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테니스(WTA) 세계 랭킹 1위 안젤리크 케르버(독일)는 17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 대회 3일째 여자 단식 2회전에서 세계 랭킹 68위 아네트 콘타베이트(에스토니아)에 0-2(4-6 0-6)로 완패했다.
케르버는 지난 15일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출산 준비로 이번 시즌에 출전하지 못하는 세레나 윌리엄스(미국)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케르버는 올 시즌 내내 랭킹 1위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올해 11개 대회에 출전했으나 단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마지막 우승은 지난해 9월 US오픈이다.
케르버가 부진에 빠지면서 올 시즌 여자 테니스는 혼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오는 28일 개막하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 우승자도 쉽게 점칠 수가 없다는 평가다.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 랭킹 1위 앤디 머레이(영국) 역시 부진에 빠져 있기는 마찬가지다. 머레이는 전날 열린 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 대회 남자 단식 2회전에서 파비오 포그니니(29위·이탈리아)에 0-2(2-6 4-6)으로 패했다. 머레이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우승했다.
머레이는 지난해 오랜기간 세계 랭킹 1위를 지켜왔던 노바크 조코비치(2위·세르비아)를 제치고 랭킹 1위로 올라섰다. 이후 지금까지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올 시즌 부진이 심상치가 않다. 머레이는 지난해 승률이 89.7%(78승9패)나 됐지만, 올해는 70.8%(17승7패)로 간신히 70%를 넘고 있다. 올해 출전한 8개 대회 중 3월에 열린 두바이 듀티프리 챔피언십 제패가 유일한 우승이다
머레이 역시 프랑스오픈에 참가하지만, 우승 가능성은 현저하게 낮다는 평가다. 우선 슬럼프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클레이코트의 황제’ 라파엘 나달의 컨디션이 최고조에 올라 있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