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공’ 오스타펜코…여자테니스 충격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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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06-12 11:55 조회1,747회 댓글0건본문
오스타펜코는 1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롤랑가로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총 상금 3,600만유로ㆍ약 452억원) 여자단식 결승에서 시모나 할렙(26ㆍ4위ㆍ루마니아)에 2-1(4-6 6-4 6-3)로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해 대회 1라운드에서 탈락한 오스타펜코를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 꼽은 전문가는 아무도 없었을 정도로 그의 우승은 대회 최대 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우승 경력이 전무한 오스타펜코가 첫 우승을 메이저무대에서 장식했다는 점도 놀랍다. 이는 1997년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우승자 구스타보 쿠에르텐(브라질) 이후 처음이다. 무엇보다 지치지 않는 ‘닥공’(닥치고 공격)스타일의 플레이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실제 결승전에서 오스타펜코는 공격 성공(위너샷) 54대8, 서브에이스 3대0으로 할렙을 압도했다.
오스타펜코는 1933년 마거릿 스크리븐(영국) 이후 84년 만에 비 시드(시드 배정을 받지 못한) 선수로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정상에 오르는 진기록도 세웠다. 라트비아 출신 첫 우승자로도 이름을 남기게 됐다.
특히 오스타펜코는 남자보다 강력한 스트로크로 세계 테니스를 들썩이게 했다. 이번 대회 출전 선수 중 남녀 통틀어 포핸드 샷 평균 속도 4위에 해당하는 시속 122㎞는 남자 세계 랭킹 1위 앤디 머레이(영국)의 시속 117㎞보다 빨랐다.
젊은 패기를 바탕으로 1세트부터 3세트까지 완급 조절 없이 공격적인 테니스를 펼치는 것도 세계 테니스계의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리기에 충분했다. 오스타펜코는 이번 대회 7경기를 치르면서 무려 299개의 워너샷을 꽂아 넣었다. 이는 남녀 선수를 통틀어 가장 많았다. ‘클레이코트의 황제’로 불리는 라파엘 나달(4위ㆍ스페인)도 6경기에서 141개에 불과했다. 경기당 공격 성공은 오스타펜코가 42.7개, 나달은 23.5개다. 다만 아직 정교함이 부족했다. 결승에서 오스타펜코는 범실 54개를 저질러 할렙의 10개보다 5배 이상 많았다.
오스타펜코는 운동 선수 출신 부모로부터 우월한 ‘운동 DNA’를 물려받았다. 아버지 예브게니스 오스타펜코는 우크라이나 프로축구팀에서 골키퍼로 뛰었고, 어머니 옐레나 야코플레바는 테니스 선수 출신이다. 어릴 때는 삼바춤 등 댄스 스포츠를 배우기도 했던 오스타펜코는 “댄스 스포츠가 테니스 풋워크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승을 확정한 뒤 “이렇게 큰 경기에서, 많은 사람 앞에서 우승한 걸 믿을 수 없다. 환상적인 응원이었다”며 “세계적인 무대에서 그들과 경쟁해 멋진 경기를 한 게 감격스럽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3주 앞으로 다가온 윔블던 대회는 오스타펜코가 손꼽아 기다리는 대회다. 오스타펜코는 주니어 시절인 2014년에 윔블던 주니어 여자단식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다. 그는 “잔디 코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코트다. 윔블던이 기다려진다”면서 “남은 기간 윔블던에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2014년 마리아 샤라포바(30ㆍ러시아)에게 밀려 프랑스오픈 준우승에 그쳤던 할렙은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할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1978년 비르지니아 루지치 이후 루마니아 선수로는 첫 프랑스오픈 정상에 도전했던 할렙은 여러 차례 경기를 끝낼 기회를 잡고도 결정력 부재로 눈물을 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