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낙서장~ > 어느 며느리의 고백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1059)
  • 최신글

LOGIN

1.궁금한 사항은 "궁금해요" 게시판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단순 내용 펌은 삭제 처리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감동 | 어느 며느리의 고백

페이지 정보

작성자 뚱이아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209.113) 작성일11-07-26 10:17 조회5,379회 댓글1건
  • 검색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indoweb.org/love/bbs/tb.php/memo/31688

본문

131158138621480.jpg

어느 며느리의 고백


신랑이 늦둥이라 저와 나이차가 50 년 넘게 나시는 어머님..


저 시집오고 5 년만에 치매에 걸리셔서

저혼자 4 년간 똥오줌 받아내고,잘 씻지도 못하고,

딸내미 얼굴도 못보고, 매일 환자식 먹고,

간이침대에 쪼그려 잠들고,

4 년간 남편품에 단 한번도 잠들지 못했고,

힘이 없으셔서 변을 못누실땐

제 손가락으로 파내는 일도 거의 매일이었지만

안힘들다고, 평생 이짓 해도 좋으니 살아만 계시라고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신이 멀쩡하셨던 그 5년간 베풀어주신 사랑 덕분이었습니다.


제나이 33살 먹도록 그렇게 선하고 지혜롭고 어진 이를 본적이 없습니다.

알콜중독으로 정신치료를 받고 계시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견디다 못해 제가 10살때 집나가서 소식없는 엄마..

상습절도로 경찰서 들락날락 하던 오빠..

그밑에서 매일 맞고..울며 자란 저를 무슨 공주님인줄

착각하는 신랑과 신랑에게 모든 이야기를 듣고는 눈물 글썽이며

한시라도 빨리 데려오고 싶다고 2천만원짜리 통장을 내어주시며,

어디 나라에서는 남의집 귀한딸 데리고 올때 소팔고 집팔아

지참금 주고 데려 온다는데,, 부족하지만 받으라고...

그돈으로 하고싶은 혼수, 사고싶은거 사서 시집오라

하셨던 어머님...



부모 정 모르고 큰 저는 그런 어머님께 반해,

신랑이 독립해 살고있던 아파트 일부러 처분하고

어머님댁 들어가서 셋이 살게 되었습니다.

신랑 10살도 되기 전에 과부 되어, 자식 다섯을 키우시면서도

평생을 자식들에게조차 언성 한번 높이신 적이 없다는 어머님...

50 넘은 아주버님께서 평생 어머니 화내시는걸 본적이

없다 하시네요.



바쁜 명절날 돕진 못할망정 튀김 위에 설탕병을 깨트려

튀김도 다 망치고 병도 깬 저에게 1초도 망설임 없이

"아무소리 말고 있거라" 하시고는

늙으면 죽어야 한다며 당신이 손에 힘이 없어 놓쳤다고

하시던 어머님...



단거 몸에 안좋다고 초콜렛 쩝쩝 먹고있는 제 등짝을

때리시면서도 나갔다 들어오실땐 군것질거리 꼭 사들고

"공주야~ 엄마 왔다~" 하시던 어머님..



어머님과 신랑과 저. 셋이 삼겹살에 소주 마시다

셋다 술이 과했는지 안하던 속마음 얘기 하다가,

자라온 서러움이 너무 많았던 저는

시어머니앞에서 꺼이꺼이 울며 술주정을 했는데,,,

그런 황당한 며느리를 혼내긴 커녕

제 손을 잡으며, 저보다 더 서럽게 우시며,

얼마나 서러웠노,, 얼마나 무서웠노..

처음부터 니가 내딸로 태어났음 오죽 좋았겠나,,

내가 더 잘해줄테니 이제 잊어라..잊어라...하시던 어머님...



명절이나 손님 맞을때 상차린거 치우려면

"아직 다 안먹었다 방에 가있어라"하시곤

소리 안나게 살금 살금 그릇 치우고 설겆이 하시려다 저에게 들켜

서로 니가 왜 하니, 어머님이 왜 하세요 실랑이 하게 됐었죠...

제가 무슨 그리 귀한 몸이라고..

일 시키기 그저 아까우셔서 벌벌 떠시던 어머님.



치매에 걸려 본인 이름도 나이도 모르시면서도

험한 말씨 한번 안쓰시고

그저 곱고 귀여운 어린 아이가 되신 어머님...



어느날 저에게 " 아이고 이쁘네~ 뉘집 딸이고~~" 하시더이다.

그래서 저 웃으면서

"나는 정순X여사님(시어머님 함자십니다) 딸이지요~

할머니는 딸 있어요~?"했더니 "있지~~

서미X(제이름)이 우리 막내딸~ 위로 아들 둘이랑 딸 서이도 있다~"

그때서야 펑펑 울며 깨달았습니다.

이분 마음속엔 제가, 딸같은 며느리가 아니라

막내시누 다음으로 또 하나 낳은 딸이었다는걸...



저에게...

"니가 내 제일 아픈 손가락이다" 하시던 말씀이 진짜였다는걸...

정신 있으실때, 어머님께 저는 항상 감사하고 사랑하고

잘하려 노력은 했지만 제가 정말 이분을 진짜 엄마로

여기고 대했는지...

왜 더 잘하지 못했는지, 왜 사랑하고 고맙단 말을 매일 매일

해드리진 못했는지..



형편 어렵고 애가 셋이라 병원에 얼굴도 안비치던 형님..

