고맙다'는 마음을 전달했고 팬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사실 이바니세비치는 현역 시절이던 2000년에는 이형택과 투어 대회 경기 도중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자 라켓을 무려 3개나 부러뜨려 분풀이하고는 '남은 라켓이 없다'며 기권패 하기도 했을 정도로 불 같은 성격이 대단했었다.
그러나 이벤트 대회 성격으로 열린 이번 챔피언스투어에서는 장난기 어린 모습을 선보이며 경기장을 찾은 한국 팬들을 즐겁게 했다.
이바니세비치와 곤살레스는 서로 다리 사이로 라켓을 내미는 샷을 연달아 구사하는가 하면 마치 탁구를 하듯 네트에 바짝 붙어 가벼운 샷을 주고받는 등 수시로 팬들의 배꼽을 잡게 만들었다.
앞서 열린 마이클 창(43·미국)과 마라트 사핀(35·러시아)의 경기에서는 1989년 프랑스오픈 우승자 창이 '개그맨' 역할을 맡았다.
창은 사핀의 샷이 아웃된 것을 확인하고는 일부러 헛스윙을 한 뒤 당황한 척하는가 하면 공이 높이 솟구쳐 실내코트 천장 위에서 내려오지 않자 계속 위를 쳐다보며 공이 내려오기를 기다리는 듯한 자세를 취하는 등 팬들에게 '깨알 재미'를 선사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창과 곤살레스가 각각 승리, 25일 결승전을 치르게 됐다.
고란 이바니세비치.
페르난도 곤살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