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테니스 결산- '이변의 덫' 피한 머레이, 걸린 조코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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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08-18 11:30 조회2,206회 댓글0건본문
테니스 세계 톱 랭커에 오르면 부와 명성을 동시에 얻는다.
이들에게 올림픽은 '돈'이 아닌 '명예'를 위한 무대다. 슈테피 그라프(46, 독일)가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골든 그랜드슬램(한 해에 4개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과 올림픽 금메달) 이룩한 뒤 국제테니스연맹(ITF)은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손을 잡았다. 이러한 노력이 이뤄지면서 정상급 테니스 선수들 대부분이 올림픽을 찾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는 몇몇 정상급 선수들이 불참했다. 브라질의 치안 불안과 지카 바이러스 등이 불참 이유였다. 남자 테니스는 부상으로 로저 페더러(34, 세계 랭킹 3위)와 스탄 바브린카(32, 이상 스위스, 세계 랭킹 4위)가 출전하지 않았다. 여자부는 세계 랭킹 3위 시모나 할렙(24, 루마니아)이 지카 바이러스 우려로 리우데자네이루 코트에 서지 않았다.
그러나 상당수 쟁쟁한 스타들이 출전하며 올림픽 테니스 열기를 뜨겁게 달궜다. 이번 올림픽을 가장 많이 기다린 이는 노박 조코비치(29, 세르비아, 세계 랭킹 1위)다. 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단식에서 동메달을 땄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28, 아르헨티나, 세계 랭킹 141위)에게 져 4위에 그쳤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성공한 조코비치에게 남은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그는 올해 꾸준하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은 나에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코비치는 커리어 골든 그랜드슬램에 도전했지만 1회전에서 떨어졌다.
얄궂게도 그가 1회전에서 만난 상대는 델 포트로였다. 4년 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진 상대를 다시 만난 조코비치는 델 포트로에게 0-2(6<4>-7, 6<2>-7)로 패했다. 올림픽은 매해 열리는 그랜드슬램 대회와 다르게 4년에 한 번 열린다. 그만큼 기회가 적은 올림픽에서 다시 고개를 숙인 그는 흐느끼며 코트를 떠났다.
반면 세계 랭킹 2위 앤디 머레이(29, 영국)는 이변의 덫을 피했다. 변수가 많은 올림픽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다. 지난달 열린 윔블던에서 우승한 그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맞춰 몸 관리를 했다. 준결승전에서 니시코리 게이(26, 일본, 세계 랭킹 6위)를 꺾고 결승에 진출한 그는 결승전에서 델 포트로를 세트스코어 3-1(7-5 4-6 6-2 7-5)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머레이는 올림픽 테니스 역사상 최초로 단식에서 2회 연속 우승했다. 테니스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그는 올 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 대회인 US오픈에 도전한다.
여자 단식에서도 이변이 많이 일어났다. 런던 올림픽 단식과 복식에서 우승한 세레나 윌리엄스(34, 미국, 세계 랭킹 1위)는 초반 탈락했다. 세계 랭킹 2위 안젤리크 커버(28, 독일)은 승승장구하며 결승에 진출했지만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여자 프로 테니스(WTA) 투어에서 단 한 번 우승했던 모니카 푸이그(23, 푸에르토리코, 세계 랭킹 34위)가 커버를 2-1(6-4 4-6 6-1)로 꺾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푸이그는 조국 푸에르토리코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푸에르토리코는 1948년 런던 올림픽부터 참가했지만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푸이그는 무려 68년 동안 이어진 금메달 가뭄을 해결했다. 그의 테니스 여자 단식 우승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최고 이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에서 태어난 푸이그는 어릴 때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이주했다. 미국에서 성장한 그는 영어가 스페인어보다 편했다. 그러다 보니 푸에르토리코 국가 가사도 완전하게 외우지 못했다.
남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델 포트로에게 진 라파엘 나달(30, 스페인, 세계 랭킹 5위)은 마크 로페즈(34)와 짝을 이룬 복식에서 금메달을 땄다. 여자 복식 금메달은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마카로바-엘레나 베스니나 조가 차지했다.
니시코리는 남자 단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나달을 2-1(6-2 6<1>-7 6-3)로 물리쳤다. 일본 테니스가 올림픽 남자 단식에서 메달을 딴 것은 1920년 앤트워프 올림픽에서 구마가이 이치야가 은메달을 딴 뒤 96년 만이다. 니시코리의 동메달 소식에 일본 열도는 금메달 이상으로 열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