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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mbok] 03. 기가 막히게 귀가 막힌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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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명랑쾌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01-28 10:13 조회3,210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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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여행 계획은 롬복에 10일 정도 넉넉하게 돌아 보려고 했습니다.
도중에 친구 한 명이 더 합류하기로 했고요.
하지만 일행의 갑작스런 일정 변경으로 자카르타에 갔다가 합류하기로 한 친구와 다시 롬복으로 오는 흔치 않은 바보짓을 하게 됐습니다.
이 일행... 이번 여행으로 학을 뗐어요. =_=
 
장기여행은 사람의 본모습을 보다 정확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가족에게만 보이는 바로 그 가장 사적인 모습이요.
일상적인 만남이나 짧은 여행은 자신의 본모습을 감추고 상대에 맞춰 태도를 꾸밀 수 있습니다.
(그게 나쁘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자기 본모습 대로 행동하는게 부정적인 경우가 더 많은 거 같습니다. 타인에게 잘 보이려는 인간의 본능은 사회 유지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겠지요.)
하지만, 장기여행은 옷이나 먹을 것이나 잘 곳이나 다 고민해야 하는 - 의식주를 해결해야 하는 - 삶의 축소판이 아닐까 싶습니다.
단기여행이라면 견뎌낼 수 있습니다만, 장기여행은 결국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태어난 순간부터 하루하루 일상 속에 차근차근 쌓여온 습관과 태도를 억누르려면 자신의 모든 행동을 의식적으로 통제해야 하는데, 어지간히 단련되지 않은 사람은 그 상태를 장기간 유지할 수 없겠지요.
그리고 '거의 모든 상황이 예측이 가능한' 평범한 일상이 주는 안정감은 의외로 강력하기 때문에, 일상을 벗어남으로 끊임없이 받게 되는 불안감의 스트레스는 인내력을 마모시키고요.
 
아, 단기여행과 장기여행을 구분하는 기준은 '옷을 세탁해야 하느냐'입니다. (물론 그냥 제 생각입니다. ㅎㅎ) 
그런 의미에서, 필요하면 옷 사입고 아무 느낌 없이 버릴 수 있는 부자 정도 되면 장기여행이라도 본모습이 드러날 일은 없겠네요.
하지만, 그 정도의 부자는 원래 평상시에도 자기 본모습대로 (=제멋대로) 살기 때문에 굳이 따로 본모습을 들여다 볼 필요가 없겠죠.
그래요. 우리가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이유는 보다 자유롭게 (=제멋대로) 살고 싶기 때문일 겁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도 돈이 많고 싶은데, 그건 보다 자유롭고 싶기 때문입니다. ㅎㅎ
 
2011년에 이전 오픈한 롬복 신공항
신공항 답게 건물은 현대적인 새 것인데, 뭔가 도떼기 시장 같은 분위기다.
 
자카르타에 도착해서 일행과 헤어지고 (너무 좋아서 떰부링 하고 싶었다), 바로 이비인후과를 찾아 갔다.
길리 3형제 투어 때 스노클링 하는 중에 귀에 물이 들어갔는데, 마치 귀마개로 막은듯 한쪽 귀가 막힌 증상이 사흘째 계속 됐기 때문이다.
별 걱정은 안했다.
귀가 안들리는게 아니라 막힌 느낌이었는데, 그 이유는 짐작하고 있었다.
난 귀를 파면 귀 건강에 안좋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부터 몇년 동안 귀를 파지 않았다.
 
의사가 진찰하는데, 역시나 짐작대로 귓밥이 물에 불어서 막힌 거였다. ㅋㅋ
내시경에 연결된 모니터로 내 귓속을 보여주는데 그 참상이란... ㅋㅋㅋ
뜨듯한 물을 주사기로 귀에 주욱 넣고, 흡입기로 주욱 빨아내는데, 첫번째는 기별이 없고 흡입기 노즐만 막혔다. ㅋㅋㅋㅋ
다시 물을 넣고, 노즐을 갈아 끼워, 두번째로 시도하자 귓속에서 '브르륵'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귀가 뻥 뚤렸다. ㅋㅋㅋㅋㅋ
내친김에 두어차례 더 청소를 하고, 반대편 귀까지 청소했다.
 
