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낙서장~ > 리리로로님이 병원에 간 까닭은.....ㅠㅠ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1018)
  • 최신글

LOGIN

1.궁금한 사항은 "궁금해요" 게시판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단순 내용 펌은 삭제 처리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일상 | 리리로로님이 병원에 간 까닭은.....ㅠㅠ

페이지 정보

작성자 고구마구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170.39) 작성일12-09-12 09:32 조회5,559회 댓글0건
  • 검색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indoweb.org/love/bbs/tb.php/memo/18224

본문

 
많이 아팠다.
숨을 쉴 때마다 오른쪽 가슴이 아파왔다.
이상했다.
없는 가슴이 아플 리가 없는데.
참아보기로 했다.
그런데 심상치 않았다.
숨쉬는 것이 점점 불편해졌고, 한 마디 내뱉을 때마다 심장을 쪼개서 내뱉는 기분이었다.
병원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웬만하면 병원에 가지 않는 나이지만
이번에는 면역력이고 뭐고, 자가치료고 뭐고
그냥 내 발길은 병원을 향하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져서인지 병원은 붐볐다.
사람들은 저마다 찡그린 얼굴을 하고 자신의 대기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전광판에 내가 뽑은 대기표의 불이 들어왔고,
나는 몸을 끌다시피하여 초진 접수대로 기어갔다.
“어디가 아프신가요?”
“가슴이...가슴이...”
나는 너무 힘들어서 끝까지 말을 잇지 못했다.
“저, 그건 성형외과를 가셔야 합니다. 현대의학으로는 자연확대가 불가능합니다.”
그 사람의 말은 단호했다.
그것은 마치 우사인볼트가 한국무용 스카웃제의를 받았을 때의 표정과 흡사했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쓰러질 수 없었다.
나는 살아야만 했다.
“크기는 포기했고, 가슴이 아파요. 숨을 쉴 때마다 통증이 너무 심해요.”
그제야 접수대에 앉은 남자의 표정이 평온해졌다.
“내과로 안내해 드릴게요. 잠시만 앉아계세요.”
그말에 나는 얼른 내 인적사항을 적은 쪽지를 내밀고 대기소파에 몸을 던졌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간호사가 진료실에서 나와 차트를 살피며 내 이름을 불렀다.
“가슴 없.. 가슴 아픈 한송이 환자?”
나는 얼른 일어나 진료실로 들어갔다.
“이쪽으로 앉으세요.”
의사는 친절했다.
“가만 보자, 가슴이 없으시...아프시다구요?”
“네”
“아니 이지경이 될 때까지 우유를 안드셨나요?”
나는 의사의 얼굴에 녹색가래를 발라주고 싶었지만, 내게는 그럴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숨쉬기가 힘들고, 말할 때마다 꾹꾹쑤셔요. 왜이러는거죠?”
의사는 조용히 청진기를 귀에 꽂았다.
“결국에는 부풀어지진 않겠지만 최대한 가슴을 부풀려서 숨을 들이쉬었다 뱉으세요.”
그 말에 나는 진짜로 뱉을까 하다가 지금은 아프니까 참기로 했다.
“음, 우선 엑스레이랑 심전도 검사부터 하고 오세요.”
나는 진료실을 나와 엑스레이 검사실로 향했다.
“가서 속옷 다 탈의하시고, 가운으로 갈아입고 나오세요.”
그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나는 커텐뒤로 들어가 옷을 벗었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가만히 계세요.”
쥐도새도 모르게 엑스레이실의 그 남자는 나의 몸을 찍었다.
순간 나는 겁이났다.
어느날 갑자기 위디스크나 짱파일에 내 흉부사진이 공유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었다.
나는 힘든 몸을 이끌고 9층 심전도 검사실로 향했다.
하지만 이게 웬걸
그곳에 있던 간호사는 내게 더한걸 요구했다.
“옷이랑 속옷모두 가슴 위로 올리시고 누우세요.”
이런 씨.
그 순간 깨달았다.
있던 없던 그게 중요한게 아니구나.
하지만 이런 나의 마음은 여의사가 들어오고 나서야 진정됐다.
어렵사리 검사를 끝낸 나는 결과를 듣기 위해 처음 진료를 받았던 내과 진료실로 향했다.
의사의 표정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심전도는 이상이 없는데...”
그리고는 말끝을 흐렸다.
나는 모든 것을 체념하고 고개를 떨구었다.
“이 엑스레이를 보시면...”
화면에 띄워진 것은 조금전 날 괴롭게 했던 엑스레이 필름이었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화면을 바라봤다.
그리고 나는 깜짝 놀란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오른쪽 폐 아래쪽이 심하게 하얀색으로 뒤덮여있었다.
“저, 저건...뭐....죠?”
의사는 날 한번 흘끗보더니 뭐라고 웅얼거렸다.
아...
난 아직 젊은데.
오만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그냥 편하게 말씀하세요...”
내 말에 의사는 이내 목을 가다듬고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까..쓰에요.. 까쓰가 찼네요. 그것도 가득.”
그랬다.
그것은 내 뱃속에 가득찬 까쓰였다.
순간 내 얼굴은 저녁 노을보다 더욱 붉게 타올랐다.
“보니까, 아무데도 이상이 없네요. 그냥 잠을 잘못자거나 그래서 아픈거 같은데?!”
의사의 목소리는 확신에 차 있었다.
약도 필요없다고 했다.
그냥 가서 쉬란다.
머쓱해진 나는 조용히 문밖을 빠져나오려나 나도모르게 외쳤다.
“아뇨! 그것은 아직 분출되지 못하고 갇혀있는 저의 열정입니다!”
진료실에는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그 정적은 내가 미쳐 닫지 못하고 뛰쳐나온 진료실 안의 간호사의 말에 산산조각났다.
“왜저래?”
나는 그길로 돌아와 방구석에 쳐박혀 나의 한심함을 반성했다.
아, 나는 왜 진작 방귀를 뀌지 못했을까.
지난날 복통이 심해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었던 그 날이 떠올랐다.
그날도 나의 폐 아랫부분에는 하얀색이 선명했었는데,
그것은 까쓰가 아니고 응가였다.
결국 나는 시한부 변비판정을 받았고,
그 길로 씹어먹는 변비약을 사먹었었지.
하지만, 카라멜 타입의 그 약이 어찌나 맛있던지.
하루 권장량 2알을 훨씬 넘겨 6알을 먹었던 그날,
나는 화장실에서 그렇게 구슬프게 울었드랬다.
소심한 나의 동구녕이 원망스러운 하루다.
 
