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낙서장~ > 물탱크속 남매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1127)
  • 최신글

LOGIN

1.궁금한 사항은 "궁금해요" 게시판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단순 내용 펌은 삭제 처리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감동 | 물탱크속 남매

페이지 정보

작성자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107.83) 작성일13-09-05 15:07 조회5,103회 댓글11건
  • 검색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www.indoweb.org/331448

본문


“누나, 그냥 나 내려줘. 이러다 누나 죽으면 안 되잖아.”

11일 오후 7시 20분경 오물이 둥둥 떠다니는 얼음장 같은 물속에서 남동생 허건 군(9)이 누나 허민 양(11)에게 이렇게 말했다. 민이는 건이가 물에 잠기지 않게 까치발을 한 채 20분째 업고 있었다. 두 남매가 빠진 7m 깊이의 펌프장은 깊은 우물 속처럼 어둡고 고요했다. 수심은 130cm. 키 153cm인 누나는 목까지만 물이 차올랐지만 140cm인 동생은 업히지 않으면 숨을 쉴 수 없었다.

누나는 7m 위의 허공을 향해 “살려주세요”라고 고함을 쳤다. 하지만 아무 대답이 없었다. 누나는 등에 업힌 동생에게 “어른들이 구해줄 거야”라며 안심시켰지만 추위와 공포에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동생과 함께 아래로 추락할 때 어깨와 허벅지를 심하게 부딪쳐 통증이 느껴졌다. 하지만 등에 업혀 있는 동생이 흘러내릴까 봐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남매가 서울 강북구 송중동에 있는 빗물 체류지 펌프장 아래로 추락한 건 이날 오후 7시경. 남매는 근처 공부방에서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가던 길이었다. 건이는 펌프장 위를 덮고 있던 가로 2m, 세로 60cm 철판 위에서 초등학생 7명이 뛰는 소리를 듣고 발길을 옮겼다. 1m 높이의 울타리가 있었지만 작은 구멍 아래로 들어갔다. 건이는 아이들이 떠나자마자 그 위로 올라가 똑같이 뛰었다. 민이는 1, 2분쯤 이 광경을 지켜보다 “집에 가자”며 동생의 손을 잡아끌었다. 그 순간 철판이 구부러지면서 건이가 아래로 떨어졌고 손을 잡고 있던 민이까지 빨려 들어갔다.

남매가 추락한 펌프장은 상습 침수지역이었던 송중동에 10여 년 전 설치된 시설이다. 비가 많이 오면 이곳에 물을 가뒀다가 그친 뒤 물을 퍼낸다. 최근 날이 가물어 이날은 다행히 수심이 1.3m밖에 되지 않았다. 물이 차 있을 때 빠지면 성인도 익사 위험이 높아 주변에 울타리가 쳐져 있지만 동네 아이들은 이 울타리를 넘어가 철판 위에서 자주 뛰어놀았다는 게 주민들의 전언이다. 경찰은 담당 공무원을 소환해 펌프장 주변 안전 관리를 제대로 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부상의 통증과 동생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정신이 혼미해지던 민이를 깨운 건 예닐곱 개의 손전등 불빛이었다. 민이의 목소리를 들은 중학생이 인근 공부방 교사에게 알려 주민들이 구조하기 위해 나온 것이다. 이들은 “정신 차리고 있어라. 소방관이 오고 있으니 걱정 마”라며 용기를 북돋웠다.

몇 분 뒤 남매에게 굵은 동아줄이 내려왔다. 주민들이 소방서에 신고한 지 약 10분 만이었다. 밧줄을 타고 주황색 제복을 입은 소방관이 내려오고 있었다. 소방관은 남매를 들어올려 벨트로 고정했다. 구의원과 동장 등 소식을 듣고 모인 주민 40여 명은 위에서 밧줄을 당겼다.