건강한 분홍색의 내 귓속 사진
 
하도 웃기는 헤프닝이라 의사한테 사진 촬영 양해를 구했더니, 껄껄 웃으며 흔쾌히 허락하고, 양쪽 귀 청소전, 후 사진 4컷이 나오게 모니터 조작까지 해줬다.
상단의 청소 전 참상 사진은 자체 삭제했다. (그게 뭐 좋은 거라고... ㅋㅋ)
왼쪽 사진이 막혔던 귀 사진인데, 꽤 큰 상처가 있다.
면봉으로 하도 쑤셨더니 면봉의 솜 속 나무 부분에 긁힌 상처다.
(저런 상처가 덫나서 중이염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귀후비개로 귀 파지 말라는 거다.)
 
내친김에 의사에게 물었다.
"귀를 파면 안좋다고 해서 지금껏 안 판건데, 그 말이 맞냐?"
"뭘로 파는데?"
"숟가락 같이 생긴 거."
"엉, 그걸로 파는 건 안돼."
"그럼 면봉은?"
"조심해서 쓰면 괜찮지만, 그것도 그렇게 좋진 않아. 그것도 귓속에 상처를 낼 수 있거든. 귓속 기름도 너무 닦아내고."
"그러다 지금처럼 귀 막히면 어떡해?"
(씨익 웃으며) "정기적으로 병원에 와서 청소 받으면 되지."
 
치료비로 한쪽 귀 당 30만 루피아씩, 60만 루피아를 지불하고 병원을 나섰다. (멀쩡한 귀는 왜...ㅠ_ㅠ)
주변 소리가 너무 또렷하고 크게 들려서 기분이 새로왔다. ㅋㅋ
그전까지는 나이 먹어 가면서 귀가 점점 어두워지는 자연스런 노화인 줄 알았다. ㅋㅋㅋㅋ
의사가 하지 말랬지만 그래도 가끔 귀를 (조심해서!) 파야겠다.
스케일링도 아니고, 정기적으로 병원 가서 귀청소 받는 건 좀 거부감이 든다.
 
친구와 롬복으로 다시 가는 길에 자카르타 공항에서 먹어본 라원 Rawon
인니 수라바야 Surabaya 지역의 토속음식으로 지옥의 시커먼 색깔이 특징인 쇠고기국이다.
한약이나 짜장라면 맛이 떠오르겠지만, 음식 재료 중 검은 콩의 색깔이라 그런 거고, 그냥 짭짤하고 고소하다.
그다지 임팩트 있는 맛은 아니었지만, 공항의 스낵코너에서 파는 음식에 기대를 하는게 잘못이다.
외국인이 인천공항 식당에서 먹어 본 근거로 된장찌게라는 음식은 별로라고 하면, 웃기는 얘기 아닌가.
언젠가 기회가 되면 제대로 하는 식당에 가서 먹어 봐야겠다.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을 것 같다.
 
처음 타보는 바띡 항공 Batik Air
인니 저가 항공사 라이언 에어 Lion Air의 약간 고급 수준의 새 브랜드다.
당연히 가격도 좀 더 비싼데, 왠일로 라이언 항공 보다 저렴한 티켓이 나와서 낼름 타봤다.
 
오오... 개별 모니터!
 
한국어도 나오는데... 으응? 승객들도 날아야 하는 거야? @_@
날 때, 한쪽 팔만 뻗을까, 양팔 다 뻗어야 하나, 잠깐 고민했다.
 
바띡 항공 비행기는 한가로이 앉아야 한다.
 
무려 텔레비전 방송! +_+
 
구글로 돌렸나 보다.
거 비용 얼마 하지도 않을텐데 한국인에게 감수 정도는 맡겼어야지. ㅉㅉ
 
가장 압권은 이 메시지였다.
뭘 하는 중이란 말이냐!?! @_@
한국어에서 목적어 없이 그냥 '하는 중'이라고만 하면 상당히 흥미로운 의미를 떠올리게 한단 말이다. @_@;
 
오오! 저가 항공에 1시간 반 비행 코스인데 밥이 뙇!!
게다가 맛있어!!!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찌르본 Cirebon 시내
나와 친구에겐 참 많은 우여곡절이 얽혀있는 도시다.
사진 중앙에 해안선이 바다로 툭 튀어나온 곳이 한국의 모기업이 건설한 화력발전소다.
그 곳 역시 많은 우여곡절이 얽혀있다.
별 관계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자랑스런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 사례 정도로 인식되겠지만, 그 속얘기들은 가관이 아니다.
그 기업으로서도 자랑스런'척'은 해야겠지만, 그닥 유쾌하진 않을 거다. ㅎㅎ
다른 모기업이 자카르타 서부에 지은 대형 제철소도 비슷한 사례다.
세상엔, 속얘기를 아는 사람들이 보기엔 가당치도 않은 광대놀음이 의외로 많다.
 
