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소녀 화자의 입장에서 일부다처제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노래가 대중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자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를 금지해 논란이 되고 있다.
7일 호주 AAP 통신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지난달 28일 뮤직 프로듀서인 아흐마드 사마디가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뮤직비디오의 삭제를 요청하고 배포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전했다.
‘럴
라키 카르두스’(골판지 남자)란 제목의 이 뮤직비디오에 담긴 노래 가사에는 “아빠가 또 결혼해서 엄마는 두 번째 부인이 됐고,
엄마는 이혼을 요구했지만 맞기만 할 뿐. 엄마는 속았고 아빠는 배신자야”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법적으로 인도네시아 남성은 부인을
4명까지 둘 수 있다.
사마디가 아내의 어릴 적 경험을 바탕으로 곡을 쓰고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는 이 영상은 유튜브에 업로드된 이후 수십만 회 이상 재생되며 인기를 끌었다. 이를 각색한 2차 창작물도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영
상이 인기몰이를 하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 곡이 지나치게 도발적이며 어린이의 정서에 악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금지하고 나섰다.
요한나 얌비세 인도네시아 여성역량강화·아동보호부 장관은 “전담 팀과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며 “처벌 없이는 넘어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리아 애드비앙티 아동보호위원회 위원은 “이런 컨텐츠는 어린이들이 보기에 적합하지 않다. 사람들은 이
비디오를 퍼뜨리거나 댓글을 달아서도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조치가 표현의 자유를 훼손한다는
반발도 만만치 않다. 국립 인도네시아 대학의 아데 아르만도 교수는 “정부가 사회적 논의 없이 이렇게 쉽게 특정 콘텐츠를 금지하는
것은 자칫 표현의 자유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