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떼 (The)를 인니어로 알고 있지만 떼는 인니어가 아니고 중국어 입니다.

한문으로 쓰면  다, 우리는 다로 읽는 이 한자가 아시아에서 떼 혹은 티로 발음되어 유통되었습니다.  

티 또는 떼는 둘다 과거 향료 무역시대 흔히 유럽에서 대항해 시대라고 불리우던 시절의 동남아시아에서 통용되던 중국식 발음에서 유래 합니다.

 

중국에서 차를 수입한 영국인은 초기에는 티와 떼를 혼용해 썻지만 지금은 Tea라는 말을 더 많이 쓰고 인디아와 인도네시아 지역에는 여전이 떼 라는 말을 더 많이 씁니다.

 

한국에서는 이제는 다. 라는 말은 문어체에서나 쓰고 구어체에서는 다들  차라는 말로 씁니다.

재미 있는 것은  다 혹은 차라고 다르게 발음하지만,  한자로 쓸 때는 둘 다 茶 라고 쓴다는 것입니다.  설날과 추석에 아침에 올리는 제사를 차례라고 하는데 차례를 차를 제사에 올린 것에서 유래합니다.

 

인도네시아인에게 차는 전통적으로 커피 보다 중요한 음료수입니다.

시골의 와룽에 가면, 예전 한국의 중화반점에서 엽차를 내놓듯이 일단 차 한잔을 내놓고 주문을 받습니다.

(갑자기 예전 중국집에서 주던 엽차잔이 그리워 지네요, 빗살무늬가 들어간 묵직한 엽차잔. 아버지가 특별한 날 사주시던 짜장면을 먹기 전 연탄 난로위에서 끓던 주전자에서 따라 주던 그 엽차 한잔과 그 옆차를 담은 묵직한 그 엽차잔)

 

우리가 인도네시아인의 집에 방문 할 때, 잊지 말아야 할 예의는 주인이 주는 다과를 거절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남의 집에 가면 하다 못해 물이라도 한잔 얻어 마시고 나와야 집주인이 부끄러워 하지 않습니다. 혹시라도 인도네시아인의 집에 가시거든 하다못해 냉수라도 한잔 얻어 마시고 나오셔야 실례가 안됩니다.

 

다시 차 얘기로 돌아와서, 가끔 이들이 마시는 차를 보면 좀 경악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호프집의 맥주잔만큼이나 큰잔에 마시는 Es Teh Manis는 과연 이것이 사람이 마시는 차인지 아니면 개미를 꼬드기기 위한 미끼인지 구분이 안갈 만큼 엄청난 설탕을 퍼 넣습니다.

바닥에 설탕이 녹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을만큼 설탕을 달달하게 넣고 마시는 이러한 취향은 시골로 갈수록 더 한 것 같습니다.

어릴적 컬러TV가 막 보급되던 시절, 미원의 광고 처럼 ‘적게 쓰면 맛이 나나 맛이…’ 이런 정신으로 설탕을 씹어 먹으라고 주는 건지 마시라고 주는 건지 못 알아 볼 만큼 넣어 주는 달달한 이들의 차 한잔

 

기회가 되시면 KFC나 맥도날드에서 이들의 주문을 한번 지켜 보십시오. 셋트 메뉴를 주문할 때 보통은 콜라나 사이다 보다는 병에 든 떼 보톨을 곁들여 먹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자극적인 탄산음료 보다는 달달한 병에 든 홍차를 더 즐기는 이들은 어쩌면 이들의 성격만큼이나 자극에 반응하는 것이 좀 느긋한것 아닌가 싶습니다.

이들의 식문화를 보면서 참 이들의 성격만큼이나 재밌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주 뜨거운 것도 아주 차가운 것도 별로 안좋아하고 뜨뜻미지근하게 불분명한 성격 .

 

세계시장에서 인도네시아의 차는 아직 커피만큼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인디아,스리랑카,중국, 케냐가 세계시장을 지배하고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은 그뒤을 따르는 그웁에  속합니다. 한국은? 세계 차 시장에서 품질에서나 물량에서 명함도 못 내밉니다.

인도네시아의 차 산업은 과거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 커피와 함께 동인도회사의 주요 취급품이었습니다. 영국인이 인디아의 아삼지방에서 재배를 시작한 후 그 차 나무를 얻어와 인도네시아의 차재배가 시작된 차는 현재 세계 차 수출국 중 10위권 안에 들 정도로 큽니다.

중국은 차를 가장 많이 생산하고 2위 스리랑카의 7배 가까운 차를 생산하지만 정작 수출은 스리랑카에 못 미칩니다. 재배도 많이 하지만 마시기도 엄청나게 마시는 나라니까요.

여기서 잠깐 화교와 교류가 많은 분들을 위한 팁 한가지

인니의 화교는 상당수가 복주출신입니다. 한국의 화교가 산동성에서 건너 온 것에 반해,

싱기포르와 말레이 화교는 복주출신이 주류를 이룹니다. 

우롱차 계열의 차를 주로 마십니다. 물론 젊은층은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점점 늘지만 어느정도 사회적 지위가 있고, 또 벼락부자가 된 졸부가 아니라면 차는 여전히 중요한 사교의 수단입니다.

차는 보통 집주인 끓여서 대접합니다. 주방에서 끓여 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손님 앞에서 찻물을 끓이고 찻잔과 주전자를 데워서 손님에게 접대 합니다.

아랫사람을 시키지 않고 자신이 손님을 위해 준비하는 만큼 이는 주인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면 주인은 더 좋아 합니다.

잔은 손님 앞에 놓고 첨잔을 하며, 잔에 차를 따를 때 잔을 드는 것은 예의가 아닙니다. 술잔이 아니니까요. 잔을 다 따를 때까지 찻잔에는 손을 대지 않고 주전자가 바닥에 내려지면 잔을 들어 마십니다.

감사의 뜻으로 고개를 숙여도 되지만 보통은 보통은 테이블을 손가락(중지)으로 두번 정도 두드립니다. 손은 자신의 몸을 중지는 머리를 의미하며 머리를 땅에 조아려 감사를 표시함을 상징합니다.

첨잔을 하므로 다 마시기전에 또 따라주기를 반복합니다.

 

물론 이런 차의 예절은 자카르타 이외의 화교밀집 지역일 수록 더 강하게 남아 있고, 특히 메단쪽 화교들은 차 예절에 많은 신경을 씁니다.

음식은 하나의 문화이고 기억이고 아련한 그림움입니다.

우리가 어릴적 먹은 짜장면 맛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의 추억을 기억합니다.

지금이야 짜장면을 먹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하겠습니까만은 어릴적 한국에서 짜장면은 시험에서 100점을 맞아올 때나 사주시던 음식이고, 아버지가 명절 떡값을 받아야 사 줄 수 있던 것이 전기구이 통닭이었었습니다.

 

우리는 과연 미지근 한 인도네시아 홍차에 어떤 추억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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