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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세상의 모든 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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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eautici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96.110) 작성일18-07-11 13:34 조회2,263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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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관문



우리는 이 세상에서 대략 몇 개쯤의 문을 열고 들어가며 살고 있는 걸까 한번 생각해 본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문의 숫자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되는 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이란 기본적으로 전혀 다른 환경으로 이동해 가는 포털' 같은 것입니다. 그러니 저 문을 열고 들어가면 그곳에 어떤 장면이 펼쳐져 있느냐가 문을 통과하는 행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이죠. 결국 우리가 평생 몇 개의 문을 열고 들어가느냐보다 그 문이 어떤 문인가가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중요한 것이란 말입니다.


돌이켜 보면 역사를 바꾼 문들이 많습니다. 요새와 성의 관문들이 대표적이죠. 그 관문들이 무너지거나 또는 열리지 않음으로써 역사의 향방이 바뀌곤 했습니다. 당태종의 백만대군 앞에서 고구려 안시성의 성문이 견고히 열리지 않음으로서써 당나라와 고구려의 운명이 바뀌었고 이여송이 평양성 성문을 함락시킴으로써 임진왜란 육전에서 승승장구하던 왜군은 수세로 돌아서게 됩니다.  물론 그 명군을 또다른 관문인 파주 벽제관에서 왜군이 대파하여 예봉을 꺾음으로써 임진왜란은 소강상태에 들어가게  되죠. 문이 열리거나 열리지 않는 것은 그 어느 경우를 막론하고 그렇게 역사를 바꾸게 됩니다. 그러니 개개인의 인생은 오죽하겠어요?

우리 삶에도 인생의 방향을 바꾼 여러개의 '관문 '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문들은 꼭 손잡이와 경첩이 달린 물리적인 것들만은 아니었죠. 그 추상적인 문들 중 대표적인 것이 '교문' '군문'이겠지만 가장 결정적인 것은 '탄생 '이라는 보이지 않는 문입니다.  그 문을 통과해 이 세상에 나오는 순간 우린 '인간 '이라는 종이 되고 대개의 경우 성별과 신분,  국적과 지연부모와 인척 관계 등 앞으로 인생의 거의 대부분을 처음부터 결정지어 놓을 기본 요건들을 부여받게 되는 거죠. 사실 탄생 이후 우리가 열어 젖히며 전진하게 되는 모든 문들은 탄생의 관문을 거쳐 나오면서 결정된 제반조건들의 철저한 영향 아래 있는 것이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금수저 흙수저 이론은 아주 틀린 게 아닙니다. 그래서 인생이란 건 웬만해서 바뀌기 힘든 게 됩니다. 그게 힘들다 보니 개천에서 용나는 게 그렇게나 기적적이며 때로는 온통 민폐를 끼치는 일이 되기도 하고 학교를 같이 다녔던 재벌 2세가 20-30년 후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게 되는 확률은 90%를 넘어서는 모양입니다. 좀 억울하긴 하지만 이 세상은 그렇게 생겨먹었습니다. 

어쩌면 그 '탄생 '만이 우리가 갈 수 있었던 유일한 선택지가 아니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전생또는 탄생 전 상태의 기억이 없는 우리로서는 절대 알수 없는 일입니다. 물론 그 기억이 없으니 모두들 나름대로 이 세상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탄생 전의 기억이 남아있다면 이 땅에서의 인생이 어쩌면 너무 시시해질지도 모르니까요.

그러다가 인생 막바지에 이르러 만나게 되는 마지막 관문은 '죽음 '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옵니다. 그것이 인생의 종말, 육체의 소멸, 요단강이나 스틱스 강을 건너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이별을 고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꽤나 엄숙해지고 숙연해지기 마련이지만 그것을 또 하나의 '관문 '으로 받아들인다면 죽음이란 꼭 안타깝고 을씨년스럽고 불길하고 외롭고 처연하고 불행한 사건만은 아닐 것입니다. 우린 매일의 일상에서 만나야 했던, 그러나 이번만은 약간 다른 형태의 '문'을 한번 더 만나게 되는 것일 뿐이니 말입니다


탄생의 관문을 통해  신분, 지위재산, 배경 등을 타고 나고 그에 따른 일정한 업적과 인기마저 대체로 결정되어 버리지만 이제 그 모든 것을 벗겨버리며 모든 개개인에게 공평하게 다가오는 죽음이란 어쩌면 전혀 다른 차원의 관문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문'들은 본의든 아니든 내가 가진 모든 소중한 것들을 그대로 고스란히 가지고 통과할 수 있지만 죽음의 관문은 그 모든것을 남겨두고 지나가야 합니다. 심지어 그 관문 너머로는 우리의 육체마저 가져갈 수 없습니다. 그것은 정든 모든 것을 뒤로 하는 것이니 매우 아쉽고 때로는 많은 회한을 남길 것 같지만 반대로 어쩌면 매우 홀가분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죽음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은 그것을 어떤 관념과 태도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슬플 수도담담할 수도때로는 벅찬 기대에 가득찰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난 언젠가 내게도 다가올 죽음이란 관문을 어떻게 맞이하게 될지 생각하곤 합니다. 가능하다면 저 미지의 세계로 이어질 그 관문을 가장 큰 기대와 호기심을 가지고 즐겁게 맞이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날이 와도 이 마음 절대 변치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얼마전 우리 곁을 떠난 한 유망한 기업인의 생일공지가 밴드에 뜬 것을 보고 새삼 그의 떠남을 추모하며 잠시 사색에 잠겨 보았습니다.


2018.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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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beautician님의 댓글

beautici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22.♡.96.110 작성일

올려 놓았던 글 하나가 본의 아니게 납치당함에 따라 이 게시판 성격과는 좀 맞지 않지만 다른 글로 바꾸어 올립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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