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부터 시작되는 국내 유일의 WTA투어 대회인 ‘KEB하나은행 인천공항 코리아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25만달러)가 스티븐슨의 참가 여부로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티븐스는 최근 막을 내린 US오픈 테니스대회에서 최대의 화제로 떠오른 인물이다. 세계랭킹 83위에 불과한 스티븐슨은 여자 단식 결승에서 매디슨 키스(16위·미국)를 2-0(6-3 6-0)으로 물리치고 생애 첫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을 차했다. 우승 상금으로 무려 370만 달러(약 41억8000만원)를 받았다. 그는 US오픈 사상 두 번째로 시드를 배정받지 못하고도 정상에 오르는 ‘깜짝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무명의 스티븐스가 덜컥 우승해버리면서 코리아오픈은 비상이 걸렸다. 일찌감치 참가신청을 냈던 스티븐스지만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일정이 바빠지면서 대회 출전이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귀하신 몸이 되면서 아직까지 참가 확정을 알려오지 않는 상황이다. 참가 신청 당시만해도 시드를 받는 것에 감사했던 스티븐스는 이제 초청료도 받지 않고 대회에 나오는 것에 자존심이 상할 정도로 신분이 격상됐다. 이에 대회 주최측은 “본선은 다음주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아직까지 스티븐스의 참가 가능성은 반반이다. 원래 겸손한 선수인데다가 코리아오픈을 시작으로 일본과 중국 등으로 이어어지는 아시아투어가 시작되기 때문에 불참을 결정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스티븐스가 예정대로 코리아오픈에 출전할 경우 이미 출전이 확정된 올시즌 프랑스오픈 챔피언 엘레나 오스타펜코(20·라트비아)와의 현역 메이저 챔피언들의 초특급 매치가 성사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대회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스의 참가가 확정될 경우 14년 역사의 코리아오픈에 현역 메이저 챔피언 2명이 동시에 참가하는 것은 처음이다. 2004년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가 윔블던 우승 직후 코리아오픈에 출전했고 올해 오스타펜코가 사상 두번째 현역 메이저 챔프 참가자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코리아오픈은 16일부터 24일까지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다. 오스타펜코를 비롯해 ‘제2의 샤라포바’로 불리며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유지니 부샤드(캐나다·70위)와 이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이리나 카멜리아 베구(루마니아·38위)도 나란히 출전을 확정했다. 이밖에 올해 대회에는 세계 100위 이내 선수 25명이 출전해 그 어느 때 보다 쟁쟁한 필드가 구성되면서 2004년 창설 이후 14번째 우승컵을 놓고 뜨거운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단식 본선 32드로, 복식 본선 16드로로 열리며 예선 참가 선수를 포함해 세계 39개국 약 200 여명이 출전한다. 한국 선수로는 현재 해외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장수정(137위), 한나래(229위) 등이 본선 와일드 카드로 출전한다.
2004년 첫 대회부터 줄곧 이 대회를 주최한 JSM의 이진수 대표는 “코리아오픈을 통해 우리 여자선수 중에도 남자의 정현 선수처럼 세계 100위 이내의 선수가 나와서 국내 테니스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킴과 동시에 새로운 비전과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