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 김현승 - 아버지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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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53.120) 작성일08-12-11 14:49 조회5,561회 댓글2건본문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 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 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 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 아버지의
동포(同胞)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英雄)이 될 수도 있지만…….
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던 사람도
술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 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한 피로…….
(시집 <절대 고독>,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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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lde2560님의 댓글
lde256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211.♡.32.157 작성일이 시 많이 들었는데 다시 봐도 감동적이네요
다움님의 댓글
다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18.♡.53.120 작성일
IMF때 김정현의 소설 아버지가 엄청 읽혔는데...
요샌 모건설사 CF에 들어가면서 이 시가 많이 읽힌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