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낙서장~ > 택견 -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366)
  • 최신글

LOGIN

1.궁금한 사항은 "궁금해요" 게시판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단순 내용 펌은 삭제 처리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일상 | 택견 -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

페이지 정보

작성자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3.138) 작성일14-04-12 12:45 조회7,151회 댓글0건
  • 검색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www.indoweb.org/361262

본문


한민족 무예 뜨거운 魂을 뿜어내다
택견 정경화 인간문화재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에 유일하게 등재된 무술
품밟기·활갯짓·발질 속 전통문화의 멋·가락·해학 담겨




택견전수관의 수련생들. 필자 제공


정경화 인간문화재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제76호로 지정(1983. 6. 1)된 택견은 세계 각국의 수많은 무술 가운데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유일하게 등재(2011. 11. 28)된 우리의 전통무술이다. 유네스코는 한국 문화재청의 다음과 같은 지정 사유를 등재 요건으로 받아들였다.

▲ 손발과 몸동작이 유연해 근육 움직임과 일치하고 자연스럽게 공방할 수 있다.
▲ 무용·음악적인 신체 리듬이 고도의 예술성을 지닌 유희로 평가된다.
▲ 상대방 결점을 찾아내 손쉽게 승부를 내며 공격보다 수비 위주의 호신술이다.
▲ 2000년 넘는 전통을 지니고 있으나 계승자가 거의 인멸 상태에 이르렀다.
▲ 택견의 단절을 미연에 막고 보존·전승시켜 민족전래의 전통무예로 육성함이 바람직하다.

사학자들은 택견의 역사를 고조선시대 부족공동체의 제천의식에서 찾고 있다. 고구려 고분벽화에 나타난 택견 동작으로 삼국시대는 이미 일반에 널리 성행했음을 알 수 있고, 고려 때 무과시험엔 택견 겨루기가 필수였다는 기록이 있다. 단재 신채호(1880~1936)는 그의 저서 조선상고사에서 ‘택견이 중국에 들어가 권법(拳法)이 되고 일본에 건너가서는 유도(柔道)가 됐다’고 기술했다.

이처럼 한민족 고유의 무예로 자리매김해 온 택견은 조선조의 문을 숭상하고 무를 천시하는 숭문천무(崇文賤武) 정책으로 수난을 겪었다. 임진왜란 때는 백병전에 대비한 군사무술로도 훈련시켰으나 차츰 명절맞이 세시풍속의 민중오락으로 변형됐다. 단오나 백중놀이의 마을 대항 경기로 세속화돼 버린 것이다.

일제강점기는 더욱 큰 위기로 내몰렸다. 유도를 제압하는 택견의 위력에 놀란 조선총독부가 의도적 말살정책을 편 것이다. 자칫 사라질 뻔했던 택견의 맥이 운암(雲岩) 정경화(鄭景和·61) 인간문화재(1995. 6. 1 지정)로 이어지기까지는 수많은 우여곡절이 뒤따랐다. 죽음을 뛰어넘은 운암의 사생결단이 택견을 되살려냈는가 하면 분파에 따른 갈등으로 내홍을 겪기도 했다.

충북 충주시 교현동에서 태어난 운암은 현재도 충주시 연수로에 살며 충주 전국택견총전수관 관장으로 재직 중이다. 육사·공사·동덕여대·경희대에서 택견을 가르쳤고, 현재는 매주 목요일마다 서울대 체육교육과에서 전통무예를 특강한다. 그는 경희대에서 체육학 석사를 마친 학구파로 한국 택견의 현대사를 집필 중이다.

1930년대 서울에서 택견하는 청년들은 윗대패(박털백→송덕기), 왕십리패(임호→신재영), 구리개패(박무영→김홍식)의 3개 패가 주도권을 다투며 무예를 겨뤘다. 택견의 2대 중흥조인 송덕기·신재영·김홍식은 타협 끝에 송암 신한승(1928~1987·택견 초대 인간문화재)에게 모든 비법과 기예를 통합해 전수했다. 송암이 충주경찰서 호신술 사범으로 부임하면서 경찰서 뒤에 살던 운암과의 만남은 이뤄졌고, 1974년부터 송암도장에 가 정식으로 배웠다.

“고교 때 밴드부에서 악기를 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각혈을 했습니다. 병원에 가니 당시로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3기 폐결핵이었어요. 6개월 넘게 약을 먹었지만 차도는 없고 죽음이 눈앞에 어른거렸습니다.”

어머니는 “다 키워 놓은 자식 놓치게 됐다”며 운암을 보기만 하면 통곡했다. 며칠을 골방에 틀어박혀 고민하던 16세 소년이 결심했다. “병든 몸으로 불효하느니 차라리 아무도 없는 산속에 가 혼자 죽자.” 이튿날 부모님께 큰절로 하직하며 “저승에서 다시 만나 효도하겠다”고 집을 나온 뒤 풍류산 개천사에 들어가 죽음을 준비했다.

생식이 몸에 좋다고 들은 운암은 산등성이를 밤낮으로 넘나들며 잔대·도라지·칡뿌리 등 약초를 캐서 먹었다. 송암한테 배운 ‘서거라’ ‘섰다’ ‘이크’의 택견 기합소리를 내지르며 날렵한 몸동작으로 고산지대를 오르내렸다. 그 세월이 2년. 어느 날 주지스님이 운암의 얼굴을 보더니 “다 나았으니 하산하라”고 했다.

이후 운암은 덤으로 얻은 제2의 인생을 오직 택견만을 위해 살며 충주가 세계의 택견 성지로 발돋움하는 데 헌신해 왔다. 송암도장에 나가며 기예를 더욱 연마하고 택견의 이론·용어 정립에도 힘을 쏟았다. 이수자인 아들(정연중·32)과 박만엽(55)·박효순(49) 전수조교 외 운암의 지도 아래 장·단기 수련을 거쳐 배출된 문하생은 1000명이 넘는다.

