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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 거스름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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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CLASH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145.68) 작성일10-09-22 11:21 조회6,127회 댓글1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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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스름 돈


 
“여보, 오늘 저녁에는 누룽지도 끓이지“

남편의 말을 들으며, 눌려놓은 밥에 물을 부으려는데

문득 십 년도 넘게 지난 옛일이 떠올랐습니다.

집이 시골이었던 저는 고등학교 삼 년 내내 자취를 했습니다.

월말 쯤, 집에서 보내 준 돈이 떨어지면,

라면으로 저녁을 해결하곤 했어요.





그러다 지겨우면, 학교 앞 ‘밥할매집‘에서 밥을 사 먹었죠.

밥할매집에는 언제나 시커먼 가마솥에 누룽지가

부글부글 끓고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어요.

“오늘도 밥을 태워 누룽지가 많네. 배가 안 차면 실컷 퍼다 먹거래이.

이 놈의 밥은 왜 이리도 타누.

저는 늘 친구와 밥 한 공기를 달랑 시켜놓고,

누룽지 두 그릇을 거뜬히 비웠어요.





그런데, 하루는 깜짝 놀랐습니다.

할머니가 너무 늙으신 탓인지,

거스름돈을 원래 드린 돈보다 더 많이 내 주시는 거였어요.




'돈도 없는데 잘 됐다. 이번 한 번만 그냥 눈감고 넘어가는 거야.

할머니는 나보다 돈이 많으니까...'





그렇게 한 번 두 번을 미루고, 할머니의 서툰 셈이 계속되자

저 역시 당연한 것처럼 주머니에 잔돈을 받아 넣게 되었습니다.




그러기를 몇 달, 어느 날 밥할매 집엔
셔터가 내려졌고,

내려진 셔터는 좀처럼 올라가지 않았어요.

며칠 후 조회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이 심각한 얼굴로 단상에 오르시더니,

단호한 목소리로 말씀하셨어요.





“모두 눈 감어라.

학교 앞 밥할매 집에서 음식 먹고,

거스름돈 잘못 받은 사람 손 들!
어라.“





순간 나는 뜨끔했어요.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다 부스럭거리며 손을 들었습니다.





“많기도 많다. 반이 훨씬 넘네.“

선생님은 침울한 목소리로 말씀하셨죠.




“밥할매집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할머니께서 아들에게 남기신 유언장에 의하면

할머니 전 재산을 학교 장학금?
?쓰시겠다고 하셨단다.

그리고...“

선생님은 잠시 뜸을 들이셨어요.





“그 아들한테 들은 얘긴데,

거스름돈은 자취를 하거나 돈이 없어 보이는 학생들에게

일부러 더 주셨다더라.





그리고... 새벽부터 일어나 그날 끓일 누룽지를 위해

밥을 일부러 태우셨다는구나.






그래야 애들이 마음 편히 먹는다고..."

그날 학교를 마치고 나오는데,

유난히 '밥할매 집'이라는 간판이 크게 들어왔어요.





나는 굳게 닫힌 셔터 앞에서 엉엉 울고 말았습니다.

“할머니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할머니가 만드신 누룽지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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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천상여자님의 댓글

천상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18.♡.129.113 작성일

좋은글 잘 봤습니다
배푸는것에는 분별심이 없다더군요
그냥 마음가는대로 성심성의껏.....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동그라미님의 댓글

동그라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222.♡.64.132 작성일

심금을 울리는 좋은 글 감사해요.
숙연해 지네요.
모두들 할매처럼 살아간다면 정말 아름다운 세상이 될꺼예요.
닯고 싶네요...

산지골님의 댓글

산지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25.♡.240.224 작성일

가슴을 울리는 좋은글입니다.

조금이라도 배푸는 삶 되도록 노력하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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