...................................................................................................................................................
출처는 liliroro.com 입니다. 심심할때 이분 글 읽으면 정말 찰지게도 글을 쓰는구나....란 생각이 듭니다. 근데 글쓴이가 미인이라는게 함정임..ㅋㅋㅋㅋㅋ
좋아요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검색
  • 목록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 Total 2,910건 32 페이지
  • RSS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042 일상 어제 있었던 에피소드 댓글3 ondalk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2-12 5588
2041 감동 마음의 성에 필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1-29 5588
2040 일상 어제 부터 비가 계속 오네요. 댓글1 자칼생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1-04 5587
2039 감동 대구입니다 댓글3 상산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0-04 5585
2038 감동 인간관계 명언 김성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0-03 5580
2037 일상 8월29일~9월3일 자카르타 같이 돌아다니실분..? 댓글4 bobbob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8-03 5578
2036 기타 건망증을 없애고 머리를 맑게 해주는 '끌렝껭' S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4-30 5574
2035 노하우/팁 코로나 예방법 꿀팁 아홉가지 알아 걸리지 않게 조심하자~! 김성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8-02 5573
2034 감동 남편 빨리 쥑이는 법.. 댓글4 잔나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0-07 5573
2033 일상 지나친 기대였나요? 롯데마트. 댓글7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2-03 5571
2032 감동 좋아요1 어느 분이 쓴 너무 슬픈 얘기.. 댓글11 쁘띠아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5-29 5570
2031 일상 도와주세요ㅜㅜ.. 현지인에게 사기당했습니다. 댓글5 치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1-11 5564
2030 일상 휴가 다녀왔어요^^ 댓글8 ondalk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8-10 5564
열람중 일상 리리로로님이 병원에 간 까닭은.....ㅠㅠ 고구마구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9-12 5560
2028 일상 한국농수산식품유공사 구인 공고를 보고..... 댓글10 아낙세꼴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5-27 5559
2027 일상 싱가폴 비자 다녀와서 댓글2 Moses2747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7-03 5558
2026 일상 시진핑 부패척결 피하자" 中 부자들 美 투자이민비자 싹쓸이 은혜희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8-29 5552
2025 일상 일본 시미즈항에서 만루홈런의 추억 댓글1 바다사나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2-22 5550
2024 일상 LIG 보험- 불가능하다 ??? 댓글11 waw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6-12 5547
2023 기타 좋아요2 스나얀 골프 연습장의 터무니 없는 횡포,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혼魂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5-09 5542
2022 일상 인도네시아 10년 댓글7 mychoi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10-16 5542
2021 감동 “현명한 사람은 할 말이 있을 때만 말한다” 댓글1 20000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2-27 5541
2020 일상 바람소주 문 닫았나요? 댓글5 hi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2-21 5540
2019 기타 소주 수입 중단과 로컬 소주, 그리고 그들의 반격 댓글5 명랑쾌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4-20 5538
2018 감동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댓글3 Atti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12-06 5536
2017 일상 지록위마 zebran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3-04 5534
2016 일상 삼성전자 서비스 잘 해결되었습니다. 댓글8 박반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3-07 5531
2015 일상 인도삿 귀신?? 댓글5 치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07 5530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