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복行

편도행 비행기 표를 끊는데

 

눈곱만큼도 안 빼주는 인정머리

 

이번엔 참기로 했다

 

편도행 비행기에 오른다는 것은 어쩌면

 

사랑하는 이들이

 

서로의 긴 외로움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순진한 항거일 것이다

 

오천 정씨, 내 어머니도 그랬으리라

 

바다 보다 더 푸른 청도(淸道)가 있다는

 

띠동갑 사내의 말을 덥석 잡고는

 

낭만적 오천 바다를 끝내 등지고 말았으니

 

당신 무청 잘래내는 솜씨가 남 다른

 

그 속내를 알 듯도 한데, 이제는

 

 

불편한 의자만큼이나 불편한 남의 국적기

 

그래도 공짜 맥주며, 다국적 요리의 향연 덕에

 

순진한 내 편도 여행도 곧 잠들었다

 

한 시간 늦은 꿈도 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