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낙서장~ > "요강" 이야기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742)
  • 최신글

LOGIN

1.궁금한 사항은 "궁금해요" 게시판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단순 내용 펌은 삭제 처리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일상 | "요강" 이야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28.23) 작성일13-03-01 21:49 조회3,914회 댓글1건
  • 검색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www.indoweb.org/303450

본문

 

"요강" 이야기


사기요강


한 밤중에 윗목 방구석에 놓인 요강에 시원하게 방뇨하던 기억은 나이 지긋한 사람들은 다 있을 것이다.
그나마 요강이 없었다면 요즈음 같이 집안에 화장실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자다말고 소변이 마려워 뒷간 까지 가려면 깜깜하기도 하고, 겨울이면 춥기도 할 뿐더러 무섭기도 하고, 귀찮기도 한데...

지금 생각하니 요강이란게 있어 조상님들의 지혜가 참으로 훌륭했었음을 느끼게 된다. 마당에 함박눈이 쌓이던 그 춥고 긴 겨울밤이면 더욱 요긴한게 요강이었다.





이동용 실내변기로서의 가치가 대단했다.
요즘이야 오강인지 요강인지 조차 모르며 살지만 1970년대 까지만 해도 시집갈 때 놋 요강이 빠지면 ‘반쪽 혼수’ 라며 실쭉거릴 정도로 요긴한 혼수였다. 혼인 해 신행길 각시의 가마속에 으레 자리잡고 있던것도 바로 요강이었다. 친정어머니가 몰래 요강속에 앉혀 둔 목화씨는 참으로 그윽한 모정의 징표다.

가마탄 색시가 밖에는 가마꾼들이 있는데 좔좔 소리내며 오줌을 눌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요강속의 목화씨는 그 소리를 죽이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옛말에 뒷간과 처갓집은 멀리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안방에 몰래 큼지막한 질그릇 하나 숨겨들어와 밤새 뒷간 드나드는 수고를 덜었으니, 이 얼마나 은근하고 천연덕스러운 지혜인가?
요강만큼 우리 삶의 흔적을 많이 함축한 것도 흔치 않다.

염치가 중했던 지라 낮에는 딴전 부리듯 마루 한쪽에 엎어두지만 저녁의 부엌일 마친 어머니는 요강단지를 방구석에 들여놔야 비로소 일과가 끝난다. 바로 뼈빠지는 노동의 끝에 요강이 있었던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요강이야 말로 가장 솔직하고 그래서 더욱 인간적인 가정의 필수품이다.자식들과 부모의 것이 뒤섞여 농작물의 거름이 되고, 오줌을 받아내는 요강이
야 말로 우리가 자랑하는 가족애의 시작과 끝이다.

깜깜한 밤 고의춤을 비집고 요강단지를 달랑 드시는 아버지, 궁둥이 까고 앉는 어머니의 '좔좔' 소리가 애들에게는 꿈결에 듣는 소리지만 거기에는 격식없는 진솔한 믿음과 신뢰가 배어있는 혈육의 호패가 됐던 것이다.

옛날 양반들 유기에 백자·청자는 물론 오동나무통에 옻칠까지 해서 썼는가 하면 전담 머슴까지 뒀다지만 지린 오줌 누기는 매한가지였으니 양반상놈이 따로 없는 게 바로 요강이다.

그런 요강이 사라지고, 이제는 화장실이 가장 가까이에 있는게 현대식이 됐다. 하나, 두개, 심지어는 세개 있는 집도 있어 요강을 부실(딱는) 일도, 오줌 버릴일도 없다. 참으로 좋은 시대에 살고 있다.



[옛날 요강 종류들]


알루미늄 요강


놋요강


사기 요강


사기 요강


사기 요강


옹기 요강


플라스틱 요강


플라스틱 요강


옹기 요강


오지 요강


사기 요강


가마 요강


가마 요강 모음


옹기 가마 요강


명기 요강

조선시대 전기, 무덤에 묻어 주었던 작은 명기 요강이다.
일상의 그릇들도 이 같이 소꿉장난 도구처럼 껴묻거리로
무덤에 넣어준 뜻은 저승에 가서도
현세와 같은 삶을 누리라는 애뜻한 정성인 것이다.
좋아요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 검색
  • 목록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 Total 6,243건 75 페이지
  • RSS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4171 일상 낚시 고수와 댓글6 인니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4-02 3913
4170 일상 혹시 웨이크 보드를 즐기시거나 웨이크보드에 관심있으신 분들 계신가요?… WinD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9-02 3915
4169 일상 집과 살림 일체를 한꺼번에 넘길수 있을까요? 댓글1 시나브로74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9-05 3915
열람중 일상 "요강" 이야기 댓글1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3-01 3915
4167 유머 갤럭시 (S 보이스)와 아이폰 (시리)의 차이 댓글1 열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3-02 3916
4166 유머 어느 고등학생의 투신 자살 댓글1 derk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7-20 3916
4165 일상 북한 인권유린을 외면하지 말라 댓글7 스마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6-07 3916
4164 감동 대단한 중국위조술 댓글6 왕바두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5-31 3916
4163 일상 오늘은 4.19 입니다 첨부파일 고구마구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4-19 3917
4162 기타 정육식당 체인점 모집 인도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9-07 3917
4161 유머 (PH0T0 dra'ma) 여자를 꼬시기위한 네남자의 몸부림 derk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0-02 3920
4160 일상 Perfect timing! 댓글1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0-14 3922
4159 일상 너무나 감동적이네요.. 댓글12 순진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1-11 3922
4158 푸념 Telkom speedy 인터넷 정말 이대로 당하기만 해야 하나요? 댓글2 swan1125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3-19 3923
4157 기타 한국 평창동계 올림픽 생중계 볼 수 있는 곳 바커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2-18 3924
4156 유머 샴푸 고르는 방법 댓글1 아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1-16 3924
4155 일상 BLOOMBERG 선정 가장 혁신적인 국가 1 냠냠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1-23 3925
4154 답변글 일상 갈비찜 만들어보고싶어요~ 댓글2 투덜이스머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7-12 3927
4153 일상 평창, 모두의 꿈이 이루어지길 댓글1 ILOVEKOREA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04 3927
4152 일상 관심분야 - 창업아이템(3d프린터 #2) kumisyo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2-18 3929
4151 유머 여자 킬러에게 여자 꼬시는 법 배우기 derk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4-10 3930
4150 일상 자동차 GPS 판매사에 대한 궁금증! 댓글2 인도네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0-11 3931
4149 일상 SBS 스페셜 유머 1부 수만번 세상을 미소짓게 하는 힘 풀하우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7-22 3931
4148 일상 좋아요4 북한 첫경험 (思山 이태복) 댓글5 모나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1-03 3933
4147 일상 질문있습니다! 댓글1 쿨가이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8-28 3934
4146 유머 우유를 쏟았는데, 친구가 ㅎㄷㄷ derk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5-23 3934
4145 유머 여자친구한테 차인뒤, 미쳐가는 남자입니다. derk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2-20 3935
4144 유머 컬투쇼 레전드 사연 - 치질수술 중 의사와 간호사의 대화. ㅋㅋ hli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2-23 3937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