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낙서장~ > 거스름 돈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705)
  • 최신글

LOGIN

1.궁금한 사항은 "궁금해요" 게시판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단순 내용 펌은 삭제 처리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감동 | 거스름 돈

페이지 정보

작성자 CLASH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145.68) 작성일10-09-22 11:21 조회6,046회 댓글10건
  • 검색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indoweb.org/love/bbs/tb.php/memo/31233

본문

  거스름 돈


 
“여보, 오늘 저녁에는 누룽지도 끓이지“

남편의 말을 들으며, 눌려놓은 밥에 물을 부으려는데

문득 십 년도 넘게 지난 옛일이 떠올랐습니다.

집이 시골이었던 저는 고등학교 삼 년 내내 자취를 했습니다.

월말 쯤, 집에서 보내 준 돈이 떨어지면,

라면으로 저녁을 해결하곤 했어요.





그러다 지겨우면, 학교 앞 ‘밥할매집‘에서 밥을 사 먹었죠.

밥할매집에는 언제나 시커먼 가마솥에 누룽지가

부글부글 끓고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어요.

“오늘도 밥을 태워 누룽지가 많네. 배가 안 차면 실컷 퍼다 먹거래이.

이 놈의 밥은 왜 이리도 타누.

저는 늘 친구와 밥 한 공기를 달랑 시켜놓고,

누룽지 두 그릇을 거뜬히 비웠어요.





그런데, 하루는 깜짝 놀랐습니다.

할머니가 너무 늙으신 탓인지,

거스름돈을 원래 드린 돈보다 더 많이 내 주시는 거였어요.




'돈도 없는데 잘 됐다. 이번 한 번만 그냥 눈감고 넘어가는 거야.

할머니는 나보다 돈이 많으니까...'





그렇게 한 번 두 번을 미루고, 할머니의 서툰 셈이 계속되자

저 역시 당연한 것처럼 주머니에 잔돈을 받아 넣게 되었습니다.




그러기를 몇 달, 어느 날 밥할매 집엔
셔터가 내려졌고,

내려진 셔터는 좀처럼 올라가지 않았어요.

며칠 후 조회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이 심각한 얼굴로 단상에 오르시더니,

단호한 목소리로 말씀하셨어요.





“모두 눈 감어라.

학교 앞 밥할매 집에서 음식 먹고,

거스름돈 잘못 받은 사람 손 들!
어라.“





순간 나는 뜨끔했어요.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다 부스럭거리며 손을 들었습니다.





“많기도 많다. 반이 훨씬 넘네.“

선생님은 침울한 목소리로 말씀하셨죠.




“밥할매집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할머니께서 아들에게 남기신 유언장에 의하면

할머니 전 재산을 학교 장학금?
?쓰시겠다고 하셨단다.

그리고...“

선생님은 잠시 뜸을 들이셨어요.





“그 아들한테 들은 얘긴데,

거스름돈은 자취를 하거나 돈이 없어 보이는 학생들에게

일부러 더 주셨다더라.





그리고... 새벽부터 일어나 그날 끓일 누룽지를 위해

밥을 일부러 태우셨다는구나.






그래야 애들이 마음 편히 먹는다고..."

그날 학교를 마치고 나오는데,

유난히 '밥할매 집'이라는 간판이 크게 들어왔어요.





나는 굳게 닫힌 셔터 앞에서 엉엉 울고 말았습니다.

“할머니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할머니가 만드신 누룽지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었어요.“
좋아요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천상여자님의 댓글

천상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18.♡.129.113 작성일

좋은글 잘 봤습니다
배푸는것에는 분별심이 없다더군요
그냥 마음가는대로 성심성의껏.....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동그라미님의 댓글

동그라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222.♡.64.132 작성일

심금을 울리는 좋은 글 감사해요.
숙연해 지네요.
모두들 할매처럼 살아간다면 정말 아름다운 세상이 될꺼예요.
닯고 싶네요...

산지골님의 댓글

산지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25.♡.240.224 작성일

가슴을 울리는 좋은글입니다.

조금이라도 배푸는 삶 되도록 노력하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검색
  • 목록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 Total 2,587건 7 페이지
  • RSS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419 일상 뭘 드시겠어요?? 댓글15 엔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0-18 5851
2418 일상 펌글) 재미 있습니다. 댓글4 여기인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0-08 4334
2417 감동 기가막힌 검사결과 댓글3 순진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0-05 5884
2416 일상 네팔 북한식당 "한국인 첩보활동".. 평양관도 ㅠㅠ, 조심하세요 하늘신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9-28 8827
2415 일상 김연아, 스티비원더에 세심한 배려 "역시 김연아" 댓글1 첨부파일 ILOVEKOREA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9-22 4848
2414 기타 치매는 노인의 삶을 파멸시킨다 댓글1 순진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9-17 4382
2413 감동 황혼에 슬픈 사랑이야기 ..... 댓글1 순진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9-09 6610
2412 일상 우리집 시추가 4마리의 강아지를...(분양 완료) 댓글11 굿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9-06 5751
2411 감동 마음의 힘에서 드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9-01 4614
2410 답변글 일상 현지 직원을 뽑을 때 조심하세요.. 생명에 위협을 느꼈습니다. 댓글9 Leopar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8-27 6856
2409 일상 바하사 인니어 개인교습 해드립니다. 댓글4 bluegu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8-16 6013
2408 일상 오늘도 한건 했넹.. 댓글3 Karl가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8-09 4448
2407 일상 단식이란 댓글2 FrizFrele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8-01 5752
2406 감동 56점짜리 인생 댓글1 푸른바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29 6610
2405 감동 어느 며느리의 고백 댓글1 뚱이아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26 5309
2404 일상 새로운 경험.. 댓글4 첨부파일 win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19 3912
2403 일상 나 여자인데 군대 가봤거든... 댓글10 SeribuNin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11 6297
2402 일상 23개월 장티푸스 예방접종 댓글3 곰순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08 6943
2401 감동 긁으면서 웃어 보세요 잔나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05 5391
2400 일상 인도네시아 여성과 결혼에 대하여 조언 부탁드려요 댓글11 jackpar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01 9960
2399 일상 풋살의 즐거움에 흠뻑 찌까랑C5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6-23 4738
2398 일상 북한 김태희로 유명했던 `평양랭면관` 연평도 이후 한국인 발길 끊겨 댓글6 Ngkro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6-21 8899
2397 감동 당신옆에 이런 사람있습니까 ? 댓글1 꿈꾸는다락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6-15 6001
2396 일상 부동산 업자 전화번호를 잃어버렸는데요. ;ㅁ; 댓글1 라이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6-03 4490
2395 감동 풀잎 위의 이슬도 무거우면 떨어지기 마련이다. 댓글3 CLASH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5-20 7016
2394 감동 축의금 만 삼천원 댓글5 CLASH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5-09 5907
2393 일상 포인트를 좀 주세요 댓글7 POSITIV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4-26 4498
2392 일상 한국 방문시 한국선불폰 구입~공항임대폰 절대 쓰지 마세요!! 댓글2 첨부파일 호도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4-15 9610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