중부 자와 즈빠라 Jepara 지역인 것으로 기억한다.
저 해안선을 따라 난 도로도 롸이딩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인니는 관광정보나 인프라가 낙후되어 그렇지, 가 볼만한 곳이 정말 많다.
 
연기가 솔솔 올라오는 저 곳이 그 유명한 브로모 화산 Gunung Bromo이다.
브로모 화산이 발리 힌두교의 성산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는데, 사실은 사진 속 브로모 오른편에 보이는 스메루 화산 Gunung Semeru이 성산이다.
브로모 화산도 성산이긴 하지만, 스메루 화산은 이름부터가 산스크리트어로 스메루, 한자로는 수미산이라 번역되는 세상 끝에 있는 신의 산 아닌가.
발리가 아니라 이슬람 지역인 이 곳에 성산이 있는 이유는, 이 지역이 원래 힌두교 국가인 마자빠힛 Majapahit 왕국이 지배하던 지역인데, 이슬람 세력에 멸망하여 피신한 곳이 발리이기 때문이다.
 
사진 오른쪽 위에 보이는 화산은 브로모 화산과 함께 유황 채취로 유명한 이젠 화산 Gunung Ijen (분화구라는 의미의 까와 Kawah를 써 까와 이젠이란 지명을 더 많이 씀)이다.
사진 왼쪽 아래 흉터 같아 보이는 산은 발루란 산 Gunung Baluran이다.
황량한 경치가 일품인 국립공원이 있다는데, 저기도 언젠가 가보고 싶다.
인니는 곳곳에 숨겨진 가 볼만한 곳이 참 많다.
사진에는 좀 흐릿하게 나왔는데, 왼쪽 위로 바다 건너 발리가 보인다.
 
발리 바뚜르 화산 Gunung Batur
화산 꼭대기에 초승달 모양의 칼데라호가 있고, 한편에 활화산 분화구가 다시 솟아 있는 환상적인 풍경이다.
예전에 빠당 바이 Padang Bai에서 우붓 Ubut 가려다 길을 잘못 들어 헤매다 여길 왔던 기억이 난다. ㅋㅋ
 
발리 최고의 산이자 발리 힌두교의 성산인 아궁 산 Gunung Agung
워낙 높다보니 - 백두산 보다 높다 - 비행기에서 꼭대기를 내려다 보는게 아니라 옆에 보인다
물론 롬복에 거의 다 왔기 때문에 고도를 낮춰 비행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카르타에서 비행기로 발리나 롬복에 가면서 경치를 구경하고 싶다면, 비행기 오른편 좌석을 권한다.
왼쪽은 바다만 보인다.
반대의 경우엔 당연히 왼쪽이 경치가 좋다.
 
롬복 중부 지역
신공항이 생기면서 새롭게 확장 정비한 도로가 보인다.
마따람에서 롬복 남부 꾸따로 가는 주도로이기도 하다.
 
사철 초록빛인 발리와 달리, 롬복은 황량하고 척박해 보인다.
지리적으로도 발리까지가 아시아 대륙붕의 끝이며, 롬복은 호주 대륙에 속한다고 한다.
그 경계를 유식한 말(=_=)로는 월리스 라인 Wallace's Line 이라고 하며 생태가 완전히 다르다고 한다.
 
롬복이 이슬람 지역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듯, 큰 이슬람 사원이 보인다.
듣기로는 동남아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자카르타의 이스띠끌랄 사원 Istiqlal Mosque 보다 더 큰 사원을 지을 계획이라던데... 흠... 인구가 많지 않아서 굳이 그럴 필요는 없지 않나 싶다.
뭐 돈이 썩어 넘친다면야.
하긴 종교 만큼 실용성을 따지지 않는 분야도 드물긴 하다.
'신의 이름으로'라고 이유를 내세운다면 모든 세속적 논리는 박살나 버리니.
 
멋드러지게 신공항을 지었지만, 비행기에서 내려 청사로 걸어 들어간다.
 
