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 사정으로 아버지 수행 겸 급 자카르타에 가게되서 일주일 머물다 이번주 초에 귀국했어요.
자카르타에서 머문 일주일... 좋은 기억도 있고 안 좋은 기억도 있네요...
갑작스럽게 출발한거라(자카르타 가게 준비하라는 통보 30분 뒤에 집에서 출발하고 3시간뒤 비행기 안이었던-_-;) 정말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하고 거의 몸만 달랑 갔던지라...
미처 챙겨가지 못한게 너무 많아서 필요한 물품도 현지가서 구입해서 사용했고...
머무는데 필요한 이런 저런 정보도 도착한 다음에 검색해 보려고 폰을 무제한 데이터 로밍을 해서 갔지만...
자카르타 자체에 대한 정보글도 많지 않고, 검색 속도가 느려서 사진이라도 포함된 블로그 글들은 로딩이 잘 안되서 못 읽겠고... ㅡ.ㅜ..
정말 맨땅에 헤딩을 하며 지내다 돌아왔네요... 인도네시아 언어 당연히 하나도 안되고, 영어도 잘 못하고, 안되는 영어로 열심히 뭐라고 말해봤자 택시기사들도 영어 못하고 뭐........ ㅡ.ㅜ
지도 한장, 관련 안내책자 하나 없이 갔었고 폰 데이터도 느리니 거의 city maps 2 go라는 GPS 기반 어플만 끼고 살았습니다...
현지에 계신 한국분들은 구글 맵 어플을 많이들 이용하시는거 같은데 로밍이기 때문인지 데이터가 원할하지 않아서 구글 맵 보다는 시티 맵을 더 의지한듯요...
관광을 목적으로 간게 아니라서 초반 며칠은 거의 호텔안에서 보내다가, 답답해져서 혼자라도 조금씩 둘러보려고 했지만 자카르타 시내에서 관광이라고 할만한 장소들이 딱히 없는 편인거 같더라구요... ㅡ.ㅜ
대부분 시내에서 1~2시간 차를 타고 나가야 갈 수 있는 곳들에 관광할 만한 장소들이 있는거 같든데, 전 여행사 패키지로 간게 아니고 혼자 움직이다 보니 가이드를 해주는 차량도 없고 직접 혼자 차를 렌트하기도 쉽지 않고 이래저래 시외 관광은 포기해야 했구요...
동물원 좋아해서 따만 사파리도 가보고 싶었지만.. ㅜ_ㅜ 차가 준비되지 않아서 이 역시 불가.. ㅡ.ㅜ..
발로 걸어다닐 수 있거나 택시로 다닐 수 있는 곳 위주로 시내에서만 돌아다니다 보니 거의 쇼핑몰 투어만 한듯요.. ㅡ.ㅜ 쇼핑도 안 좋아하는데...
딱 한번 무작정 지도만 보고 전철 같은걸 타고 Kota에 갔었던 게 머물렀던 기간중에서 제일 그나마 여행자 스러운 일정인 날이었는데 갈때 20분 걸렸는데 시내로 다시 돌아오는데는 2시간이 걸렸다는... --;;
중간에 어느 역에 서더니 40분동안 정차를 하다 한 정거장 가서 또 20분간 정차를 하다 막 그런식인데, 안내방송은 뭐 현지어로만 나오니 무슨 일 때문인지 알아들을 수도 없고, 현지인들은 다 아무렇지도 않게 누구 하나 불만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없이 그냥들 앉아있더라구요... 신기하면서 한편으로 엄청 답답했던 한국인 1인.. ㅡ.ㅜ
도보 여행의 낭만을 느껴보고 싶어도, 시내에서도 인도 사정이 그다지 좋지 못하고 걷다보면 인도가 막 끊기고 가로등도 잘 없고... -_-;
길을 건너야 할때마다 무단횡단을 할 수 밖에 없는 도로 현실도 처음에는 황당했지만 조금 지나니 현지인 건널때 따라 건너는 꼼수가 생기더니 나중에는 혼자서도 무단횡단을 잘 하는 수준에 이르렀었던건 자랑같기도 자랑 아닌거 같기도... --;;
할 수 없이 대부분 택시를 이용해서 이동해야 하는 현실이었는데, 택시 기사도 영어 하는 사람 만나기 어렵고(나보고 인도네시아 말 아냐고 물으면 어떡하냐.. ㅜ_ㅜ), 네비게이션 있는 택시도 거의 없고 택시기사들이 길들도 대형 쇼핑몰들밖에 모르니 어디를 가고 싶어도 근처 쇼핑몰 이름 대서 쇼핑몰에 내려서 다시 지도보고 걸어서 찾아가야 하고.. ㅡ.ㅜ..
