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낙서장~ > 생떽쥐베리의 미소[펌]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664)
  • 최신글

LOGIN

1.궁금한 사항은 "궁금해요" 게시판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단순 내용 펌은 삭제 처리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감동 | 생떽쥐베리의 미소[펌]

페이지 정보

작성자 곰곰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66.252) 작성일09-05-14 13:24 조회4,430회 댓글2건
  • 검색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www.indoweb.org/308988

본문

모두들 힘든 때 입니다만,

오늘 하루 만나는 이에게 마다 환한 미소를 선사해 보세요.

여러분, 사랑해요! 행복하세요~~~ ^.^*



생떽쥐베리의 미소

“어린 왕자”라는 아름다운 책을 쓴 안톤 드 생떽쥐베리에 대해선 누

구나 친숙할 것이다. 특별하고 멋진 그 책은 아이들을 위한 작품일 뿐

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생각할 기회를 주는 동화이다. 생떽쥐베리의
 
다른 작품들, 산문과 중단편 소설들은 그다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생떽쥐베리는 나치 독일에 대항해서 싸운 전투기 조종사였으며, 전투

에 참가했다가 목숨을 잃었다.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에 그는 스

페인 내란에 참여해 파시스트들과 싸웠다. 그는 그때의 체험을 바탕

으로 “미소(Le Sourire)”라는 제목의 아름다운 단편소설을 쓴 적이 있

다. 오늘 내가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이것이 자서

전적인 이야기인지 허구의 이야기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나는 그것이
 
작가 자신의 진실한 체험일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가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그는 전투 중에 적에게 포로가 되어서

감방에 갇혔다. 간수들의 경멸적인 시선과 거친 태도로 보아 그가 다

음 날 처형되리라는 것은 분명한 일이었다. 그 이야기를 기억나는 대

로 여기에 옮겨보겠다.


나는 죽게 되리라는 것이 확실했다. 나는 극도로 신경이 곤두섰으며

고통을 참을 길 없었다. 나는 담배를 찾아 주머니를 뒤졌다. 몸수색

때 발각되지 않은 게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에서였다. 다행히 한 개

비를 발견했다. 손이 떨려서 그것을 입으로 가져가는 데도 힘이 들었

다. 하지만 성냥이 없었다. 그들이 모두 빼앗아 버린 것이다. 나는 창

살 사이로 간수를 바라보았다. 그는 내 눈과 마주치려고도 하지 않았

다. 이미 죽은 거나 다름없는 자와 누가 눈을 마주치려고 할 것인가.

나는 그를 불러서 물었다.

“혹시 불이 있으면 좀 빌려주겠소?”

간수는 나를 쳐다보더니 어깨를 으쓱하고는 내 담배에 불을 붙여 주

기 위해 걸어왔다. 그가 가까이 다가와 성냥을 켜는 사이에 무심결에
 
그의 시선이 내 시선과 마주쳤다. 바로 그 순간 나는 미소를 지었다.

왜 그랬는지는 나도 모른다. 어쩌면 신경이 곤두서서 그랬을 수도 있

고, 어쩌면 둘 사이의 거리가 너무 가까우니까 미소를 안 지을 수 없

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나는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 우리

두 사람의 가슴속에, 우리들 두 인간의 영혼 속에 하나의 불꽃이 점화

되었다. 나는 그가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나의

미소는 창살을 넘어가 그의 입술에도 피어나게 했다. 그는 담배에 불

을 붙여주고 나서도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내 눈을 바라보면서 미소

를 지우지 않았다. 나 또한 그에게 미소를 보내면서 그가 단순히 한

사람의 간수가 아니라 하나의 살아 있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

다. 그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 속에도 새로운 차원이 깃들어 있었다.

문득 그가 나에게 물었다.

“당신에게도 자식이 있소?”

“그럼요. 있고 말구요.”

나는 그렇게 대답하면서 얼른 지갑을 꺼내 허둥지둥 나의 가족사진을
 
보여주었다. 그 사람 역시 자신의 아이들 사진을 꺼내 보여주면서 앞

으로의 계획과 자식들에 대한 희망 같은 것을 얘기했다. 내 눈은 눈물

로 가득해졌다. 나는 다시는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것이 두렵다고 고

백했다. 내 자식들이 성장해가는 것을 지켜보지 못하는 것이 두렵다

고...

이윽고 그의 눈에도 눈물이 어른거렸다.