2층 연결 시설은 국영인 가루다 항공이나 국제선 비행기만 쓴다.
오, 그러고 보니 롬복 신공항은 무려 국제공항이다. +_+b
롬복 유일의 한국식당 예전 사장님의 말씀으로는, 예전에는 인천-발리-롬복 코스로 오는 한국인 여행객들(주로 신혼여행)이 대부분이었는데, 국제공항이 되고 나서 인천-싱가폴(혹은 말레이시아)-롬복 코스로 오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한국-롬복 직항편이 뚫리면 롬복의 한국 교민이 확 늘겠지.
덩달아 임대료, 부동산 값도 널을 뛸테고.
중국인들은 서로 단합을 해서 투자를 하지만, 한국인들은 서로 경쟁을 한다. 쩝...
현지인들이 중국인은 싫어하고, 한국인은 좋아한다는 사실에 좋은 의미만 있는 건 아니다.
 
이번엔 요즘 뜨고 있는 롬복 남부 꾸따 Kuta로 먼저 가기로 했다.
지난번 롬복 항구에 도착해서 각 행선지별로 쁘라마 여행사 셔틀버스를 타는데, 꾸따로 가는 여행자들이 가장 많았기 때문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신공항에서 꾸따가 가깝다는 이유도 있고. (승기기와 정반대 방향인데, 절반 거리다.)
 
가장 저렴한 교통수단인 셔틀버스를 타려고 했으나...
 
도중에 택시운전사에게 덥석 잡혔다.
무려 쉐보레 택시인데, 후졌다...
꾸따까지 10만 루피아로 낙찰, 2명이니까 두 당 5만 루피아라면 그럭저럭 적당한 가격이다.
더 흥정할 수도 있고, 미터기로 가자고 할 수도 있지만, 귀찮았다.
 
흥정으로 요금 정하는 건 외지인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한두 번 다닌 길도 아닌데 요금 얼마 나올지 모를리도 없는데, 아무리 깎아봐야 미터기 요금 보다 밑으로 내려갈 일이 있겠나.
전형적인 레퍼토리인 "길이 막히는 경우도 많은데 그런 경우 승객이 이익이다"라는 멘트도 다 개소리다.
자기가 손해를 볼 각오를 하면서까지 승객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 주는 사람이면 자선사업을 해야지.
그래도 인니에서는, 대도시가 아닌 이런 소규모 지역의 경우엔 너무 빡빡하지 않는 편이 낫다.
한쪽이 너무 방어적이면 다른 쪽도 그만큼 방어적이 되는데, 이런 경우 외지인만 힘들다.
현지는 현지인에게 말그대로 홈그라운드다.
 
택시기사가 꾸따 어느 숙소로 가냐고 묻는다.
'저가 숙소인데 설마 알겠냐' 속으로 생각하며 얘기해줬는데, 의외로 "아, 거기?"라며 잘 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숙소 도착해서 알게 됐는데, 운이 좋았다.
아고다 지도에 엉뚱한 위치로 표시되어 있었다.
택시기사가 숙소를 몰랐다거나, 셔틀버스를 타고 왔으면, 헤맸을 수도 있었다.
 
흥정했어도 미터기는 켜고 왔는데, 7만 루피아 정도 나왔다.
유쾌하게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고, 큰길에서 그냥 내려줄 수도 있는데 숙소까지 걸어가기엔 거리가 꽤 된다며 좁은 길을 비집고 숙소 앞까지 데려다 준 친절까지 감안하면 적당한 요금이었다. :)
 
가끔 느끼는 거지만, 인니의 바가지와 한국의 바가지는 성격이 약간 다른 거 같다.
한국의 바가지는 딱히 더 친절할 것도, 특별대우도 없는 말 그대로 바가지지만, 인니의 바가지는 보다 친절하고 싹싹한 행동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일종의 서비스 차지라고나 할까.
돈에 따라 행동이 바뀌는 태도에 거부감을 갖는 한국 정서와는 달리, 인니는 돈을 실용적으로 보기 때문에 자존심과는 아무 상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아고다를 통해 예약한 불레 Bule 홈스테이 (bule : 인니어로 '백인'이라는 뜻)
아고다에 등록된 꾸따 지역 숙소 중 가장 저렴한 곳 중 하나인데, 평점도 8점 이상으로 높아서 선택했다.
와서 직접 본 순간 대만족이었다.
나와 친구가 묵었던 숙소는 사진 속 정면에 보이는 맨 끝 방이었다.
15만 루피아 짜리 치고는 방이나 화장실도 널찍하고, 에어컨도 빵빵하다.
흠이라면 꾸따 중심지까지 도보로는 20~30분 정도는 걸릴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이지만, 숙소에서 자체적으로 스쿠터를 대여해주기 때문에(유료), 스쿠터를 운전할 수 있다면 별 문제는 없다.
밤이면 주변이 말그대로 깜깜하기 때문에 도보는 좀 무리고, 너무 한적해서 오토바이 운전도 안전하진 않으니, 오토바이 잘 다루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좀 무리다.
 
