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악몽 거둔 한국테니스 희망정현 “조코비치같은 플레이 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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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12-06 11:05 조회1,820회 댓글0건본문
“프랑스오픈 1회전에서 탈락하고 곧바로 한국행을 결심했어요. 부상 때문에 몸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느꼈거든요. 앞으로 10년 이상 선수 생활을 지속하는 게 최우선이기 때문에 지금 잠시 멈춰, 상태를 진단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죠.”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20ㆍ한국체대)은 지난해 챌린저에서 4차례 우승(버니, 서배너, 부산, 가오슝)하고, ATP투어 ‘250시리즈 선전 오픈’에서 8강에 진출하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세계랭킹을 173위에서 작년 51위까지 끌어올렸다. ATP(남자프로테니스협회)도 테니스의 변방 한국 출신의 젊은 스타를 주목했고, 지난해 시즌 종료와 함께 ‘올해의 기량발전상’을 수여했다.
하지만 올해 정현에게 ‘2년차 징크스’를 거론하기가 무섭게 ‘부상’이라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의욕은 넘쳤지만 멀리 봐야 하기에, 지난 5월 프랑스오픈 1회전(vs 캉탱 알리스, 0-3 패) 경기를 치른 직후 복부에 통증을 느꼈을 때, 더 심해지기 전에 한국으로 돌아와 회복에 전념해야겠다고 결심했던 것이다.
한때 어떻게 해서든 견뎌보려 했지만, 1~4월 앞선 성적들은 재활이 불가피함을 경고했다. ATP 1, 2회전에 탈락하는 일이 잦아졌고 ‘챌린저용 선수’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5월 중순부터 9월 초까지 무려 4개월 동안 대회 출전을 하지 않았다. 8월에는 일본의 명코치 고우라 다케시를 초빙해 1주 간 원 포인트 레슨을 받기도 했다.
정현은 “몸의 균형을 잡는 것, 특히 유연성과 근력을 향상시키는 트레이닝 위주로 훈련했다. 나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복귀하고 싶지 않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리우 올림픽 출전권도 과감히 포기했다. 준비되지 않은 리우였다. 차분히 재활을 한뒤 복귀 대회 난창챌린저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후 챌린저에서 2차례 우승(가오슝, 효고 노아)했고 준결승에도 2차례(닝보, 쑤저우) 올라 랭킹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았다. 몸에 테이핑을 하고 물집이 잡힌 채로 대회에 출전해 거둔 ‘값진’ 성과다.
정현의 롤모델은 올 1월 호주오픈 1회전에서 만난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29 세르비아)이다. 정현은 “조코비치는 수비 범위가 넓고, 공이 묵직하면서 부드럽게, 또 빠르게 넘어온다”면서 “나도 그런 플레이를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현은 동계 훈련차 지난 4일 태국 방콕 출국에 앞서 다시 소회를 전했다. 그는 “올해는 부상 때문에 본의 아니게 휴식기를 가졌는데 오히려 그 시간에 더 단단해졌음을 느꼈다. 더 많은 ATP 출전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은 “내년에 원 없이 열심히 할 테니 응원과 질책을 함께 부탁드린다”고 했다. 질책에 대한 당부는 조코비치 같은 선수가 되겠다는 약속으로 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