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를 가장 많이 키우는 나라는 어디일까요?

전세계에서 사육되는 돼지의 절반은 중국에서 키워지고  (약 467,000 두)있습니다.  중국 사람들은 자신들이 키우는 돼지의 절반은 산동지방에서 키워진다고 농담을 합니다.

정말로 산동사람들이 돼지를 많이 먹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국의 중국집 메뉴 중 해산물 요리를 빼고는 닭요리나 쇠고기 요리 보다는 돼지요리가 월등히 많은 걸 보면 산동사람들이 돼지를 많이 먹기는 먹는 모양입니다.  조선말 개항이후 인천으로 들어온 화교들은 대부분 산동성 출신이었기에 그에 맞춰  한국의 중국음식점들은 돼지를 재료로 한 음식들이 메뉴의 주를 이루게 됩니다.

재미 있는 것은 키워지는 돼지는 소 보다 적지만 해마다 도축되는 돼지는 소의4배 쯤 많습니다. 이말은 돼지의 씨를 말린다는 말이 아니라, 돼지가 소에 비해 생육기간이 짧아 제 수명을 못하고 죽는다는 말이 됩니다.

소는 도축을 위해30~36개월의 생육기간이 필요하지만, 돼지는 6개월이면 도축장에 실려 갑니다.

돼지를 도축하지 않으면 수명이 10년이 넘는데, 고기로 인간에게 잡여 먹히기 위해 채 6개월도 안되어 햄과 스팸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이슬람은 돼지를 먹지 않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인데, 사실 돼지가 더러워서 불결한 짐승이라기 보다는, 얘가 먹는게 곡물인지라 사람과 경쟁관계에 의한 이유가 더 큽니다.

중동의 척박한 땅에서는 염소 나 양은 놔기르면 지가 알아서 풀 뜯어 먹는데, 돼지는 곡물을 먹어야 합니다. 사람도 먹을게 부족한데 돼지를 살찌우기 위해 곡물을 먹인다면 가난한 사람들은 굶어 죽어야 합니다. 이런 인간의 생존의 문제가 이슬람과 유대교에서 돼지를 터부시 하는 이유가 보기 흉한 것 보다 중요한 이유가 아닌가 합니다.

조선시대에도 돼지를 많이 먹지 않았습니다. 돼지는 제수를 위해 일부 사육 될 뿐 반가에서는 소를, 양민은 개나 닭을 주로 잡았습니다.

이는 마찮가지로 돼지를 키울 사료가 주로 곡물이나 보니, 돼지의 사육이 일반화 되기 어려웠던 이유에서였습니다.소는 농가에서 노동력을 위해 키웠지만, 돼지는 주로 관청에서 제수용으로 사육하였고, 농가에서는 돼지는 사육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대장금에 나오는 맥적, 원래 이 맥적은 사냥에서 잡은 멧돼지를 요리한 것이 유래입니다.

사냥 된 짐승을 재료로 하는 것 중 중국의 왕실 만찬에 낸 대표적인 요리가 바로 강희제가  좋아했다는 낙타 발 요리 입니다.

돼지는 20세기 역사에서 전쟁터에도 등장합니다.

2차 대전 중 미군은 전투식량으로 보관과 이동, 보급에 편리성 때문에 스팸을 대량으로 전투식량으로 지급합니다. 아마도 미군들은 집으로 돌아와 한동안은 스팸은 쳐다도 안봤을 겁니다.

아울러 독일의 잠수함 때문에 영국이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던 2차 대전 초기, 스팸은 영국민에게 중요한 육류공급원의 역활을 합니다. 미국은 대량의 스팸을 영국에 공급하므로서 영국은 독일에 의해 해상이 봉쇄 되었을 때 버틸수 있는 식량의 근간이 됩니다.

2차 대전 후 핵개발에 한참이던 미군은 이번에는 돼지를 식량으로서가 아니라 생체실험을 위해, 핵실험에 사용합니다.돼지의 피부는 사람의 그것과 많이 비슷해,

핵실험시 화상의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모하비 사막에서 수많은 돼지가 핵폭발 중심에서 거리별로 묶인 채로 얼마나 먼 거리까지 불에 타 죽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실험재료로 쓰여 집니다.

물론 이 실험은 살아 있는 돼지를 상대로 이루어 졌습니다.  원폭에 의해 고통 속에 몸 부림 치던 돼지들의 피부를  확인 해  화상의 정도를 다 확인 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전쟁 중에는 미군의 스팸과 소시지가 우리의 음식 부대찌개를 탄생시킵니다. 한 때는 존슨탕으로 불렸던 부대찌개.

뭐 다른 사람은 어떻게 끓이는지 모르겠는데, 전 부대찌개에는 스팸이 내는 짜고 달달한 맛과 베이컨에서 우러나오는 지방이 국물에 녹아나야 부대찌개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베이컨 없이 소시지 만으로 끓인 부대찌개는 왠지 뭔가 부족한 맛이 납니다. 지방의 섭취가 그닥 건강에 안좋은 줄은 알지만 지방이 주는 그 고소한 맛은 독인 줄 알면서 먹고 싶은 식욕을 자극합니다.

어릴적 아버지가 즐겨 드시던 요리 중에 애저찜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갓 태어난 새끼돼지를 쓰는게 보통이지만 제가 어릴 적에는 어미 돼지의 뱃속에 있는 새끼 돼지를 꺼내 요리했습니다. 아마 요즘 그걸 먹으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기겁을 할겁니다.

하지만 자카르타의 차이나 타운에 가면 애저요리를 하는 곳이 많습니다. 접시에 오른 애저는 겉은 바삭하고 안은 부드러운 요리로 마치 흔히 베이징 덕으로 알려진 카오야 처럼 겉은 바삭하게 익고 안의 살은 부드럽게 나옵니다. 껍질을 씹으면 지방의 고소한 맛이 나고 잘 익혀진 속살은 부드럽게 찢어 집니다.

이게 광동요리인지 아니면 복주요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차이나 타운의 격식 좀 갖춰진 요리집에서는 다들 이 애저구이를 합니다. 물론 남부 자카르타쪽은 아무래도 손님의 구성 상 돼지요리가 아예 메뉴에서 빠진 집들이 더 많습니다. 아무래도 손님의 구성이 화교들 이외에도 무슬림들이 많다보니 이들과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아예 돼지요리를 뺀 집들이 대부분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자카르타에 진출한 이름만 들어도 왠만한 사람은 다 아는 그 대만계 딤섬 식당. 이집에는돼지고기가 들어간 메뉴는 아예 다 빼 버렸습니다. 돼지비계 들어간 만두 맛있는데 정작 가장 맛있는 딤섬이 없더군요.

어느나라에서는 세상의 돼지의 절반을 키우고 잡아 먹을 만큼 인기가 있지만, 어느 문화권에서는 아예 쳐다도 안보는 돼지. 중동에서는 천시받는 가축, 그러나 북구나 동북아에서는 소중한 가축 돼지

독일에서는 가을에 우리가 김장을 하듯이 날을 잡아 돼지 한마리를 통채로 잡아서는 소시지를 만든다는데, 여기서는 소시지도 잘못 고르면 닭고기만 잔뜩 들어간 걸 집으니, 입맛에 맞춰 사는게 참 녹녹치 않은 나라입니다. 

밤에 써서 아침에 올리는데, 저녁마다 이야기를 풀어 가는게 쉽지가 않네요. 다들 좋은 주말 보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