가까운 거리도 뭘 그리 뺑뺑 돌아서 멀리 돌아서 가는지... ㅡ.ㅜ 신호체계의 문제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길이 막히든 말든 무조건 대로로만 운전하려는 경향이 있어서인듯도 했어요... 요금이야 얼마가 올라가든지 손님 사정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딱 한번 여자 기사분을 만났는데 그 분은 길 막힌다고 골목 골목 길로 요리조리 운전해서 정말 멋지게 빠르게 데려다 주셨다는...! 차라리 그분 연락처를 물어봐서 남은 기간동안 대절 택시로 이용할껄 그랬다는 후회가 그 뒤로 며칠동안 계속 들었어요.. ㅡ.ㅜ.
하지만 택시기사들이 잔돈을 안 주는 건 거의 생활화더군요... 모든 택시기사가 그렇진 않겠지만 대부분이 그런게 현실인듯싶었어요... 뭐 백 루피아 단위 안 주는 건 기본인거 같긴 한데 그 정도는 저도 크게 이해 못할 것도 아니고 동전 생기는 것도 귀찮으니 이해하지만... 잔돈이 없어서 단위가 큰 돈을 내면 천 루피아 단위도 제대로 안 거슬러 주더군요...-_-; 한국 돈으로야 얼마 안 하는 돈이지만 현지인에게는 적지 않은 돈일텐데 너무 당연하다는듯이 꿀꺽하는게 좀 그랬어요...
심지어 마지막에 공항 갈때는 십일만몇천 루피아쯤 나왔는데, 15만 루피아를 줬더니 잔돈으로 3만 루피아가 아니라 만오천 루피아를 주더라는... -_-;
이건 좀 아닌거 같아서 한국말로 좀 뭐라 했더니 잔돈이 모자라서 못 준다는 식의 제스춰를... -_-; 그래도 이건 좀 아닌거 같다고 한국말로 계속 뭐라고 하니까 뒷주머니에서 돈다발을 꺼내더니 만오천 루피아를 내놓으라고 하고선 2만 루피아 짜리 한장으로 바꿔주고선 이 정도 줬으면 많이 준거니 먹고 떨어져라 하는 식의 느낌이더군요.. --; 헐..
결국 잔돈이 진짜 없어서 못준게 아니라 꿀꺽하려고 했을 뿐이었던거고, 결국은 2만루피아를 줬으니 만 루피아를 꿀꺽하신... 더 말하기 치사하고 짜증나서 그냥 내렸어요... -_-;;; 한국돈으로는 천원인거지만, 그래도 현지 돈으로 만루피아면 완전 껌값은 아니지않나요...? 에효...
솔직히 공항가는 길에 톨비 달라는 거야 이해는 하지만, 제게 달라고 한 돈의 일부만 톨비로 내는걸 보니까 애초에 톨비 조차도 부풀려서 받아 챙기는 거 같았고.. ㅡ.ㅜ
길 모른다고 중간 중간 계속 차 세우고 내려서 다른 택시기사에게 길 물어보는 경우도 겪었는데 뭐 평소보다 당연히 훨씬 더 많이 요금이 나왔지만 그거 다 받고 잔돈 안 주는건 뭐 기본...
