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즈니아키, 생애 첫 GS 우승…세계 1위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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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1-29 15:08 조회1,6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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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라인 워즈니아키(덴마크, 2위)가 드디어 소원을 성취했다. 생애 첫 그랜드슬램 우승이다.
1월 27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 파크에서 열린 호주오픈 여자단식 결승에서 2번시드 워즈니아키가 톱시드 시모나 할렙(루마니아, 1위)을 7-6(2) 3-6 6-4로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워즈니아키는 생애 첫 그랜드슬램 우승을 달성한 동시에 6년 만에 세계 1인자 자리에 올랐다.
할렙과 워즈니아키는 '무관의 여제'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세계 1위 자리에 올랐지만 그랜드슬램 우승 타이틀이 없는 선수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러나 워즈니아키는 이날 승리로 그간 받아왔던 그랜드슬램 무관의 설움을 씻었다. 워즈니아키는 2010년 10월 생애 첫 세계 1위에 올랐다. 직전 그랜드슬램 최고 성적은 2009년과 2014년 US오픈에서 거둔 준우승이다.
첫 세트에서 워즈니아키는 가벼운 몸놀림을 보이며 경기를 주도했다. 반면 할렙은 연이은 스트로크 실수로 스스로 자멸했다.
자신의 서브로 시작된 첫 게임을 지킨 워즈니아키는 백핸드 다운 더 라인 샷, 포핸드 어프로치 샷 등 날카로운 스트로크로 할렙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 했다.
기세를 이어 워즈니아키는 게임 스코어 5-2로 빠르게 달아났다. 그러나 할렙의 반격도 거셌다. 할렙은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게임 스코어 5-5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승부는 타이브레이크로 넘어갔다. 타이브레이크에서 먼저 기선을 제압한 쪽은 워즈니아키였다.
워즈니아키는 2-1에서 2점 연달아 획득해 4-1을 만들었다. 이후 할렙이 한 점 만회했지만 워즈니아키는 더 이상 추격을 허용하지 않고 연속 3점을 획득해 첫 세트를 따냈다.
두 번째 세트는 좀 더 치열한 양상이 전개됐다. 워즈니아키 할렙은 게임 스코어 3-3까지 각자의 서비스 게임을 철저히 지켜나갔다.
균형이 기운 것은 8번째 게임, 워즈니아키는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르며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를 당했다. 이후 9번째 게임에서는 할렙의 강력한 스트로크에 흔들려 세트올을 허용했다.
승부를 결정 짓는 마지막 세트, 워즈니아키는 세트 시작하자마자 내리 2게임을 챙겼다. 이어진 3번째 게임에서 워즈니아키는 6차례 브레이크 기회를 맞고도 이를 살리지 못해 한 게임을 내줬다.
게임 스코어 3-3, 시소게임 속 리드를 잡은 건 할렙. 할렙은 7번째 게임을 브레이크 해 흐름을 가져왔다.
이에 질세라 워즈니아키도 경기 막판 뛰어난 코트 커버 능력으로 8번째 게임을 브레이크했고 기세를 이어 내리 2게임 획득, 우승을 확정 지었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워즈니아키는 왈칵 울음을 쏟았다. 테니스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느낀 그랜드슬램 우승의 감격이 실감나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워즈니아키는 이번 우승으로 2000점의 랭킹 포인트와 함께 400만 호주달러(약 35억)의 상금을 획득했다.
환한 웃음과 함께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고 공식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워즈니아키는 대회측에서 준비한 샴페인으로 기자들과 함께 건배했다.
워즈니아키는 "아직도 지금 이 순간이 마치 꿈을 꾸는 것만 같다. 오늘 많이 긴장했지만 사실 어제 더 많이 긴장했었다. 오늘은 아침에 일어난 후 오히려 낮잠을 잘 정도로 침착해서 스스로도 놀랐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긴장감이 엄습했는데 경기 시작 3시간 전 연습하면서 땀을 흘리니 괜찮아졌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오늘 정신적, 육체적으로 매우 힘든 경기를 했고 긴 랠리가 이어졌다. 세 번째 세트 3-0으로 달아날 기회를 놓치고 3-4로 역전 당해 분위기가 바뀔 수 있었는데 이를 극복한 것이 터닝 포인트였다"고 덧붙였다.
우승 후 온코트 인터뷰에서 준우승자 할렙에게 두 차례나 미안하다고 했던 것에 대한 질문에 워즈니아키는 "오늘 경기가 끝나면 한 명에게는 매우 기쁜 날이 될 것이고 다른 한 명에게는 매우 슬픈 날이 될 것을 알고 있었다. 나도 같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 슬픔의 깊이를 이해할 수 있어 위로해 주고 싶었다. 할렙에게도 분명 좋은 날이 올 것으로 믿는다"며 상대에 대한 따뜻한 위로를 잊지 않았다.
세계 1위에 올랐음에도 그랜드슬램 무관의 여왕이라는 비판과 이를 이겨내고 우승을 이룬 것에 대한 소감에 대해 그녀는 솔직한 의견을 남겼다.
"그런 비판을 매우 잘 알고 있었고 언젠가는 나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않았다. 솔직히 우승하지 못하더라도 지금까지 멋진 커리어를 일궈냈고 그 과정에서 내가 최선을 다하며 나의 모든 것을 바쳤기 때문에 슬퍼하진 않았다. 지금 그런 과정을 통해 이 트로피를 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며 이제 호주오픈 우승으로 나의 커리어가 더 완벽해진 느낌이라 매우 기쁘다."
이번 우승으로 세계 1위에 복귀하게 된 워즈니아키는 "세계 1, 2위가 결승에서 만나 1위 자리를 다투는 것이 매우 흥미로울 것으로 생각했다. 내가 1위에 올라 매우 행복한 기분이다. 1위도 좋지만 그랜드슬램 우승이라는 꿈을 이룰 수 있어서 기쁘고 내 눈앞에 있는 이 아름다운 트로피를 오늘 꼭 안고 잘 것이다. 트로피를 어디에 놓을지는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아마 부모님 집에 일단 장식해놓지 않을까 싶다"며 그랜드슬램 우승에 대한 더 큰 애착을 솔직히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덴마크 선수 최초의 그랜드슬램 우승의 의미와 주위의 많은 축하 메시지에 대해 "7살 때부터 나를 테니스의 길로 인도해주시고 지금까지 보살펴주시는 아버지께 가장 감사드리고 좋은 친구 세레나 윌리엄스(미국) 역시 나의 경기를 지켜봐 주고 축하해줘서 고맙다. 덴마크에서도 큰 성원을 보내주신 것으로 잘 알기에 항상 고마운 마음이 가득하다"며 "테니스 역사가 그리 깊은 나라를 아니지만 언젠가는 그 역사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면 나의 성공이 더 많은 주니어에게 영감이 되어 더 많은 덴마크 사람들이 테니스를 시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이라는 소망을 밝혔다.
무려 67주간 세계 1위, 2년 연속 연말 랭킹 1위 등 세계 여자 테니스의 강자로 장기간 군림했지만 단 한 차례도 이루지 못한 그랜드슬램 우승이라는 큰 숙제를 늘 안고 있던 워즈니아키.
2009년과 2014년 두 차례 US오픈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며 2016년 후반 한때 세계 74위까지 추락, 은퇴까지 고려했던 그녀가 이제 자신의 어깨에 짊어지고 있던 큰 짐을 내려놓고 그랜드슬램 챔피언으로서 환한 웃음과 함께 이 순간을 만끽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