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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스 ,앵무새와 인어

한인뉴스2016.01.07

새해아침. 빛과 함께 365개의 색들이 날아오른 다. 거대한 공간에 가위로 소묘된 색지들이 새처 럼 날고 있다. 20C 현대미술의 첨병 앙리 마티스 가 해방시킨 색들이다.
19세기말 아카데믹한 그림에 반기를 들고 나타 난 인상파. 뒤를 이은 후기 인상파... 인상주의 그림도 보수적으로 여겨질 무렵. 회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색채와 형태의 대변혁이 일어났다. 야수파(Fauvism)로 전개되는 색채의 해방과 입 체주의(Cubism)로 나타난 형태의 해방이다. 평생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띠동갑 마티스와 피 카소가 각각 그 중심에 있었다.

<마티스 부인의 초상>에서의 초록색 얼굴, 파란 토마토, 붉은 인체 등 마티스의 색채는 야만적이란 평을 받았다. 상식적인 색을 뒤엎고 극히 주관적 인 색채를 추구한 그는 표현주의에도 영향을 주었 다. 마티스의 몰상식하고 조악할 정도의 색채혁명 에 뒤이어 피카소에 의한형태의 해방이 이어졌다. 끊임없이 기존의 것을 뒤엎는 미술사조가 짦은 주기로 등장했다. 급기야 20C 후반에는 화가들이 그림을 그리지 않고 작품을 내놓는 경지(境地) 혹 은 지경(地境)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현대미술의 새 지평을 연 화가가 앙리 마티스이다.
프랑스 북부에서 곡물상 아버지와 아마추어 화가 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법률공부를 하던 청년 마 티스. 그는 20대 초반에 병상에 있던 중 그림을 접 하게 된다.“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자 파라다이스 로 가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었다. 뭔가가 나를 몰 아갔다.”그는 간단히 인생의 진로를 법률가에서 화가로 바꾼다. 그리고 평생에 걸쳐 하루 12시간 이상을 작업에 몰두했다.“내 작업의 주요 목적은 명료한 빛을 획득하는 것”이라고 할 만큼, 자연 의 빛을 머금은‘열린 창’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열린 문’을 즐겨 다루었다. <빨간 실내>, <춤>, 모로코 풍의 실내와 여인들의 모습을 원색과 보색 대비의 강렬한 색감으로 표현했다.

현대미술사에 큰 획을 지은 그는 70대 초반 관절 염과 암수술로 더 이상 그림을 그리지 못하게 되 었다. 그는 붓 대신 가위를 들었다. 유화물감이 아닌 과슈로 만든 색지를 만들고 가위로 더욱 명 료한 선을 만들어냈다. 젊은 시절 그의 색채를 야 만적이라 평하던 사람들이 이제는‘유치하고’, ‘장식적’이라 폄하했다. 그러나 색종이 오리기 작업(Cut-Outs)은 또다시 새로운 지평을 여는 것이었고 상징적인 작품이 되었다. 생의 두 번의 걸림돌이 디딤돌이 되고 새로운 세상으로 도약하 는 뜀틀이 되었다. 자유롭고 찬란하게 춤추는 색 종이 작품을 보면, 70대의 호기심 많고 탄력성 있 는 소년 마티스가 가위를 들고 색종이 놀이 하는 모습이 상상 된다. 무신론자 마티스가 79세에 이르러 모니크라는 간 호사와의 인연으로 방스의 로자리 성당의 보수 작 업을 하게 된다. 성당의 설계, 벽화, 스테인드 글라 스, 십자가, 촛대, 제의 등 일체를 디자인 했고 제작 했다.“나는 균형이 잡힌 무구(無垢)한 그림을 그 리고 싶다. 지쳐버린 사람에게 조용한 휴식처를 제 공하는 것과 같은 그림을.”그의 소망대로 방스 예 배당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화사함과 고요, 단순함 을 선사한다. 마티스 예술의 정점이며 단순함과 명 료함과 빛이 어우러진 하나의 조형이다.

해초와 과일들이 날아다니는 거대한 공간에서 뛰 어오르는 인어공주와 마주보고 있는 푸른 앵무새. 365개의 색만이 아니다. 춤추는 색종이들이 수만 수억의 사람들로 보인다. 2016년에는 자신만의 빛깔로 화사하게 솟아오르 고 싶다. 우리 모두.

글  김선욱 (인니 미협회원/땅그랑문회원회화반 강사)
한인뉴스2016.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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