갑자기 그가 아무런 말도 없이 일어나서 감옥 문을 열었다. 그러더니

나를 조용히 밖으로 나가게 하는 것이었다. 그는 소리 없이 감옥을 빠

져나가 뒷길로 해서 마을 밖까지 나를 안내했다. 마을 끝에 이르러 그

는 나를 풀어주었다. 그런 다음 그는 한 마디 말도 없이 뒤돌아서서

마을로 걸어갔다. 그렇게 해서 한 번의 미소가 내 목숨을 구해주었다.


그렇다. 미소는 사람들 사이의 꾸밈없고, 의도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연결이다. 나는 강연을 할 때마다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곤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우리 자신을 보호하고 우리의 권위, 우리의 직

함, 우리의 지위, 우리의 신분을 보호하기 위해 구축해놓은 온갖 두꺼

운 층들 밑바닥에는 진실 되고 진정한 자아가 존재한다는 것을 사람

들이 깨닫기를, 나는 바라기 때문이다.

나는 감히 그것을 '영혼'이라고 부르고 싶다. 나는 당신의 그 부분과

나의 그 부분이 서로를 알아본다면 우리는 결코 적이 될 수 없다고 정

말로 믿는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서로를 미워하거나 시기하거나 두

려워할 수 없다. 슬픈 일이지만 우리가 여러 생을 걸쳐 신중하게 쌓아

올린 다른 모든 두께들이 우리를 진정한 만남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고립시킨다고 나는 결론내릴 수밖에 없다.

생떽쥐베리의 이야기는 두 영혼이 서로를 알아보는 기적의 순간에 대

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런 순간들을 몇
 
번밖에 보지 못했다.

사랑에 빠지는 것이 한 예이다. 갓난아이를 바라보는 것도 마찬가지

이다. 아기를 볼 때면 우리는 왜 미소를 짓는가? 아마도 그것은 아무

런 방어적인 두께를 갖고 있지 않은 한 인간을 우리가 보고 있기 때문

일 것이며, 아무런 속임수 없이 순진무구함 그 자체로 우리에게 미소

를 짓는 한 인간을 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순간 우리 안에 있는
 
아기의 영혼이 그것을 알아보고 환하게 미소 짓는 것이다.

- 하녹 맥카티

좋아요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 검색
  • 목록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 Total 3,326건 28 페이지
  • RSS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570 감동 인도네시아에서.... 댓글1 데니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3-04 5815
2569 감동 중년이 마시는 술 한잔은...... 댓글7 데니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4-16 5933
2568 감동 당신의 이름대로 댓글2 yellow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4-30 4068
2567 감동 버려야할 다섯가지 마음 (心 ) 댓글1 eskri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6-08 4805
2566 감동 한국 축구로 교민을 뭉치게 하는 군요 댓글3 davidki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6-23 4173
2565 감동 이스탄불을 아시나요? (3) 동그라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7-16 5288
2564 감동 어느 아버지의 상속 재산 (실화) 댓글7 카타리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8-02 5783
2563 감동 엄마,사랑합니다 댓글3 발동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8-23 4540
2562 감동 ★나 당신의자식였을때는 미쳐 몰랐습니다 *** 댓글3 CLASH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9-23 6768
2561 감동 황금들판의 코스모스 댓글7 카타리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0-14 8568
2560 감동 생막걸리 인도네시아에서도 먹을 수 있겠습니다. 댓글1 guitarfre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2-03 6054
2559 감동 나는 엄마의 엄마였다 댓글6 thenther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2-10 6558
2558 감동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생각들 꿈꾸는다락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6-14 5344
2557 감동 남자와 여자의 차이 잔나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05 8287
2556 감동 남편이 바뀐이야기 잔나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09 5582
2555 감동 당신만의 사랑이고 싶습니다..♡ 댓글1 잔나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31 5616
2554 감동 아픈 만큼 삶은 성숙해지고 잔나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8-30 5062
2553 감동 매듭은 만남보다 소중하다 ♡ 드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9-13 4653
2552 감동 세상사는 이야기 (군대) 댓글2 경실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9-30 5710
2551 감동 제목없음 교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0-11 4820
2550 감동 가슴 찡한이야기.. 퍼온글 댓글4 순진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1-12 8150
2549 감동 미움 없는 마음으로... anna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2-16 4909
2548 감동 독도는 우리땅 20000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1-07 3997
2547 감동 (좋은글)마음이 고요하니 삶이 고요하여라 아이폰유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1-20 4181
2546 감동 야구공이 멋지게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이유 댓글1 wolf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3-26 5897
2545 감동 아내에게 애인이 생겼으면 좋겠다. 댓글2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1-15 5190
2544 기타 터벅머리 속, 열대의 선물.... '람부딴' S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4-30 6434
2543 기타 설 익은 천도복숭아 맛의 과일……‘끄동동’ S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1 7864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