형님이 돌보신다 해도 사양하고 제가 했어야 당연한 일인데,

왜 엄한 형님을 미워했는지..

말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사무치고 후회되어

혀를 깨물고 싶은 심정이었답니다.



11시쯤,, 소변보셨나 확인 하려고 이불속에 손 넣는데

갑자기 제 손에 만원짜리 한장을 쥐어 주시더군요..

"이게 뭐에요?" 했더니 소근소근 귓속말로

"아침에~ 옆에 할매 가고 침대밑에 있드라~

아무도 몰래 니 맛있는거 사묵어래이~" 하시는데 생각해보니

점심때쯤 큰아주버님도 왔다 가셨고, 첫째, 둘째 시누도

다녀갔고.. 남편도 퇴근해서 "할머니~ 잘 있으셨어요~?"

(자식들 몰라보셔서 언젠가부터 그리 부릅니다) 인사하고

집에 들어갔는데...



아침 7시에 퇴원한 할머니가 떨어트린 돈을 주으시곤

당신 자식들에겐 안주시고 갖고 계시다가 저에게 주신거였어요.

그리곤 그날 새벽 화장실 다녀왔다 느낌이 이상해

어머님 코에 손을 대보니 돌아가셨더군요....



장례 치르는 동안 제일 바쁘게 움직여야 할 제가

울다 울다 졸도를 세번 하고 누워있느라 어머님 가시는 길에도

게으름을 피웠네요...

어머님을 닮아 시집살이가 뭔지 구경도 안시킨 시아주버님과

시누이 셋. 그리고 남편과 저..

서로 부둥켜안고 서로 위로하며, 어머님 안슬퍼하시게

우리 우애좋게 잘살자 약속하며 그렇게 어머님 보내드렸어요..

오늘이 꼭 시어머님 가신지 150일 째입니다..

어머님께서 매일 저 좋아하는 초콜렛,사탕을 사들고 오시던

까만 비닐봉지.

주변에 널리고 널린 까만 비닐봉지만 보면 눈물이 납니다..

어머님이 주신 꼬깃꼬깃한 만원짜리를 배게 밑에 넣어두고..

매일 어머님 꿈에 나오시면

사랑한다고... 감사하다고 말해드리려 준비하며 잠듭니다.

다시 태어나면 처음부터 어머님 딸로 태어나길 바라는건

너무 큰 욕심이겠죠...

부디 저희 어머님 좋은곳으로 가시길..


다음 생에는 평생 고생 안하고 평생 남편 사랑 듬뿍 받으며

살으시길 기도 해주세요.

좋아요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 검색
  • 목록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 Total 6,243건 6 페이지
  • RSS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103 일상 우리가 할수있는 일은 무었이 있을까요. 댓글3 no마법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0-16 4792
6102 일상 한국-시리아전 저녁7시 치킨퐁 위자야점 실시간중계 P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9-06 2915
6101 일상 친구들 만들기 댓글5 무상보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0-31 6117
6100 기타 멀티플로트(multi float) 첨부파일 saranghaza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0-11 3994
6099 일상 한국행 비행기표 댓글6 FIBL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1-27 7235
6098 일상 M Mart 주피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1-02 6229
6097 노하우/팁 수카부미 놀러 오시면 연락 주세요 댓글3 Manuu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1-30 4623
6096 답변글 일상 임시폴더청소기[컴퓨터 정리]정말 추천드려요!! 댓글2 치자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2-23 5309
6095 기타 인천 명문 부평고 동문들 모십니다. ERE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3-18 5131
6094 일상 한겨울 철새무리 댓글1 첨부파일 no마법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2-30 4372
6093 일상 연합 배드민턴 대회 - 참가 신청 마감 공지 평생교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4-17 3476
6092 일상 오늘의 내 자신이... selly04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1-13 4853
6091 기타 재외국민대입전형 자기소개서 작성 도우미 심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5-18 2918
6090 일상 아래 일정데로 하면 대략 어느정도 금액이 들어갈까요? 댓글3 야남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1-23 7502
6089 기타 르바란 기간중 오토바이로 잘란잘란 같이 하실분 댓글6 바이크몰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6-21 5173
6088 일상 어제 있었던 에피소드 댓글3 ondalk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2-12 5763
6087 일상 안녕하세요~인도네시아 초보 25세 여성입니다. 댓글26 미니천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7-14 6871
6086 일상 인도웹 쉼터는 물먹는 하마 인가요... 댓글11 bahen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2-25 5751
6085 답변글 기타 Re: 서울 영동고 보스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8-28 7920
6084 일상 (제안)교민,교포라는 단어 대신 동포 또는 한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자 댓글4 버섯돌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3-11 5105
6083 일상 한국인을 위한 사이버 커뮤니티 인도웹의 위력.... 댓글2 송송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4-04 5966
6082 기타 저안에 뭐가 있다냥? 독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9-29 1996
6081 일상 중고 피아노 구합니다! 댓글1 73122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4-16 11329
6080 일상 ezfile.in 이용 하시는 분~ 댓글2 소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4-30 5666
6079 유머 미끄럼틀 타는 골든리트리버 강아지 표정 레클레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1-26 4521
6078 일상 간다리아에서 유식한척...........우!!이!!씨!! 댓글5 인드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5-16 7474
6077 뉴질랜드 남섬의 밀포드 사운드, 사진으로 말하다. 첨부파일 NZ홍길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2-26 3340
6076 일상 보관 하시였다 시간 나실때 읽어주세요 ^^ 나루터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6-06 4415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