한국은 이제 택시는 대부분 카드 결제로 이용하는 문화가 정착이 된지라 잔돈 시비가 자연스럽게 사라졌지만.... 관광객이라 더 그런건지 인도네시아에서는 택시비로 꽤나 많은 돈이 지불된거 같아요.. ㅡ.ㅜ 갈때는 만이천 루피아 정도 든 거리가 올때는 4만 루피아가 넘게 나오기도 하고... -_-;;
자카르타 머무는 내내시내 중심지에 대형 호텔에서 지내다가, 딱 하루는 끌레빠가딩에서 Moi에 위치한 한국분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보냈는데, 현지에 계신 한국분이 급 소개해 주신 곳이었는데...
사실 제가 원했던건 말이 통하는 한국 사람도 있고 한식도 맛볼 수 있고, 호텔과는 다른 가정적인 분위기를 원했던건데... ㅡ.ㅜ 말 안 통하는 곳에서 며칠을 지내다보니 한국이 그리워져서 한국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그런걸 원했기는 했었던 건데.... ㅡ.ㅜ..
소개해주신 곳은 아파트 원룸 독채를 쓰는 게스트하우스 스타일이라 딱히 한국의 정을 느낄 기회는 없었어요... 그거야 워낙 제가 당일에 급하게 구하는거라 어쩔 수 없긴 했지만...
게다가 소개해주신 분도 연락처만 알아두고 사용해본 적 없는 게스트하우스라 시설 상태를 잘 모르고 소개해주셨던 건데...
솔직히............... 정말 아니었습니다.. --;; 여기 검색해보니까 제가 소개받았던 곳이 바로 M** 하숙 이었던거 같은데...
침구는 끈적이고 냄새났고.. ㅡ.ㅜ... 화장실도 샤워기도 엄청 낡은데다가 물줄기도 비정상적으로 나오고, 옷장 열었더니 썩은내가 진동하고, 결정적으로 밤에 잠들었다가 엄청 시끄러운 소음에 깼는데 에어컨 실외기 소음이 정말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솔직히 근처 다른 집에서 공사중인줄 알았습니다.. ㅜ_ㅜ 결국 에어컨을 아예 꺼 버리고 선풍기에 의지해서 더위속에 잠을 청해봤지만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하고 아침 일찍 시내에 원래 머물던 호텔로 돌아왔어요... --;; 싼건 둘째치고 어떻게 그렇게 관리를 안 한 곳을 임대할 수 있는지 참...
거의 한국의 싸구려 장급 여관에서 잔 느낌이었어요... --;; 최소한 침구라도 깔끔해야 하는거 아닌가요 직접 피부에 닿게 덥고 자는 건데.. ㅜ_ㅜ 4성급 호텔을 기대한건 아니지만, 최소한 깔끔한 민박의 수준이라도 되어야 하는게 아닌지... --;;
체크인때는 한국분이 열쇠 주셨는데, 체크아웃은 일찍인 시간에 요청해서 그런가 현지인 직원인 듯한 사람을 보내서 말도 안 통하고... -_-;; 정말 환경이 너무 최악이라 밤새 잠도 못잤다고 항의하고 싶었으나 현지인과 말이 통하는 것도 아니고 포기.. ㅡ.ㅜ
그래도 꼭 나쁜 기억만 있는건 아니에요...
현지에 거주하는 한국분께 이런 저런 정보도 듣고, 월드대회 출신 바리스타가 있는 커피숍도 알려주시고, 밥도 사주시고~, 스카이라운지에 있는 Skye bar에도 가서 야경도 즐기고 칵테일도 맛보고~! 혼자였다면 말도 안 통하고 못 가봤을 곳들인데 말이죠.. ^^ 그분 서울 오시면 거하게 대접해 갚을 생각입니다.. ^^
(다른 한국분 한분은 흠..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았지만... 외국에서는 한국사람을 더 조심해야 한다더니만 그걸 실감나게 해준 분이었다는... --;;)
Kota에 갔던 기억도 많이 남구요...
