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낙서장~ > 아버지의 자화상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809)
  • 최신글

LOGIN

1.궁금한 사항은 "궁금해요" 게시판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단순 내용 펌은 삭제 처리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감동 | 아버지의 자화상

페이지 정보

작성자 ㅇrㄸi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218.112) 작성일09-05-03 18:36 조회4,846회 댓글1건
  • 검색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indoweb.org/love/bbs/tb.php/memo/29647

본문




일터에서 집으로 돌아왔다. 벌써 여름이다.
날씨는 후덥지근하고 몸은 칙칙하다.
교통지옥에 시달려 몸은 괴롭고 물씬물씬 땀냄새를 풍긴다.
초인종을 누르며 나를 반기러 나오는 아내와 자녀들을 그려보지만
문화혜택으로 안겨준 각자의 열쇠가 있기에 스스로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한다는 게 오늘따라 매우 속이 상한다.

힘든 몸과 마음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빠 돌아왔다.”
말소리는 마치 허공을 치는 것처럼 하늘로 날아갔다.
아내는 오셨느냐는 등 간단한 눈맞춤으로 인사를 끝내고
나보다 하는 일이 더 중요한지 부엌으로 모습을 감춘다.
“씻고 저녁 드세요.”
멀어져 가면서 외치는 외마디 아내의 소리.
'누가 밥 먹으러 돌아왔나? 힘들어서 들어왔는데 날 좀 반겨주지'
하는 생각에 마음이 착잡해진다.
“아이들은 어디 갔나?”
“방에서 공부할거에요.”
공부. 공부.
아버지가 와도 인사를 할 줄 모르는 아이들에게
그런 공부가 무슨 소용이 있나?
이런 생각이 문득 든다.
섭섭한 마음을 다스리며 아이들 방을 들여다본다.
“공부 열심히 하냐?
달리 할 말이 없다.
“어. 아버지 오셨어요. 네. 다녀오셨어요?”
짧은 한마디를 하고 계면쩍은 듯 다시 책으로 눈을 돌린다.
그 뒤통수를 바라보며
 “그래 열심히 해라.” 고 말했다.

무슨 말을 더하랴.
언제부터인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자리 잡아 버린
이러한 생활의 패턴이 삶의 유일한 방법인 양 되어 버렸다.
“인생이란 다 그런 거에요.”
회사에서 담배를 뻐금뻐금 피워 물고 한숨을 내쉬며
내뱉던 동료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것이 진정 인생의 전부인가?
갑자기 역겨운 마음이 몰아친다.

빈 의자로 둘러싸인 밥상.
“아이들은 먹었어요.” 라고 하면서 저녁을 차려주고는
연속극을 본다고 텔레비전 앞에 몰두해버리는 아내.
내가 뭐 때문에 먹어야 하는가?
진정 이렇게 사는 것이 옳은가?
걷잡을 수 없는 수많은 생각이 내 마음에 오고 간다.


좋아요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 검색
  • 목록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 Total 3,326건 46 페이지
  • RSS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066 일상 각국의 증시 표정 ㅋㅋ(신문 보다가 너무 공감이 와서리...) 댓글5 창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10-25 6102
2065 일상 인니초대 대통령에 대한 기밀 누설 ㅎㅎ 한겨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11-25 5977
2064 일상 어찌하오리까,,, 한겨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12-11 5130
2063 일상 한번 웃어볼까요? 댓글3 데미그라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1-15 4670
2062 일상 설날, Imlek,,, 복 많이 받으세요.. 댓글1 한겨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1-26 4786
2061 일상 "웃지마 나 토끼야~~~~~~" 창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2-17 6939
2060 일상 요한님과 함께 감사의 답변 말씀드립니다. ^^ 댓글2 wolf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3-31 6960
2059 일상 인도웹의 포인트 정책 댓글13 첨부파일 불타는오소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10 4958
2058 일상 보고로에 있는 홈스테이 소개합니다. 댓글4 첨부파일 진짜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22 6474
2057 일상 여보, 옛날 방식대로 하소 .... 댓글5 데니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6-08 5165
2056 일상 인도네시아 군에서 한국 기관총 쓰는 듯..ㅋㅋ 댓글9 seawolf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6-17 10818
2055 일상 소주 한병이 7잔인 이유????????? 댓글7 mirZZ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6-29 6046
2054 일상 한국 국민 간식 떡볶이의 변천사 댓글2 첨부파일 식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6-17 5828
2053 일상 남정네들의 나체사진..???헉!! 댓글2 데니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8-12 6229
2052 일상 여러분라면끓일때ㅋㅋㅋㅋㅋ 댓글4 열공모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8-24 4360
2051 일상 어느 심란한 날에..신이 내려와서리~~ 댓글3 솔리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9-02 5246
2050 일상 중국어 과외합니다. 춥다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10-06 5392
2049 일상 즈질력 테스트??! 댓글4 묵내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11-11 5508
2048 일상 소니 x 진짜 ~ 댓글5 분당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12-08 6441
2047 일상 좋아요1 포인트 주실분 있으신가요? 댓글5 히둡인다ㅎ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1-05 4448
2046 일상 스피드한 한국인 답게~!! 댓글4 누리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2-17 4914
2045 일상 (추리소설-김성종) 어느 창녀의 죽음 1,2,3 부...계속 데니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2-18 6868
2044 일상 인도네시아어 공부시작 댓글4 로페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3-24 6146
2043 일상 할림 골프장 캐디팁 문의~~ 댓글6 녹쓴나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4-13 9569
2042 일상 낚시의 달인 ㅋㅋㅋ... 댓글2 프리미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4-27 5272
2041 일상 이런 상황 ( 필립 ) 댓글16 주주르아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5-09 7488
2040 일상 제 생각 ( 필립 건 ) 댓글8 주주르아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5-20 6132
2039 일상 Urna Chahar-Tugchi 그것이 알고싶다!!! *^^* eskri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5-28 5457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