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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울지마! 톤즈, 그 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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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117.246) 작성일12-07-15 22:15 조회5,07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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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에 학교 짓게 도와주세요”

울지마 톤즈! 우리가 있잖아
이태석 신부 잇는 두 사제, 원선오 신부와 공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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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선오 신부(오른쪽)와 공 수사. 

“너무 많은 아이들이 거리에서 떠돌고 있어요. 학교를 못 가니까 거리로 나가고, 길 위에서 성폭행 당하고, 소녀들이 길 위에서 아이를 낳고….”

한국과 수단에서 평생 사랑과 헌신의 삶을 살아오는 동안, 이탈리아 출신 신부(神父)와 수사(修士)의 머리카락은 눈부신 은발로 변했다. 수많은 아름다운 한국 성가곡의 작곡자로 유명한 원선오(84·이탈리아명 빈첸시오 도나티) 신부, 그리고 영화 ‘울지마 톤즈’에서 “왜 늙은 내가 아니라 이태석 신부를 먼저 데려가셨느냐”며 눈물 흘리는 모습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공(73·지아코모 코미노) 수사. 고(故) 이태석 신부와 같이 살레시오회 소속인 두 사람은 “이태석 신부의 뜻을 이어, 남수단에 초등학교 100개를 세울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 5월 초 한국에 온 원 신부와 공 수사를 최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돈보스꼬 청소년센터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5월 29일까지 머물면서 전국 각지를 방문해 살레시오회의 ‘남수단 초등학교 100곳 건립 계획’을 널리 알릴 작정이다. 지난해 남(南)수단이 분리독립하면서 현지엔 크고 작은 전투와 정정 불안이 끊이지 않지만, 원 신부와 공 수사는 이전과 똑같이 버려진 아이들을 섬기고 아픈 사람들을 돌보며 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 수단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일본에서 활동하던 원 신부는 1964년에 한국으로 건너와 1981년까지 광주광역시 살레시오고교에서 일했다. “무엇을 가르치셨느냐”고 묻자 그는 “아무것도 가르치 않았다”고 답했다. “저는 그저 그들과 머물고 그들과 함께 살았을 뿐이에요. 살레시오회의 창립자 돈 보스코가 우리에게 유산으로 남겨준 신비지요. 아이들을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살아갈 때, 그 아이들이 정직하고 훌륭한 시민이 되고, 아름다운 가정을 가꾸고, 사회를 생각할 줄 아는 훌륭한 사람으로 자라나는 신비.” 

한국과 수단에 평생을 바친 두 이탈리아인

한국을 떠난 뒤 케냐를 거쳐 수단에서 20여년간 일해온 원 신부는 이번 한국 방문이 17년 만이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모습은 지금의 수단과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이번에 보니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달라졌네요.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놀랍게 발전했지만, 사람들은 옛날처럼 소박합니다.”

원 신부는 요즘 주로 북(北)수단 엘오베이드에서 다르푸르 난민 아이들을 돌본다. 수단 다르푸르는 2003년 목초지와 수자원을 둘러싸고 현지 부족들과 정부의 비호를 받는 아랍계 민병대가 충돌하면서 20만명 이상이 숨지고 250만명 이상이 난민이 된 지역. 살해와 성폭행 위협을 피해 고향을 등진 난민들은 해외 구호단체의 지원 등에 의존해 근근이 살아간다. 원 신부는 살레시오회가 이곳에 세운 기숙사형 공업학교에서 400명 이상의 아이들을 돌본다. 

공 수사는 스물한 살인 1960년 한국에 왔다. 광주와 서울 신길동의 살레시오회 수도원에서 아이들을 거둬 돌보고 공작기계인 선반(旋盤) 전문 기술을 가르쳤다. 선반기술을 갖고 있는 공 수사는 처음엔 이탈리아 성(姓) ‘코미노’의 맨 앞 발음을 따서 ‘고 수사’로 하려 했다가, 다른 고 수사와 헛갈릴까봐 ‘공 수사’로 이름을 지었다. 그는 “나중에 한국에선 기술자를 낮춰 부르는 ‘공돌이’라는 말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공’씨인 내 성(姓)을 더 좋아하게 됐다”고 했다. 공 수사는 한국에서 32년을 보낸 뒤 1992년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더 많은’ 북(北)수단으로 건너가 다시 20년간 아이들에게 기술을 가르치며 헌신해 왔다.

