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낙서장~ > 생떽쥐베리의 미소[펌]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571)
  • 최신글

LOGIN

1.궁금한 사항은 "궁금해요" 게시판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단순 내용 펌은 삭제 처리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감동 | 생떽쥐베리의 미소[펌]

페이지 정보

작성자 곰곰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66.252) 작성일09-05-14 13:24 조회4,421회 댓글2건
  • 검색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www.indoweb.org/308988

본문

모두들 힘든 때 입니다만,

오늘 하루 만나는 이에게 마다 환한 미소를 선사해 보세요.

여러분, 사랑해요! 행복하세요~~~ ^.^*



생떽쥐베리의 미소

“어린 왕자”라는 아름다운 책을 쓴 안톤 드 생떽쥐베리에 대해선 누

구나 친숙할 것이다. 특별하고 멋진 그 책은 아이들을 위한 작품일 뿐

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생각할 기회를 주는 동화이다. 생떽쥐베리의
 
다른 작품들, 산문과 중단편 소설들은 그다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생떽쥐베리는 나치 독일에 대항해서 싸운 전투기 조종사였으며, 전투

에 참가했다가 목숨을 잃었다.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에 그는 스

페인 내란에 참여해 파시스트들과 싸웠다. 그는 그때의 체험을 바탕

으로 “미소(Le Sourire)”라는 제목의 아름다운 단편소설을 쓴 적이 있

다. 오늘 내가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이것이 자서

전적인 이야기인지 허구의 이야기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나는 그것이
 
작가 자신의 진실한 체험일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가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그는 전투 중에 적에게 포로가 되어서

감방에 갇혔다. 간수들의 경멸적인 시선과 거친 태도로 보아 그가 다

음 날 처형되리라는 것은 분명한 일이었다. 그 이야기를 기억나는 대

로 여기에 옮겨보겠다.


나는 죽게 되리라는 것이 확실했다. 나는 극도로 신경이 곤두섰으며

고통을 참을 길 없었다. 나는 담배를 찾아 주머니를 뒤졌다. 몸수색

때 발각되지 않은 게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에서였다. 다행히 한 개

비를 발견했다. 손이 떨려서 그것을 입으로 가져가는 데도 힘이 들었

다. 하지만 성냥이 없었다. 그들이 모두 빼앗아 버린 것이다. 나는 창

살 사이로 간수를 바라보았다. 그는 내 눈과 마주치려고도 하지 않았

다. 이미 죽은 거나 다름없는 자와 누가 눈을 마주치려고 할 것인가.

나는 그를 불러서 물었다.

“혹시 불이 있으면 좀 빌려주겠소?”

간수는 나를 쳐다보더니 어깨를 으쓱하고는 내 담배에 불을 붙여 주

기 위해 걸어왔다. 그가 가까이 다가와 성냥을 켜는 사이에 무심결에
 
그의 시선이 내 시선과 마주쳤다. 바로 그 순간 나는 미소를 지었다.

왜 그랬는지는 나도 모른다. 어쩌면 신경이 곤두서서 그랬을 수도 있

고, 어쩌면 둘 사이의 거리가 너무 가까우니까 미소를 안 지을 수 없

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나는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 우리

두 사람의 가슴속에, 우리들 두 인간의 영혼 속에 하나의 불꽃이 점화

되었다. 나는 그가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나의

미소는 창살을 넘어가 그의 입술에도 피어나게 했다. 그는 담배에 불

을 붙여주고 나서도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내 눈을 바라보면서 미소

를 지우지 않았다. 나 또한 그에게 미소를 보내면서 그가 단순히 한

사람의 간수가 아니라 하나의 살아 있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

다. 그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 속에도 새로운 차원이 깃들어 있었다.

문득 그가 나에게 물었다.

“당신에게도 자식이 있소?”

“그럼요. 있고 말구요.”

나는 그렇게 대답하면서 얼른 지갑을 꺼내 허둥지둥 나의 가족사진을
 
보여주었다. 그 사람 역시 자신의 아이들 사진을 꺼내 보여주면서 앞

으로의 계획과 자식들에 대한 희망 같은 것을 얘기했다. 내 눈은 눈물

로 가득해졌다. 나는 다시는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것이 두렵다고 고

백했다. 내 자식들이 성장해가는 것을 지켜보지 못하는 것이 두렵다

고...

이윽고 그의 눈에도 눈물이 어른거렸다.

갑자기 그가 아무런 말도 없이 일어나서 감옥 문을 열었다. 그러더니

나를 조용히 밖으로 나가게 하는 것이었다. 그는 소리 없이 감옥을 빠

져나가 뒷길로 해서 마을 밖까지 나를 안내했다. 마을 끝에 이르러 그

는 나를 풀어주었다. 그런 다음 그는 한 마디 말도 없이 뒤돌아서서

마을로 걸어갔다. 그렇게 해서 한 번의 미소가 내 목숨을 구해주었다.


