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먹거리로 풀어가는 문화이야기 - 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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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awafro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82) 작성일14-03-20 10:09 조회5,077회 댓글4건본문
가끔 해변에 멸치가 떼로 몰려와 죽을 때가 있습니다. 경포해변에 늦여름이면 멸치 떼가 파닥거리면 있는 모습을 보면 좀 미련한 미물의 몸무림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얘나 나나 살겠다고 발버둥 치는 모습은 같구나 하는 측은함도 듭니다.
멸치가 해변까지 올라오는 것은 얘들이 따뜻한 해변에서 태닝이나 하겠다고 올라오는 것은 아니고 사실은 고등어 떼에 쫏겨서 지나치게 해변에 가까이 도망치다 파도 휩쓸려 올라오는 것이라 합니다.
한국인이 멸치를 말려 국물로 쓰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요?
잔치국수의 국물로도 쓰고, 된장찌개의 밑간으로 쓰는 멸치국물은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만큼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한국인들이 너도 나도 국물을 내기 위한 재료로서의 멸치를 쓰기 시작한 것은 20세기에 들어서고
그전에는 말린 멸치를 먹지 않았습니다. 주로 젓갈로 만들었습니다.
일제는 조선을 침탈 한 후, 식민지로서의 한국에서 많은 것을 수탈 합니다. 비단 군량으로서의 쌀 뿐 아니라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생선도 강제로 공출 해 갑니다.
일제점령기 일본인은 부산의 기장에 멸치를 모아 일본으로 가져갑니다. 이때부터 마른 멸치의 가장 많은 생산을 기장이 담당하게 됩니다.
일본인에게 다시마는 국물을 내는 가장 중요한 재료이고 정말 정성을 들여 국물을 우려 냅니다.
그리고 멸치도 그만큼 중요한 국물재료 입니다.
따라서 자국민들의 중요한 식자재인 멸치가 한국에서 지천인 것을 안 일본인은 동력선을 이용해 멸치를 어회하고 식민지 한국의 주민도 여기에 동참을 합니다.
일본 패망으로 식민지에서 일본인이 물러간 후에도 멸치는 남아 한국인의 혀가 각인을 합니다.
인도네시아에도 마른 멸치 비슷한 것이 있는데, 이게 한국의 멸치와 같은 종류가 동남아까지 회유한 것인지 아니면 멸치와 같은 정어리의 한 종류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들의 마른 멸치는한국의 멸치와는 많이 다른 콤콤한 냄새가 심하게 납니다.
이건 멸치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아마도 건조방식의 차이가 아닌가 생각 됩니다.
한국에서는 멸치를 잡아 한번 삶아서 말리는 것에 비해 이들은 그대로 햇볕에 말리는 것이 말리는 과정에서 콤콤한 냄새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가 즐겨 먹는 식재료 중에 의외로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고 또 외국에서 전래되어 우리 것이 되어 버린 식자료가 꽤 많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멸치입니다. 식민지의 역사와 함께 시작된 멸치국물
그렀다고 멸치가 식민지의 아픔과 함께 시작했으니 멸치를 먹는 것이 일본식 풍습일까요?
문화는 생명체와 같아서 늘 진화하고 변화합니다. 식문화도 마찮가지 입니다.
멸치는 일제의 잔재가 아니라, 한국인의 고유한 음식인 것입니다.
집에와 샤워를 한 후, 맥주 한잔을 마실 때, 고추장에 찍어 먹는 마른 멸치 한마리…
이게 한국인의 모습이 되었다면 마른 멸치도 그 기원따윈 중요치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젠 그 것이 이미 우리 것이 되었으니까요
한국의 늘어나는 귀화 한국인들, 그리고 인도네시아에서 우리의 옆에서 함께 일하는 재외 한국동포.
핏줄로서의 한민족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을 함께하고 하나의 공동체로서 생활을 함께 영위하는 것을 하나의 국민으로 인정하는 시대를 기대 봅니다.
이번 주는 여기까지…. 다음 주에는 무엇을 주제로 풀어가야 할까요?
밑천이 빈약하다 보니, 막상 말을 풀어갈 실마리가 생각나지 않네요
댓글목록
Jawafrog님의 댓글
Jawafro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27.♡.1.82 작성일멸치가 일반적인 육수의 재료로 널리 쓰이게 된 것은 해방이후고 그 이전에는 특별한 육수가 없고 매운탕을 끓이면 생선을 국을 끓이면 쇠고기를 이도 저도 없으면 그냥 된장을 풀어 쓴 것으로 압니다
네째님의 댓글
네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14.♡.111.253 작성일
일제시대 이전에는 멸치로 육수를 안내었나보군요..ㅣ
김치담을때
마른멸치+다시마 끓여서 =>육수를 넣고 양파 배 마늘 생강 붉은고추씨뺀거를
믹서에
갈아서 소스를 만들면 시원한맛이 나요
+고추가루 설탕 액젓(멸치 까나리액젓 새우육젓 등) 찹쌀풀 볶은참깨
=>>넣으시면 배추김치 깍두기 총각김치열무김치 파김치등...
다 버무려서 김치를 만드실수 있어요
산바위님의 댓글
산바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36.♡.120.0 작성일
아!!! 인니 시장에서 파는 멸치 냄새가 무슨 냄새인가 했는데요...콤콤한 냄새 였군요??ㅎㅎㅎ
정보 감사 합니다...
eorkfa님의 댓글
eorkfa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39.♡.153.9 작성일
좋은글 감사합니다.. 정말 해박하시네요 ㅎㅎ
많고 깊은 지식 같이 공유해요.. 많이 올려주세요
담글 기대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