비록 원래 보려고 했던 인형 박물관은 일찍 문을 닫아서 볼 수 없었지만(3시에 닫는다는데 3시 10분에 도착했던.. ㅡ.ㅜ 무슨 박물관이 그렇게 일찍 닫나요? ㅜ_ㅜ 검색이 잘 안되다보니 정보가 너무 없이 간게 문제였지만서도 너무 일찍 닫았음.. ㅜ.ㅠ) 우연히 그 옆에 카페를 들어갔었는데 알고보니 그 카페도 엄청 유명한 곳이었고(cafe batavia) 때마침 라이브 공연도 해서 음악 감상도 잘 하고, 커피 가루를 거르지 않고 그대로 내주는 루왁 커피는 신기했지만 맛이 너무 좋았고~, 자카르타 시내에서는 오히려 뭔가 현지인들의 사는 모습을 접하기가 어려웠던거 같은데 코타에서는 광장에서 사람도 많이 보고 시장 같은 곳도 구경하고~ 그나마 일정 중에서 제일 여행자 스럽게 보낸 하루였어요... ^^
커피는 싸더군요..! 스타벅스가 거의 한국 가격의 반값에 가까운듯요~! 한국에 있는 메뉴가 없기도 하고, 한국에 없는 메뉴가 있기도 하고...
근데 커피가 반값이길래 다른 물가도 반값이기를 기대했는데... ㅡ.ㅜ 공산품들은 한국 가격과 많이 차이나게 싸지는 않고 비슷하거나 약간 더 저렴하거나 한 정도이더라구요...
인도미 미고랭 라면은 종류별로 몇가지 사왔는데, 막상 한국에서도 티몬에서 판매중이고... -_-; 물론 가격 차이는 몇배가 나긴 하지만 원체 소액이라 총액으로 해봤자 얼마 안되고...
판도라 팔찌 참도 사오고 싶었는데 결국 한국 가격과 비슷해서 별 메리트가 없어서 포기...
코엑스보다 더 큰 것 같은 쇼핑몰이 시내에만 여러개 있는 것도 신기했고, 1층마다 명품들이 깔려있는 것도 좀 신기... --;;
다들 기사 딸린 차를 타고 다니는게 익숙한 문화도 신기...
뭔가 건물 안에 있는 사람들과 밖에 있는 사람들은 너무 다른 계층인것 같은 빈부의 차도 좀 충격...
한국 최고의 베스트 드라이버가 와도 명함도 못 내밀꺼같아 보이는 현지인들의 운전 솜씨도 충격...! 오토바이들이 그렇게 바싹 붙어 달리는데도 사고가 안 나는 것도 신기~! 막히면 대중 없는 교통체증도 신기... 한국에서는 길이 막혀 늦었다는게 핑계인데 자카르타는 그게 핑계가 아니라 진짜 현실일 수 있겠구나 싶었던...
시내의 수로들의 물이 엄청 더러운 썩은 물인것도 신기... -_-;;;
아무 준비없이 갔다가, 정신없이 보내고 돌아왔네요...
돌아오고 나니 자카르타 머무는 동안 제일 그리웠던게 지인들과의 고기에 쏘주 였던지라...^^;; 회포를 풀고나니 한국에 돌아온 게 제대로 실감이 나네요... ^^
언제 또 인도네시아를 가게 될지, 아니면 다시는 가 볼 수 없을지, 알수는 없지만...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고...
돌아오고 나니 미처 가보지 못한곳들에 대한 아쉬움이 커지네요...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그때는 좀 더 잘 알아보고 제대로 인도네시아를 느끼고 와야겠어요~! ^^
며칠 머물다 왔을 뿐인데, 왠지 인도네시아가 가깝게 느껴지게 되서 요기 들어와서 글들 읽어보고 있는데, 타국에서 생활한다는건 역시나 쉽지않은 일인가 보네요... 현지인들과의 신뢰의 문제들도 있고, 그런 상황에서 영사관에서 도움을 크게 주지도 않고 있는 것 같고...
그래도 타국에서 다들 힘내셔서 좋은 일만 있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