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철이면 한국에는 새로운 열대 음료가 대대적인 광고와 함께 소개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열대 지방에서 살고 있는 우리 교민들이 잘 아는 파인애플, 망가, 두리안 등이 음료로 만들어져 판매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우리 교민들에게 조금은 생소한 듯한 과일이 대단한 인기를 누리는 것도 목격 하게 됩니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몇 년 전부터 한국에서 ‘구아바 주스’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는 과일이 그런 경우 입니다.
구아바 주스는 인도네시아에서 많이 있는 과일인 ‘부아 잠부 비지’가 그 재료 입니다.
우리 교민들에게 조금은 생소한 과일인 ‘부아 잠부 비지’가 한국에서는 구아바 주스라는 이름으로 대중적인 과일이 되어 있는 것 입니다.

녹색의 껍질과 홍색의 속살이 잘 조화된 과일, 부아 잠비 비지 ……

그 신비로움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부아 잠부 비지의 학명은 Psidium guajava입니다. 식물학적으로 계층 구조를 살펴보면 속씨식물문(Magnoliophyta), 쌍떡잎식물강(Magnoliopsida), 도금양목(Myrtales), 도금양과(Myrtaceae)에 속하는 식물입니다. 도금양과의 식물들은 3,000여 종이 있는데, 꽃의 각 부위들이 씨방 위로 올라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 시간에 공부한 부아 잠부 아이르가 이 과에 속해 있으며, 방부제나 방충제로 많이 쓰는 유칼립투스, 한약재로 널리 사용되며 반위, 소화불량, 급만성위염, 구토, 하리에 많이 쓰이고 있는 정향, 오랫동안 여성들을 위한 치료제와 천연화장품으로 쓰였던 은매화 등이 바로 이 도금양과에 속하는 식물군입니다.

인도네시아에는 대표적인 6종의 부아 잠부 비지를 만날 수 있는데, 잠부 비지 마니스(manis), 잠부 비지 수수(susu), 잠부 비지 들리마(delima), 잠부 비지 삐삣(pipit), 잠부 비지 쁘라와스(perawas), 잠부 비지 수꾼(sukun)이 그것입니다.

 부아 잠부 비지는 중앙 아메리카를 그 원산지로 하고 있습니다. 이후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여러 식민지 나라로 급속히 퍼져 나가면서 인도, 중국, 하와이등지로 유입되어 지금은 열대 및 아열대 기후를 가진 나라에서는 쉽게 접할 수 있는 과일이 되었습니다.

부아 잠부 비지는 각 나라마다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데, 보통 영어권 국가에서는 구아바(guava)라고 많이 불리며, 프랑스에서는 goyavier, 스페인에서는 guayabo, 괌에서는 abas, 말레이시아에서는 jambu batu, 그리고 멕시코나 중앙 아메리카의 원주민들은 pichi 또는 posh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부아 잠부 비지는 해발 1,200m에서 잘 자라며, 나무의 키는 12m정도 입니다. 과일은 작은 것은 2.5cm에서 큰 것은 10cm인 것도 있습니다. 나뭇잎은 광택이 나며 가죽같이 두껍고 단단해 보이며, 향기가 나서 예부터 아로마테라피에도 많이 쓰였다고 합니다.

부아 잠부 비지의 겉껍질은 초록빛을 띠고 있으며, 과육은 연한 분홍색 또는 붉은색입니다. 과육의 가운데에는 과일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는 씨가 많이 들어 있습니다. 과육은 즙이 많으며 달콤하며, 아주 약간은 매운 맛도 느낄 수 있습니다.

부아 잠부 비지를 한의학적으로 살펴보면 기미(氣味)가 한(寒) 무독(無毒)하고 감고신(甘苦辛)하며 삽(澁)합니다. 귀경으로는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 수양명대장경(手陽明大腸經) 수소음심경(手少陰心經), 족소음신경(足少陰腎經)으로 들어가 설기(泄氣)시키며, 행수(行水)하는 효능이 강하다고 하겠습니다.   

강한 한성(寒性)을 가지고 상초(上焦)로 들어가 설기(泄氣) 시키니, 해열(解熱)하고 청열(淸熱)하는 기능을 볼 수 있으며, 고미로 인하여 수소음심경(수소음심경)의 열을 풀어주니 족소음신경(足少陰腎經)의 대표적인 역할인 진액 대사를 통해 인체의 정미로운 물질을 상초(上焦)로 끌어 올리는데 유효하다고 하겠습니다.

 또한 고삽미(苦澁味)로 인하여 살충(殺蟲)하는 효능이 있어서 수양명대장경(手陽明大腸經)의 수습운행(水濕運行)과 이기(理氣)작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겠습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부아 잠부 비지를 종합비타민이라고 불릴 만큼 비타민이 아주 풍부하다고 하여 피로회복을 위해서는 물론 어린이에서부터 노인 분들에 이르기까지 널리 즐겨먹는 과일입니다. 또한 섬유소도 풍부하여 당뇨병에 유효하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데도 아주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부아 잠부 비지에는 비타민C가 최고 87mg이 들어 있으며, 비타민B가 최고 2mg, 비타민A는 최고 400 I.U.가 들어 있으며 비타민G도 35 I.U.가 들어 있습니다. 비타민A와 비타민B는 우리가 즐겨 먹는 사과의 3배 정도, 비타민C는 사과의 무려 60배가 된다고 하며 오렌지에 함유되어 있는 것의 5배가 된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칼슘 17mg, 인 30mg, 철분 0.7mg, 단백질 0.8mg이 들어 있어서 종합비타민을 뛰어넘어 종합영양제로도 손색이 없을 듯 합니다.

부아 잠부 비지에는 삽미(澁味)로 알려진 떫은 맛을 내는 타닌 성분이 함유 되어 있어서 장을 깨끗하게 해준다는 정장작용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정장작용은 식물섬유의 미끈미끈한 성분이 장을 통과하면서 장에 남아있던 찌꺼기나 콜레스테롤 등의 인체에 필요 없는 쓰레기를 청소해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작용으로 대장의 기능이 원활해지니 대장의 이상 병변으로 발생하는 설사나 변비를 치료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하겠습니다.

또한 타닌은 세포 내에 있는 지방 성분의 산화를 억제하는 기능이 있어서 노화의 원인이 되는 과산화지질의 생성을 막아주니 노화 방지에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미국의 국립 암 연구소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타닌의 분해산물인 에락산이라고 하는 것은 돌연변이 억제효과가 있어서 암세포 생성을 억제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합니다.

부아 잠부 비지에는 파파야의 6배, 배의 9배나 되는 40%의 풍부한 섬유질이 있어서 인체내의 유해 물질을 흡수하여 배설시키는 데에도 우수한 효과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비만 치료를 위해서는 물론 당뇨병, 고혈압, 대장 질환을 예방하는데 아주 유용한 과일입니다.     

부아 잠부 비지의 말린 잎을 다려서 차로 마시는 것은 인도네시아에서는 물론이고 여러 나라의 민간요법에서도 만날 수 있는 것처럼 당뇨병 치료에 널리 이용되고 있습니다. 혈당을 강하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췌장의 기능을 활성화 시켜 준다고 하니 당뇨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분들께는 꼭 권하고 싶은 차입니다.

부아 잠부 비지는 일반적으로 주스를 가장 많이 해서 먹습니다. 잘 익은 것은 그냥 먹는 것도 달고 맛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