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스타들, 돈 아닌 명예 위해 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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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07-28 09:47 조회2,326회 댓글0건본문
"올림픽 출전 목표는 돈이 아니다. 금메달이 꿈이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28년 전, '여자 테니스의 전설' 슈테피 그라프(47, 독일)가 한 말이다. 테니스는 1896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그러나 1924년 올림픽에서 제외됐고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복귀했다.
서울 올림픽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들의 출전 여부였다. 당시 남자 테니스 상위 랭커 가운데 서울 올림픽을 찾은 이는 스테판 에드베리(스웨덴)가 있었다. 그러나 보리스 베커(독일)와 이반 렌들(체코-미국) 등은 서울을 찾지 않았다.
여자 테니스는 당대 최고 선수였던 그라프와 가브리엘라 사바티니(아르헨티나) 그리고 또 한 명의 전설 크리스 에버트(미국)가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마르티나 나브리틸로바(체코-미국)는 출전하지 않았다.
프로 테니스 선수 가운데 올림픽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은 이들이 있었다.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와 존 매켄로(미국)가 그들이다. 나브라틸로바는 "난 프로 선수고 올림픽은 아마추어 축제다. 나에게 올림픽은 큰 의미가 없다"며 서울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겠다.
반면 돈이 아닌 명예를 위해 뛰는 올림픽이야말로 스포츠 선수라면 꼭 경험해야 할 무대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에버트는 "올림픽은 그랜드슬램 대회만큼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라프는 서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다른 어느 대회 우승보다 값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테니스 선수가 올림픽에 출전하는 가치는 그라프가 이룩했다. 그는 서울 올림픽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따며 '골든 그랜드슬램'에 성공했다. 골든 그랜드슬램은 한 해에 4개 그랜드슬램 대회(호주 오픈, 롤랑가로 프랑스 오픈, 윔블던, US오픈) 우승과 올림픽 금메달을 모두 이루는 것이다. 그라프는 이 기록의 첫 번째 주인공이다.
그라프가 '골드 그랜드슬램'을 이룩한 뒤 테니스계와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손을 잡았다. 이러한 노력이 이뤄지면서 정상급 테니스 선수들 대부분은 올림픽을 찾고 있다.
골든 그랜드슬램 기회는 4년마다 찾아온다. 그라프가 이룩한 대기록에 도전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세레나 윌리엄스(34, 미국, 세계 랭킹 1위)는 올림픽 금메달 4개를 거머쥐었다. 친언니 비너스 윌리엄스(36, 미국, 세계 랭킹 6위)와 짝을 이뤄 출전한 복식에서 3개의 금메달(2000년 시드니,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올림픽)을 땄다. 런던 올림픽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윌리엄스는 마리아 샤라포바(29, 러시아)를 누르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테니스 여자 단식 우승자는 쥐스틴 에넹(벨기에)이다. 라파엘 나달(29, 스페인, 세계 랭킹 4위)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앤디 머레이(29, 영국, 세계 랭킹 2위)는 자국에서 열린 2012년 런던 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에서 우승하며 홈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았다.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들에게 올림픽은 그랜드슬램 대회만큼 중요한 무대가 됐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 세계 랭킹 3위)는 27일 SNS에 무릎 부상으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 물론 올해 남은 일정을 취소하겠다는 글을 남겼다. 페더러 외에 밀로스 라오니치(캐나다, 세계 랭킹 7위)와 도미니크 티엠(오스트리아, 세계 랭킹 9위) 존 이스너(미국, 세계 랭킹 16위) 닉 키르기오스(호주, 세계 랭킹 18위) 등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는다.
여자 단식은 런던 올림픽 여자 단식 은메달리스트인 샤라포바가 도핑테스트 양성반응으로 출전하지 못한다. 시모나 할렙(루마니아, 세계 랭킹 5위)은 "나는 은퇴 뒤 가정을 꾸리고 싶다. 그런데 지카 바이러스 때문에 이 꿈을 날려 버리고 싶지 않다"며 리우데자네이루에 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임신 중인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라루스, 세계 랭킹 7위)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코트에 서지 않는다.
이렇듯 4년 전 런던 올림픽과 비교해 출전 선수들의 면모는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정상급 선수 상당수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코트를 찾는다.
남자부는 조코비치와 머레이의 경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머레이는 런던 올림픽에 이어 2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조코비치는 올림픽과 인연이 없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단식에서 동메달을 땄다. 올림픽에서 거머쥔 유일한 메달이다.
여자부는 세레나 윌리엄스가 단식과 복식에서 2관왕을 노리고 있다. 세계 랭킹 2위 안젤리크 커버(독일)와 가르비네 무구루자(스페인, 세계 랭킹 3위),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폴란드, 세계 랭킹 4위)도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19)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에 실패했다. 테니스는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가 출전하지 못하는 4개 종목 가운데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