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보다 길었던 하루를 보낸 '마린보이' 박태환(23·SK텔레콤)이 끝내 눈물을 쏟았다.박태환은 29일(한국시간) 런던 스트래트포드에 위치한 올림픽파크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12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2초06을 기록, 두 번째로 터치패드를 찍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2008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이 부문 2연패를 노리던 박태환은 라이벌 쑨양(21·중국)에게 밀려 꿈을 이루지 못했다.하지만 박태환은 두 대회 연속 메달을 거머쥐는데 성공하며 한국 수영의 역사를 또 한 번 새롭게 썼다. 특히 '실격 파동'으로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은 상황에서 거둔 성과여서 더욱 값졌다.박태환은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하루였다"는 말로 에둘러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는 쑨양이 우승을 차지한 것에 대해 "같은 아시아 선수가 금메달을 따낸 것은 축하할 만할 일"이라며 넓은 아량을 보였다.◇박태환과의 일문일답- 실격 판정 후 번복될 때까지 어떻게 보냈나."계속 숙소에서 기다렸다. 오후에 레이스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었기에 답답했다. 계속 기다려야 해서 많이 답답했다."- 실격 파동의 영향은 없었나."올림픽에서 메달도 따기 힘든데 은메달도 값진 것이다. 아쉬운 것은 2연패를 못했다는 점이다. 예선전에서의 피해가 있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좋은 성적을 냈다고 생각한다. 같은 아시아 선수가 금메달을 따낸 것은 축하해 줄 일이다."- 기록은 어땠나."좀 더 빠른 기록을 기대했는데 생각만큼 나오지는 않았다.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다. 사실 40초대를 생각했다. 랩타임을 아직 못 봐서 정확한 판단은 어렵지만 300m까지는 괜찮았다. 마지막 스퍼트가 좋지 못했다."- 오늘 하루를 정리한다면."2009년 (로마대회에서)확 떨어지고 다시 올라왔다. 하루 만에 그런 일이 벌어졌다. 롤러코스터 같은 하루였다. 그것이 좀 힘들었다. 200m에서 좋은 기록을 내도록 하겠다.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던 박태환은 말미에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서럽게 울던 그는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 채 믹스트존을 빠져 나갔다.이후 시상식에 등장한 박태환은 환한 미소로 관중들의 성원에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