일반인들은 택견과 태권을 혼동하거나 구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삼국시대부터 택견은 수박(手拍) 또는 수박희(手拍戱)란 명칭을 썼고 발을 주로 행한다 하여 각희(脚戱)로도 불렸다. 조선 후기 이만영이 편찬한 재물보(1798)에 탁견(托肩)이란 기록이 전한다. 2011년 8월 31일 국립국어원에서 태껸과 함께 복수 표준어로 인정했으나 문화재청의 지정 명칭은 택견이다.

택견의 기본동작은 굼실굼실한 곡선에 두고 있으며 순간에 걷어 올려 튀기는 탄력이 파괴적이다. 활갯짓하며 앞으로 나가는 걸음걸이는 흐느적거리는 수양버들같이 금방 꺾일 듯하다. 얼핏 춤을 추는 것과도 흡사하나 내공에 엄청난 힘을 품고 있어 손·발질이 뻗치는 순간 한꺼번에 힘이 실려 상대방을 절명시킬 수도 있다. 

반면 태권은 1950년 들어 소리가 비슷한 한자로 바꿔 놓은 태권(跆拳)이란 조어가 널리 퍼진 것이다. 점차로 태권도란 명칭이 일반화돼 고정되기에 이르렀고 동작의 기본이 절도 있고 명확하다.

“택견에는 우리 전통문화의 원형인 멋·가락·해학이 품밟기·활갯짓·발질 속에 녹아 있습니다. 위계표시도 타 무술에서 사용되는 ‘급’이나 ‘단’ 대신 ‘째’나 ‘동’을 사용해요. 이는 한민족 고유의 얼이 깃든 선비정신과도 상통합니다.”

운암은 아시아·북미·유럽 등지의 해외수련과 지도자 연수를 통해 많은 택견인들을 양성해 냈다. 미국·덴마크·노르웨이·우즈베키스탄에는 현지 전수관을 두고 우리 전통 택견의 세계 전파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들 모두가 한국 전통문화의 전령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현재 수백 명의 택견 전수자들이 전국 800여 개 전수관에서 수련생을 배출하고 있지만, 이들 모두가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태권도·유도·검도는 학교 정식과목으로 채택돼 입시나 입사시험에 가산점이 인정되지만 택견은 제외된 상태다. 

<이규원 시인·‘조선왕릉실록’ 저자>

좋아요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검색
  • 목록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 Total 6,240건 50 페이지
  • RSS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4868 일상 멋진 각국의 여군들 댓글3 CLASH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9-21 7046
4867 "삼계탕 속 대추, 먹으면 안 돼"...? 진실은... 먹어도 됩니다… ger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7-30 2763
4866 일상 사춘기:오춘기 댓글33 no마법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9-29 5726
4865 일상 뜻박의 행운? 댓글1 ELDORAD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0-23 4591
4864 기타 한국 애니메이션 "동유기" 이벤트 가을바람12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0-29 4434
4863 일상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지리학과에서 한국 거주하는 인도네시아분 찾습니… 챔피언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1-18 5588
4862 일상 좋아요3 인도웹 홈페이지가 광고만 보여요. 댓글1 caraudi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2-27 10358
4861 일상 포토샵도 필요없다!초간단하게 이미지 수정하는 프로그램! 댓글13 Yeji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2-21 4658
4860 일상 gold's gym 단기멤버가 없어 졌네요.. 댓글2 재빠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2-22 10682
4859 기타 한국 TV 무료시청 안내 사임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3-23 6772
4858 일상 이번에는 청력테스트기!! 댓글2 첨부파일 Yeji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2-31 4886
4857 일상 1회 재인니 교민 연합 배드민턴 대회 - 결과 평생교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5-09 4827
4856 일상 아이패드 질문드립니다. 현하아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1-14 4083
4855 노하우/팁 국비지원 싱가포르 해외 취업 과정 소개 싱가폴인사담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6-24 10588
4854 일상 대한민국 vs 일본 아시안컵 축구경기 중계 채널은 어디? 댓글12 Dep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1-24 10303
4853 유머 남자들은 여성의 향에 예민한가요? 문희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6-26 10296
4852 일상 시내테니스모임 여전히 회원모집중 댓글2 latt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2-11 5100
4851 일상 32살에 인니에서 살려고 합니다. 의견 부탁드립니다. 댓글12 너말고니인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8-07 6815
4850 일상 몰끌라파가딩내 FOOD HALL 마트의 한국사발면... 댓글8 마레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2-28 6405
4849 일상 안녕하세요~ 인도네시아 거주 3년차 여자입니다. 댓글20 ikidiei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7-31 8423
4848 일상 안녕하세요 꾸벅 (__)(--) 인니어 공부에 대하에 문의드려요 댓글2 밀링밀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3-19 4604
4847 일상 수백개의 인터넷 실시간 tv감상 프로그램! 댓글8 첨부파일 Yeji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4-05 6271
4846 일상 잡다스쿨 2기 <오피스습격사건> 인원 모집 마감 공지 LukeJPAR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0-07 6365
4845 일상 불평하지말죠!! 댓글6 tobo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4-27 5849
4844 일상 20대 친구 구해요!! 댓글13 온오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1-07 9916
4843 일상 자동차 주유구 위치가 헷갈릴 때는... 댓글10 S빠나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5-05 7337
4842 기타 정우성, 방글라데시 난민촌 방문한다…올해도 5천만원 기부 댓글1 독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2-03 9845
4841 일상 1달이 지나보니...... 댓글3 빤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5-27 4646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