오후 4시쯤 도착해서 바로 샤워하고 쉬다가, 6시쯤 스쿠터를 빌려 꾸따 중심지로 나섰다.
나서기 전에 관리인에게 식당 추천 해달라고 했더니, 씨익 웃으며 와룽 불레 Warung Bule로 가랜다.
혹시나? 물어봤더니, 역시나 주인이 같댄다. ㅋㅋ
 
와룽 불레
 
음식 시키고 우선 시원한 빈땅으로 목을 축인다.
인니 여행 다닐 때면 언제나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음식값이 싸진 않은 서양요리 레스토랑인데, 수준이 매우 높아서 깜짝 놀랐다.
요리사인 내 친구도 이 정도 수준이면 맛 보고 흉내낸게 아니라 제대로 배운 솜씨라며 감탄했다.
분위기도 조용하니 좋고, 서빙하는 점원들이 계속 홀을 주시하는 등 시스템도 괜찮았다.
와인, 촛불 등의 로맨틱 데코를 한 예약석에 와서 프로포즈 하는 커플도 봤다.
음식맛 강추, 그런데 가격대는 좀 높다.
가장 저렴한 디저트나 에피타이저가 8만 루피아부터, 메인 요리는 10만 루피아 이상.
 
꾸따 편의점 - 지역이 좁아 굳이 위치 설명 필요 없다 - 건너편에 있는 와룽 둘랑
예상 외로 맛있는 음식빨에 과음을 하고, 내친김에 사람 많고 분위기 좋아 보이는 다른 레스토랑에 가서 2차를 했다.
 
어디를 가나 피자는 당연히 먹어본다.
비프피자라는데, 이런 피자는 난생 처음 먹어 본다.
칠리맛보다 데리야끼 소스로 익힌 쇠고기맛이 온통 꽉 찼다.
이럴거면 왜 피자로 올렸나 싶을 정도다.
그래도 도우도 괜찮았고, 그럭저럭 전체적으로 먹을만 했다.
 
인니 최고의 유통업체에서도 신라면을 정식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어지간한 지역의 편의점에는 다 있다.
가격도 한국에 비해 별 차이 없으니 촌스럽게 한국에서 라면 안챙겨 와도 된다.
신라면 옆의 누가 봐도 신라면 흉내 낸 것이 뻔한 라면은 일본 기업 Nissin의 라면이다.
흉내낸 제품이니 얕보이겠지만, 의외로 맛이 좋다.
가격이 신라면의 절반 이하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솔직히 신라면 보다 경쟁력이 더 높다.
 
롬복 꾸따 중심지의 밤 풍경
 
한국의 허름한 해변 천막 나이트를 연상케 하는 크럽
시설은 거지 같은데 의외로 분위기는 뜨겁다.
주변 신경 쓰지 않고 지들 좋으면 지들 좆대로 좋을대로 노는 서양인들이 거의 대부분이라서 그렇지 않나 싶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찍은 도로 분위기
걸어 다니거나, 오토바이 운전 초심자가 다니기엔 만만하지 않다는 증거로 찍었다.
 
인니가 그렇게 위험한 국가는 아니다.
단, 어디가 위험하고 위험하지 않은지를 구분하는 사람에게만 그렇다.
한국도 치안의 사각지대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인니의 밤은 거의 모든 장소가 사각지대다.
그렇다고 무슨 무장강도가 떼거리로 몰려다니면서 범행대상을 찾아 다닌다는 얘기는 아니다.
인니의 전력사정이 아직 그다지 좋지 않아 밤이면 컴컴한 곳이 대부분이고, 인적이 드물기 때문이다.
어둠과 보는 사람이 없다는 조건은 사람의 본성을 - 주로 안좋은 쪽의 - 자극하기 적당하다.
가뜩이나 제대로 된 무슬림은 새벽 첫기도를 해 뜨기 전에 해야 하기 때문에 일찍 자기 때문에, 밤에 마주치는 사람은 성실한 생활과는 약간 거리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경험은 지혜를 주지만, 어떤 종류의 경험은 아예 하지 않는 편이 좋다.
매사 조심조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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