그렇다. 미소는 사람들 사이의 꾸밈없고, 의도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연결이다. 나는 강연을 할 때마다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곤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우리 자신을 보호하고 우리의 권위, 우리의 직

함, 우리의 지위, 우리의 신분을 보호하기 위해 구축해놓은 온갖 두꺼

운 층들 밑바닥에는 진실 되고 진정한 자아가 존재한다는 것을 사람

들이 깨닫기를, 나는 바라기 때문이다.

나는 감히 그것을 '영혼'이라고 부르고 싶다. 나는 당신의 그 부분과

나의 그 부분이 서로를 알아본다면 우리는 결코 적이 될 수 없다고 정

말로 믿는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서로를 미워하거나 시기하거나 두

려워할 수 없다. 슬픈 일이지만 우리가 여러 생을 걸쳐 신중하게 쌓아

올린 다른 모든 두께들이 우리를 진정한 만남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고립시킨다고 나는 결론내릴 수밖에 없다.

생떽쥐베리의 이야기는 두 영혼이 서로를 알아보는 기적의 순간에 대

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런 순간들을 몇
 
번밖에 보지 못했다.

사랑에 빠지는 것이 한 예이다. 갓난아이를 바라보는 것도 마찬가지

이다. 아기를 볼 때면 우리는 왜 미소를 짓는가? 아마도 그것은 아무

런 방어적인 두께를 갖고 있지 않은 한 인간을 우리가 보고 있기 때문

일 것이며, 아무런 속임수 없이 순진무구함 그 자체로 우리에게 미소

를 짓는 한 인간을 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순간 우리 안에 있는
 
아기의 영혼이 그것을 알아보고 환하게 미소 짓는 것이다.

- 하녹 맥카티

좋아요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 검색
  • 목록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 Total 2,587건 3 페이지
  • RSS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531 일상 안녕하세요 자카르타 한인골프 커뮤니티 만들어봤습니다. 댓글4 빅초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0-07 7682
2530 감동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당신을 위해 댓글3 goodneighbo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9-18 6127
2529 일상 여기 한 남자가 있습니다 eskri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9-10 4967
2528 감동 삶에서 참 값진 3초 댓글8 발동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8-31 4970
2527 감동 희망키우기 댓글1 goodneighbo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8-18 6178
2526 감동 더우시죠? 시원한 계곡에 오세요 ^^* 댓글13 카타리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8-09 7958
2525 일상 르바란때 항공요금 이렇게나 비싸나요? 댓글8 데미그라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8-02 5593
2524 감동 함께 있어주어 고맙습니다. 댓글3 goodneighbo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7-26 5517
2523 감동 이스탄불을 아시나요? (3) 동그라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7-16 5284
2522 감동 칼릴 지브란의 아름다운 글모음 댓글8 마이크로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7-06 7048
2521 기타 잘못 알고 있는 건강상식 댓글7 스포츠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6-19 6524
2520 감동 자모의 기도 댓글3 cli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6-16 4218
2519 답변글 일상 한나프레스 1면 기사화 댓글4 포도가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6-14 6800
2518 감동 그 얼굴 올인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6-04 4706
2517 일상 필립 면회조 모집 댓글23 사랑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5-31 7810
2516 기타 흔하여 더욱 맛깔난 채소,Kang Kung 댓글6 S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5-26 10389
2515 일상 인니 사진있으면 부탁드려요!! ondalk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5-17 5602
2514 일상 워드사용하실때 - -조선일보폰트...상용으로도 무료입니다. 댓글2 첨부파일 오장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5-05 6451
2513 감동 넌센스 퀴즈 댓글4 올인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4-28 5866
2512 일상 아이패드 2틀 사용기 댓글6 할리데이비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4-18 11764
2511 일상 협조 부탁드립니다. 첨부파일 hwkim8365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4-06 5255
2510 일상 음...이해 안되는거...(운영자님~) 댓글2 카네이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3-26 4764
2509 일상 (추리소설-김성종) 어느 창녀의 죽음 7,8,9 부...계속 댓글2 데니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3-04 5566
2508 일상 흰소의 소원 "불멸의 촛불" 2010년 삼일절에 공개 불멸의촛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2-23 4553
2507 감동 필립이 올리는 새해 인사와 부탁.. 댓글5 필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2-13 8712
2506 감동 미쳐야 산다 댓글8 빌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1-30 5996
2505 일상 타임지가 선정한 워스트 드레서..? 누리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1-21 5726
2504 감동 필립에게 전하는 새해인사 댓글4 빌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1-02 5370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