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낙서장~ > 생떽쥐베리의 미소[펌]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1081)
  • 최신글

LOGIN

1.궁금한 사항은 "궁금해요" 게시판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단순 내용 펌은 삭제 처리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감동 | 생떽쥐베리의 미소[펌]

페이지 정보

작성자 곰곰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66.252) 작성일09-05-14 13:24 조회4,460회 댓글2건
  • 검색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www.indoweb.org/308988

본문

모두들 힘든 때 입니다만,

오늘 하루 만나는 이에게 마다 환한 미소를 선사해 보세요.

여러분, 사랑해요! 행복하세요~~~ ^.^*



생떽쥐베리의 미소

“어린 왕자”라는 아름다운 책을 쓴 안톤 드 생떽쥐베리에 대해선 누

구나 친숙할 것이다. 특별하고 멋진 그 책은 아이들을 위한 작품일 뿐

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생각할 기회를 주는 동화이다. 생떽쥐베리의
 
다른 작품들, 산문과 중단편 소설들은 그다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생떽쥐베리는 나치 독일에 대항해서 싸운 전투기 조종사였으며, 전투

에 참가했다가 목숨을 잃었다.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에 그는 스

페인 내란에 참여해 파시스트들과 싸웠다. 그는 그때의 체험을 바탕

으로 “미소(Le Sourire)”라는 제목의 아름다운 단편소설을 쓴 적이 있

다. 오늘 내가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이것이 자서

전적인 이야기인지 허구의 이야기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나는 그것이
 
작가 자신의 진실한 체험일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가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그는 전투 중에 적에게 포로가 되어서

감방에 갇혔다. 간수들의 경멸적인 시선과 거친 태도로 보아 그가 다

음 날 처형되리라는 것은 분명한 일이었다. 그 이야기를 기억나는 대

로 여기에 옮겨보겠다.


나는 죽게 되리라는 것이 확실했다. 나는 극도로 신경이 곤두섰으며

고통을 참을 길 없었다. 나는 담배를 찾아 주머니를 뒤졌다. 몸수색

때 발각되지 않은 게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에서였다. 다행히 한 개

비를 발견했다. 손이 떨려서 그것을 입으로 가져가는 데도 힘이 들었

다. 하지만 성냥이 없었다. 그들이 모두 빼앗아 버린 것이다. 나는 창

살 사이로 간수를 바라보았다. 그는 내 눈과 마주치려고도 하지 않았

다. 이미 죽은 거나 다름없는 자와 누가 눈을 마주치려고 할 것인가.

나는 그를 불러서 물었다.

“혹시 불이 있으면 좀 빌려주겠소?”

간수는 나를 쳐다보더니 어깨를 으쓱하고는 내 담배에 불을 붙여 주

기 위해 걸어왔다. 그가 가까이 다가와 성냥을 켜는 사이에 무심결에
 
그의 시선이 내 시선과 마주쳤다. 바로 그 순간 나는 미소를 지었다.

왜 그랬는지는 나도 모른다. 어쩌면 신경이 곤두서서 그랬을 수도 있

고, 어쩌면 둘 사이의 거리가 너무 가까우니까 미소를 안 지을 수 없

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나는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 우리

두 사람의 가슴속에, 우리들 두 인간의 영혼 속에 하나의 불꽃이 점화

되었다. 나는 그가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나의

미소는 창살을 넘어가 그의 입술에도 피어나게 했다. 그는 담배에 불

을 붙여주고 나서도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내 눈을 바라보면서 미소

를 지우지 않았다. 나 또한 그에게 미소를 보내면서 그가 단순히 한

사람의 간수가 아니라 하나의 살아 있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

다. 그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 속에도 새로운 차원이 깃들어 있었다.

문득 그가 나에게 물었다.

“당신에게도 자식이 있소?”

“그럼요. 있고 말구요.”

나는 그렇게 대답하면서 얼른 지갑을 꺼내 허둥지둥 나의 가족사진을
 
보여주었다. 그 사람 역시 자신의 아이들 사진을 꺼내 보여주면서 앞

으로의 계획과 자식들에 대한 희망 같은 것을 얘기했다. 내 눈은 눈물

로 가득해졌다. 나는 다시는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것이 두렵다고 고

백했다. 내 자식들이 성장해가는 것을 지켜보지 못하는 것이 두렵다

고...

이윽고 그의 눈에도 눈물이 어른거렸다.

갑자기 그가 아무런 말도 없이 일어나서 감옥 문을 열었다. 그러더니

나를 조용히 밖으로 나가게 하는 것이었다. 그는 소리 없이 감옥을 빠

져나가 뒷길로 해서 마을 밖까지 나를 안내했다. 마을 끝에 이르러 그

는 나를 풀어주었다. 그런 다음 그는 한 마디 말도 없이 뒤돌아서서

마을로 걸어갔다. 그렇게 해서 한 번의 미소가 내 목숨을 구해주었다.