남매가 구출된 건 추락한 지 50분 만이었다. 민이 얼굴은 하얗게 질렸고 입술은 파랬다. 건이는 이마에서 피가 났다. 민이는 “떨어진 뒤 동생이 허우적거려 얼른 업어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다”며 “학교 갈 때도 동생을 항상 데리고 다니는데 많이 다치지 않아 정말 다행”이라고 했다. 동생이 오른쪽 어깨에 턱을 50분 동안이나 괴고 있었던 탓인지 12일 병실에서 만난 민이는 오른팔이 불편한 상태였다. 건이는 누나 곁을 떠나지 않으며 이렇게 말했다. “다시는 허락 없이 위험한 데 안 갈 거야. 누나, 사랑해.”

---
9살과 11살뿐이 안된 아이들이 어떻게 이런 생각과 행동을 하는지...
참으로 대견한 남매인것 같습니다.                                                             

                                                                                                                               --------------- 반기문
좋아요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까리타스님의 댓글

까리타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18.♡.70.162 작성일

맘이 벅차네요  뻐근 합니다.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왠지... 가족들에게 , 나을 챙겨주던 언니에게 안부 전화을 드려야 될것 같습니다.

  • 검색
  • 목록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 Total 6,244건 70 페이지
  • RSS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4312 일상 아내와 잘지내는 분은 복받은 분입니다 댓글13 곰둘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2-18 5074
4311 기타 찌부부르 모리아한국어 교실 학생을 모집합니다.(인도네시아인 대상) 인도네시아사랑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1-19 4531
4310 일상 서울메디칼 치과 예약문제 너무 일방적.... 댓글6 심플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1-03 7347
4309 일상 갤럭시 s2케이스를 선물하고 싶은데요.. 댓글4 알키노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1-12 4402
4308 일상 좋은친구 맥가이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5-26 3060
4307 일상 <kelapa garding>"king cross"에 대해서 알고싶어… 댓글4 타이거도시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1-30 15032
4306 노하우/팁 [한국조세신용협회]장기체납세금 해결해드립니다/무료상담가능! planet91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6-25 29711
4305 일상 히안한 법칙들 댓글1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1-24 3938
4304 기타 2020 재외국민 특례 입시 면접 기본 지침서 (1~4편 통합본) iik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8-10 5814
4303 일상 인터넷 속도 댓글7 나는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1-29 4803
4302 기타 블로그 글) 국제학교 IB 교육과정 완벽 정리 - 1,2,3편 합본 iik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1-19 7064
4301 일상 아나바다 홍보합니다 가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2-08 3269
4300 일상 제주 화순 해군기지 반대한 DJ 이유와 후회의 이유 댓글2 백수광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2-19 4032
4299 기타 미국 천재경제학자들이 날밤새며 한국기레기까는 이유 둥글레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2-07 4666
4298 일상 먼저 인간이 되자 디까르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3-03 3755
4297 일상 삼양라면 이야기 [펌] 댓글22 첨부파일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3-15 7569
4296 푸념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 61만명...인도 26만·브라질 7.4만·미… 감정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5-19 7744
4295 일상 씁쓸한 k2코리아의 노동자들 댓글2 SeribuNin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4-03 3763
4294 기타 알찬 여름방학을 위한 지침서 iik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6-29 12913
4293 일상 한국식당 사장님들 보세요 댓글19 해인아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4-15 7716
4292 노하우/팁 [차량관리 in 인도네시아] 신차 구매 요령 (도요타 기준) 기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9-23 6055
4291 일상 카풀을 찾습니다.(찔레곤 Matahari mall 출발) 댓글2 레몬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4-22 4901
4290 노하우/팁 인생 꿀팁모음 김성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0-18 13571
4289 일상 인도웹 관련... 댓글3 마스메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5-04 3827
4288 일상 UN SDGs 청소년미래정책포럼 수상자 보고서 gongma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2-14 9783
4287 답변글 일상 인도네시아어-한국어 스마트폰 사전 까무스데(Kamus Deh)를 만들… 베르나르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5-10 3505
4286 노하우/팁 [온라인 비교과]UN SDGs 청소년미래정책포럼 신청 마감 D-3 gongma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1-25 8219
4285 일상 돼지고기 꼭 잘 익혀드세요. 댓글6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5-21 5626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