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낙서장~ > "요강" 이야기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616)
  • 최신글

LOGIN

1.궁금한 사항은 "궁금해요" 게시판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단순 내용 펌은 삭제 처리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일상 | "요강" 이야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28.23) 작성일13-03-01 21:49 조회3,885회 댓글1건
  • 검색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www.indoweb.org/303450

본문

 

"요강" 이야기


사기요강


한 밤중에 윗목 방구석에 놓인 요강에 시원하게 방뇨하던 기억은 나이 지긋한 사람들은 다 있을 것이다.
그나마 요강이 없었다면 요즈음 같이 집안에 화장실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자다말고 소변이 마려워 뒷간 까지 가려면 깜깜하기도 하고, 겨울이면 춥기도 할 뿐더러 무섭기도 하고, 귀찮기도 한데...

지금 생각하니 요강이란게 있어 조상님들의 지혜가 참으로 훌륭했었음을 느끼게 된다. 마당에 함박눈이 쌓이던 그 춥고 긴 겨울밤이면 더욱 요긴한게 요강이었다.





이동용 실내변기로서의 가치가 대단했다.
요즘이야 오강인지 요강인지 조차 모르며 살지만 1970년대 까지만 해도 시집갈 때 놋 요강이 빠지면 ‘반쪽 혼수’ 라며 실쭉거릴 정도로 요긴한 혼수였다. 혼인 해 신행길 각시의 가마속에 으레 자리잡고 있던것도 바로 요강이었다. 친정어머니가 몰래 요강속에 앉혀 둔 목화씨는 참으로 그윽한 모정의 징표다.

가마탄 색시가 밖에는 가마꾼들이 있는데 좔좔 소리내며 오줌을 눌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요강속의 목화씨는 그 소리를 죽이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옛말에 뒷간과 처갓집은 멀리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안방에 몰래 큼지막한 질그릇 하나 숨겨들어와 밤새 뒷간 드나드는 수고를 덜었으니, 이 얼마나 은근하고 천연덕스러운 지혜인가?
요강만큼 우리 삶의 흔적을 많이 함축한 것도 흔치 않다.

염치가 중했던 지라 낮에는 딴전 부리듯 마루 한쪽에 엎어두지만 저녁의 부엌일 마친 어머니는 요강단지를 방구석에 들여놔야 비로소 일과가 끝난다. 바로 뼈빠지는 노동의 끝에 요강이 있었던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요강이야 말로 가장 솔직하고 그래서 더욱 인간적인 가정의 필수품이다.자식들과 부모의 것이 뒤섞여 농작물의 거름이 되고, 오줌을 받아내는 요강이
야 말로 우리가 자랑하는 가족애의 시작과 끝이다.

깜깜한 밤 고의춤을 비집고 요강단지를 달랑 드시는 아버지, 궁둥이 까고 앉는 어머니의 '좔좔' 소리가 애들에게는 꿈결에 듣는 소리지만 거기에는 격식없는 진솔한 믿음과 신뢰가 배어있는 혈육의 호패가 됐던 것이다.

옛날 양반들 유기에 백자·청자는 물론 오동나무통에 옻칠까지 해서 썼는가 하면 전담 머슴까지 뒀다지만 지린 오줌 누기는 매한가지였으니 양반상놈이 따로 없는 게 바로 요강이다.

그런 요강이 사라지고, 이제는 화장실이 가장 가까이에 있는게 현대식이 됐다. 하나, 두개, 심지어는 세개 있는 집도 있어 요강을 부실(딱는) 일도, 오줌 버릴일도 없다. 참으로 좋은 시대에 살고 있다.



[옛날 요강 종류들]


알루미늄 요강


놋요강


사기 요강


사기 요강


사기 요강


옹기 요강


플라스틱 요강


플라스틱 요강


옹기 요강


오지 요강


사기 요강


가마 요강


가마 요강 모음


옹기 가마 요강


명기 요강

조선시대 전기, 무덤에 묻어 주었던 작은 명기 요강이다.
일상의 그릇들도 이 같이 소꿉장난 도구처럼 껴묻거리로
무덤에 넣어준 뜻은 저승에 가서도
현세와 같은 삶을 누리라는 애뜻한 정성인 것이다.
좋아요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 검색
  • 목록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 Total 6,241건 82 페이지
  • RSS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973 기타 물 3ℓ씩 한달 마셨더니…비포 & 애프터 ‘충격’ 댓글2 첨부파일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1-01 3719
3972 일상 이런 여자는 남자를 고생시킨다 ! 댓글4 블록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4-09 7501
3971 기타 두드러기 치료법 가르처 주세요 댓글2 짠돌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5-11 4540
3970 답변글 일상 정말 하실말씀들이 많을거라 생각됩니다. 댓글3 열공모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5-19 8147
3969 기타 대머리 걱정인분들 댓글6 김재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1-27 3946
3968 일상 인니은행 한국은행 댓글5 주피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6-16 8137
3967 유머 손오공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0-31 2938
3966 일상 삼년삼개월쨰 살면서.. 댓글5 해인아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9-19 5975
3965 유머 여자친구랑 잠자다가, 야릇한 꿈을 꿨습니다. 댓글1 derk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0-25 4787
3964 일상 777인증샷입니다. 댓글2 첨부파일 junoodadd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8-21 5665
3963 유머 답답해 죽겠다 댓글3 아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1-19 2837
3962 일상 군필자는 이거 보면 눈물을 흘립니다. 흑흑.. 댓글3 derk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8-27 4284
3961 유머 여자를 위해 모든걸 포기할수 있는 남자 댓글1 derk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2-28 3834
3960 일상 인터넷 때문에 미치겠습니다. 댓글10 레디오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9-19 6931
3959 유머 세상에서 가장 처절하게 일하는 사람 ㅠ ㅠ 댓글1 derk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3-07 3467
3958 일상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보고 북한이 한 말.. 댓글2 seawolf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10-14 5516
3957 유머 여친이랑 헤어졌는데;; 별로 안좋아해서 데미지가 없음~ 댓글1 derk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4-01 3868
3956 일상 꿩대신 닭(?) (사진수정) 한겨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11-18 5226
3955 유머 99세 댓글1 에이츠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4-27 2738
3954 일상 대사관 관계자님께- 꼼빠스신문 동해잘못 표기 댓글4 한겨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12-02 5193
3953 유머 읽고 잠시 ...생각해보세요 댓글3 단골손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6-05 2718
3952 일상 문득 권력이 좋긴좋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한겨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12-23 4958
3951 유머 어떤 아낙네가 쓴 무서븐 글 댓글1 MARIJ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7-14 3213
3950 답변글 일상 바크리 하니 관련된 Gossip이 문득 생각나서리..ㅋㅋ 댓글1 seawolf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1-20 6656
3949 유머 궁금증 첨부파일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7-31 3569
3948 답변글 일상 택시의 부당요금 요구와 미터기 조작에 대해... 댓글2 Lewi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1-30 7529
3947 유머 이런 사람과 만나세요 댓글1 뇽뇽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8-16 2925
3946 유머 밥상도 퀵서비스 시대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9-11 3374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