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런던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아쉬움의 눈물을 흘려야 했던 대한민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리우 올림픽 예선 첫 경기에서 또다시 숙적 일본과 맞대결을 펼쳤다. 4년 전 마지막 경기의 아쉬움을 과연 갚을 수 있을지 지켜보기 위해, 유난히 더웠던 토요일 밤은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리우 올림픽 예선 여자배구 예선 한일전에서 대한민국은 3-1로 시원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늘 큰 경기에서 발목을 잡았던 일본의 끈끈함은 언제나 경계의 대상이었고, 그런 우려는 1세트부터 현실화되는 것처럼 보였다.
좀처럼 리시브가 살아나지 못하자 대한민국은 별다른 반격을 펼치지도 못한 채 1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특히 레프트의 박정아를 향해 일본은 의도적인 목적 서브로 대한민국 수비진을 뒤흔들었다. 그러나 2세트부터 반격의 드라마가 펼쳐졌다. 서브 리시브가 살아나자 특유의 빠른 공격이 일본 수비진을 뒤흔들었고, 고비 때마다 블로킹과 서브 에이스로 일본 진영은 멘붕 모드에 접어들었다. 결과는 통쾌한 3-1 완승. 토요일 밤 대한민국의 뜨거운 여름 더위에 사이다 같은 청량감을 안겨 준 짜릿한 승리였다. 통쾌한 승리의 주역들은 과연 어떤 선수들이었을까?
막내의 반란, 이재영
1세트 내내 대한민국은 서브 리시브가 살아나지 못하면서 일본에 경기 흐름을 완전히 내주었다. 가장 취약점은 박정아가 선발로 나섰던 레프트 포지션. 일본의 의도적인 목적 서브에 박정아는 좀처럼 본인의 감을 살리지 못하고 흐름을 내주었다. 이정철 감독은 1세트 후반부터 막내 이재영을 대신 투입하였는데, 결과적으로 이재영의 투입은 이날 경기의 흐름에 결정적인 터닝 포인트가 된 '신의 한 수'였다.
일본의 의도적인 목적타 서브를 꿋꿋하게 받아 내면서 서서히 경기 흐름의 반전을 마련한 이재영은 공격에서도 과감한 정면 돌파로 팀의 사기를 올렸을 뿐 아니라 결정적인 고비에서는 연타와 페인트로 일본 수비진을 뒤흔들어 놓았다. 마치 소속팀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의 현역시절 모습이 빙의된 듯한 모습이었다.
막내 이재영의 투혼은 대한민국 선수단에 신바람을 불어 넣었다. 막내가 미쳐주면서 대한민국은 2세트부터 일본을 완벽하게 압도할 수 있었다. 올림픽 예선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심지어는 대표팀 선발을 두고 논란까지 일으키는 바람에 마음고생이 심했을 텐데 이날 경기에서 이재영은 자신의 가치를 확실하게 증명했다.
출처: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233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