“톤즈는 여전히 이태석 신부를 기억해요”

이태석 신부가 중학교와 병원을 세우고 청년 교육을 하며 헌신했던 남수단의 톤즈는 상황이 많이 호전됐다. 이 신부는 완성을 보지 못하고 선종(善終)했지만, 1년 반 전쯤 최대 95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고등학교도 세워졌다. 특히 이 신부 생전에 만들어진 한국 남수단어린이장학회의 후원이 큰 역할을 했다. 공 수사는 “이태석 신부는 성서의 말씀 그대로 땅에 떨어져 썩어서 많은 열매를 맺은 한 알의 밀알과 같았다”고 했다. “아직도 톤즈에선 아무에게나 물어봐도 ‘쫄리 신부님(현지인들이 이태석 신부를 부른 이름)’을 잘 기억하고 있어요.”

하지만 수단 전체를 놓고 볼 때 상황은 여전히 열악하다. 원 신부는 “과거에 수단은 가난해도 모두가 먹을 수는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가난할 뿐 아니라 먹지도 못한다”고 했다. “도시에 가면 빌딩은 높이 올라가고 비행기가 외국을 날아다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굶주려 죽어가고 있습니다. 강대국들은 수단에 와서 하나를 주고 열 개를 가져갔어요.”

공 수사는 “북수단 이슬람 정권은 남수단 분리 독립 이후 강력한 샤리아(이슬람 율법) 통치를 하겠다며 사회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북수단에서 천주교 신부와 수사들이 어떻게 활동해야 할지, 우리도 상황을 지켜보며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아직 종교에 관한 한 자유가 남아있는 북수단의 살레시오 학교에서도 교사의 일거수일투족을 비밀종교경찰에게 일러바치는 아이들이 생겨난다. 매일 웃으며 인사를 주고받던 식당 아주머니가 나중에 비밀경찰의 끄나풀로 밝혀진 일도 있다.

끝없이 이어지는 전쟁과 기아(饑餓)

요즘 북수단에는 대부분 무슬림만 남았다. 일자리와 먹을 것을 찾아 북수단으로 왔던 남수단 출신 사람 100만여명이 자유를 찾아 태어난 고향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수단으로 돌아왔어도 좌절과 실망을 겪긴 마찬가지다. 60여개나 되는 부족 간의 다툼도 여전하고, 남북 수단의 접경 지역에 유전지대가 있어 크고 작은 전투도 끊이질 않는다. 공 수사는 “남수단에 돌아온 사람들이 생활 터전을 잡지 못하면서 마치 난민처럼 살아가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일부 가진 돈이 있는 사람들은 자유를 버리고 다시 일자리를 찾아 북수단으로 돌아가기도 한다”고 했다.

아이들 교육도 문제다. 북수단에서는 아랍어가 공용어인 탓에, 북수단에서 자란 아이들은 이미 남수단의 자기 부족 언어를 잊어버렸다. 원 신부는 “지금 남쪽 수단의 공용어는 영어지만, 실제로 영어로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부족끼리도 언어가 달라 의사 소통이 안되는 경우가 많아요. 이제야 초등학교에서 영어 교육이 시작됐기 때문에 앞으로 남수단 사람들이 서로 의사소통을 하는 데만 10년 이상 걸릴 겁니다.”

“이태석 신부의 뜻을 이어”

그래서 남수단 지역에 초등학교 건물을 짓는 일은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하다. 수도인 주바에서조차 20년 넘는 전쟁과 지역 차별로 제대로 된 학교나 병원을 찾아보기 힘들 지경이다. 

공 수사는 “한국에선 아이들이 학교에 책가방을 메고 가지만, 수단에선 넓적한 돌을 들고 간다”고도 했다. 넓적한 돌은 아무것도 없는 흙바닥에 놓고 앉는 의자가 된다. 하지만 나무 밑에 차려지는 ‘야외 학교’는 5월부터 11월까지 계속되는 우기(雨期)에는아이들을 가르치는 역할을 제대로 하기 힘들다. 지붕도 건물도 없는 학교에선 일단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면 수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학교 한 곳 짓는 데는 통상 5만유로(약 7400만원) 정도가 든다.

원 신부는 “사랑은 좋은 것이지만 사랑만으로는 아프리카를 바꿀 수 없다. 구체적인 물질적 도움, 망설이지 않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늘이 없다면 내일도 없어요. 사회의 진보란 것도 없어요. 100개의 학교를 짓는 것은 수단 땅에 ‘오늘’을 만드는 첫걸음입니다.” endmark.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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