그렇다. 미소는 사람들 사이의 꾸밈없고, 의도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연결이다. 나는 강연을 할 때마다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곤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우리 자신을 보호하고 우리의 권위, 우리의 직

함, 우리의 지위, 우리의 신분을 보호하기 위해 구축해놓은 온갖 두꺼

운 층들 밑바닥에는 진실 되고 진정한 자아가 존재한다는 것을 사람

들이 깨닫기를, 나는 바라기 때문이다.

나는 감히 그것을 '영혼'이라고 부르고 싶다. 나는 당신의 그 부분과

나의 그 부분이 서로를 알아본다면 우리는 결코 적이 될 수 없다고 정

말로 믿는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서로를 미워하거나 시기하거나 두

려워할 수 없다. 슬픈 일이지만 우리가 여러 생을 걸쳐 신중하게 쌓아

올린 다른 모든 두께들이 우리를 진정한 만남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고립시킨다고 나는 결론내릴 수밖에 없다.

생떽쥐베리의 이야기는 두 영혼이 서로를 알아보는 기적의 순간에 대

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런 순간들을 몇
 
번밖에 보지 못했다.

사랑에 빠지는 것이 한 예이다. 갓난아이를 바라보는 것도 마찬가지

이다. 아기를 볼 때면 우리는 왜 미소를 짓는가? 아마도 그것은 아무

런 방어적인 두께를 갖고 있지 않은 한 인간을 우리가 보고 있기 때문

일 것이며, 아무런 속임수 없이 순진무구함 그 자체로 우리에게 미소

를 짓는 한 인간을 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순간 우리 안에 있는
 
아기의 영혼이 그것을 알아보고 환하게 미소 짓는 것이다.

- 하녹 맥카티

좋아요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 검색
  • 목록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 Total 6,243건 54 페이지
  • RSS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4759 일상 크리스마스 트리, 너무 이뿌지 아니한가~ 댓글12 마니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1-16 10412
4758 일상 "부끄럼을 모르는것".. 그것은 세상 아무데도 약이없는 최악의 불치병… 댓글2 hawkeye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2-10 3846
4757 일상 !!! 돈 안드는 노후준비 7원칙 !!! 댓글4 디까르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2-12 5267
4756 일상 Talk talk korea 6 참 대단한 싸이입니다 handanji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2-27 3257
4755 일상 인도네시아 물가 상승!~~ 미친이라는 표현이.. 댓글5 따시기듀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1-09 6659
4754 일상 포인트의 중요성 도와주시면 새해 큰 복 받으실 겁니다^---^ 댓글9 별처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1-17 4633
4753 일상 한국 소주전쟁 (처음처럼 vs 참이슬) 공방전 결과 네요... 댓글2 Perfec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2-04 4584
4752 일상 건망증과 치매 댓글1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3-07 4375
4751 일상 음식점 합석 문제... 댓글9 첨부파일 Kwon78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3-21 6213
4750 일상 인도네시아 언어 시험장 넷째날 댓글4 물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4-02 3755
4749 일상 아빠의 마음이 많이 아픔니다 댓글36 레이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4-17 6937
4748 일상 찌까랑 켑소닉 공장 폐업관련 댓글1 쇼팽2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5-02 5836
4747 일상 끌바 에서 "바람소주" 가장 저렴한 슈퍼마켓 댓글8 쁠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5-16 5002
4746 답변글 기타 Re: Re: Re: 서울 영동고 댓글2 보스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9-02 7770
4745 일상 포인트 좀 주세요 좀 급해서 염치불구하고 부탁드립니다 댓글2 난정오래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9-15 3680
4744 일상 외환은행의 행포 댓글11 불량감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6-28 4956
4743 노하우/팁 Jakarta Selatan지역에 대해서 댓글2 싱싱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3-01 3845
4742 일상 인니 KBS WORLD 방송에 한마디 댓글6 caraudi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7-24 5773
4741 일상 Flee As a Bird 댓글2 첨부파일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7-27 5067
4740 일상 박정희와 중앙정보부장들 1 댓글3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8-04 4051
4739 일상 인도웹에서의 보이지않는 싸움. 댓글6 nangisu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8-15 5510
4738 일상 UP Grade VitaKimchi 댓글2 첨부파일 뽀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8-28 4374
4737 일상 혹시 웨이크 보드를 즐기시거나 웨이크보드에 관심있으신 분들 계신가요?… WinD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9-02 3919
4736 일상 보도국 기자의 절묘함! 댓글1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9-10 4330
4735 일상 야마하 디지털 피아노 구입기 댓글2 계란인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9-20 4595
4734 일상 EMS가 이래도 되는겨?? 댓글12 바람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0-04 6450
4733 일상 노무현 아바타 'e지원'-----------'중앙일보'에서 옮겨옴 댓글1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0-11 4469
4732 일상 韓 ‘워커홀릭’ 中 ‘CO₂방출’ 등 국가별 특징 담은 이색지도 공개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0-24 11279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