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 최근호에 의하면

세계에서 제일 비싼 커피를 즐기는 커피 애호가들은 조만간 아무 걱정없이 커피 맛을 음미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과학자들이 컵 오브 조(Cup of Joe)가 진짠지 가짠지를 구분하는 방법을 알아냈다고 하니 말이다. 문제의 럭셔리 커피는 코피루왁(Kopi Luwak)으로, '커피'를 의미하는 인도네시아語와 Paradoxurus hermaphroditus라는 학명의 아시아산 사향고양이(palm civet)의 이름('루왁')에서 유래한다.

사향고양이 루왁은 익은 커피 열매를 먹은 후, 열매의 바깥쪽 과육을 소화시켜 온전한 원두를 대변으로 배설한다. 이 원두를 모아서, 씻고, 발효하고, 햇빛에 말리고, 구우면 코피루왁이 탄생한다. 코피루왁은 이토록 오랜 시간 동안 공들여 만들어지므로, 가격이 킬로그램당 330~500달러를 호가한다.

이처럼 '돈 되는 물건'을 위조범들이 가만둘 리 없다. 그래서 커피 시장에는 온통 가짜 코피루왁들이 범람하고 있다. 보다 못한 과학자들은 4가지 종류의 커피(진품 코피루왁, 보통 커피, 진품 코피루왁과 보통 커피의 50/50 혼합물, 포유류의 소화효소와 유사한 화합물로 처리한 원두로 만든 커피)를 화학적으로 분석해 보았다.

분석 결과, 커피에는 수백 가지의 천연 유기물질이 함유되어 있지만, 코피루왁과 다른 커피를 구분짓는 유기화합물은 한줌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코피루왁은 특히 고농도의 말산(Malic Acid)과 구연산을 함유하고 있으며, 이노시톨과 피로글루탐산의 비율(Ratio of Inositol to Pyroglutamic Acid)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지금껏 코피루왁과 다른 커피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는 것은 숙련된 전문가와 전자코(Electronic Noses)라고 불리는 아로마향 감별장치(Aroma-Sniffing devices)밖에 없었지만, 코피루왁 진품의 특징을 화학적으로 분석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방법은 감도가 높아, '코피루왁에 다른 커피를 다양한 비율로 혼합한 모조품'도 정확히 구별할 수 있다고 한다.

진짜 커피의 맛을 즐기기 위해 한 잔 당 몇 만원을 아끼지 않는 커피 애호가들에게, 이번 연구는 어느 정도 확신을 불어넣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