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낙서장~ > 생떽쥐베리의 미소[펌]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646)
  • 최신글

LOGIN

1.궁금한 사항은 "궁금해요" 게시판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단순 내용 펌은 삭제 처리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감동 | 생떽쥐베리의 미소[펌]

페이지 정보

작성자 곰곰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66.252) 작성일09-05-14 13:24 조회4,377회 댓글2건
  • 검색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www.indoweb.org/308988

본문

모두들 힘든 때 입니다만,

오늘 하루 만나는 이에게 마다 환한 미소를 선사해 보세요.

여러분, 사랑해요! 행복하세요~~~ ^.^*



생떽쥐베리의 미소

“어린 왕자”라는 아름다운 책을 쓴 안톤 드 생떽쥐베리에 대해선 누

구나 친숙할 것이다. 특별하고 멋진 그 책은 아이들을 위한 작품일 뿐

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생각할 기회를 주는 동화이다. 생떽쥐베리의
 
다른 작품들, 산문과 중단편 소설들은 그다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생떽쥐베리는 나치 독일에 대항해서 싸운 전투기 조종사였으며, 전투

에 참가했다가 목숨을 잃었다.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에 그는 스

페인 내란에 참여해 파시스트들과 싸웠다. 그는 그때의 체험을 바탕

으로 “미소(Le Sourire)”라는 제목의 아름다운 단편소설을 쓴 적이 있

다. 오늘 내가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이것이 자서

전적인 이야기인지 허구의 이야기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나는 그것이
 
작가 자신의 진실한 체험일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가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그는 전투 중에 적에게 포로가 되어서

감방에 갇혔다. 간수들의 경멸적인 시선과 거친 태도로 보아 그가 다

음 날 처형되리라는 것은 분명한 일이었다. 그 이야기를 기억나는 대

로 여기에 옮겨보겠다.


나는 죽게 되리라는 것이 확실했다. 나는 극도로 신경이 곤두섰으며

고통을 참을 길 없었다. 나는 담배를 찾아 주머니를 뒤졌다. 몸수색

때 발각되지 않은 게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에서였다. 다행히 한 개

비를 발견했다. 손이 떨려서 그것을 입으로 가져가는 데도 힘이 들었

다. 하지만 성냥이 없었다. 그들이 모두 빼앗아 버린 것이다. 나는 창

살 사이로 간수를 바라보았다. 그는 내 눈과 마주치려고도 하지 않았

다. 이미 죽은 거나 다름없는 자와 누가 눈을 마주치려고 할 것인가.

나는 그를 불러서 물었다.

“혹시 불이 있으면 좀 빌려주겠소?”

간수는 나를 쳐다보더니 어깨를 으쓱하고는 내 담배에 불을 붙여 주

기 위해 걸어왔다. 그가 가까이 다가와 성냥을 켜는 사이에 무심결에
 
그의 시선이 내 시선과 마주쳤다. 바로 그 순간 나는 미소를 지었다.

왜 그랬는지는 나도 모른다. 어쩌면 신경이 곤두서서 그랬을 수도 있

고, 어쩌면 둘 사이의 거리가 너무 가까우니까 미소를 안 지을 수 없

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나는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 우리

두 사람의 가슴속에, 우리들 두 인간의 영혼 속에 하나의 불꽃이 점화

되었다. 나는 그가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나의

미소는 창살을 넘어가 그의 입술에도 피어나게 했다. 그는 담배에 불

을 붙여주고 나서도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내 눈을 바라보면서 미소

를 지우지 않았다. 나 또한 그에게 미소를 보내면서 그가 단순히 한

사람의 간수가 아니라 하나의 살아 있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

다. 그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 속에도 새로운 차원이 깃들어 있었다.

문득 그가 나에게 물었다.

“당신에게도 자식이 있소?”

“그럼요. 있고 말구요.”

나는 그렇게 대답하면서 얼른 지갑을 꺼내 허둥지둥 나의 가족사진을
 
보여주었다. 그 사람 역시 자신의 아이들 사진을 꺼내 보여주면서 앞

으로의 계획과 자식들에 대한 희망 같은 것을 얘기했다. 내 눈은 눈물

로 가득해졌다. 나는 다시는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것이 두렵다고 고

백했다. 내 자식들이 성장해가는 것을 지켜보지 못하는 것이 두렵다

고...

이윽고 그의 눈에도 눈물이 어른거렸다.

갑자기 그가 아무런 말도 없이 일어나서 감옥 문을 열었다. 그러더니

나를 조용히 밖으로 나가게 하는 것이었다. 그는 소리 없이 감옥을 빠

져나가 뒷길로 해서 마을 밖까지 나를 안내했다. 마을 끝에 이르러 그

는 나를 풀어주었다. 그런 다음 그는 한 마디 말도 없이 뒤돌아서서

마을로 걸어갔다. 그렇게 해서 한 번의 미소가 내 목숨을 구해주었다.


그렇다. 미소는 사람들 사이의 꾸밈없고, 의도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연결이다. 나는 강연을 할 때마다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곤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우리 자신을 보호하고 우리의 권위, 우리의 직

함, 우리의 지위, 우리의 신분을 보호하기 위해 구축해놓은 온갖 두꺼

운 층들 밑바닥에는 진실 되고 진정한 자아가 존재한다는 것을 사람

들이 깨닫기를, 나는 바라기 때문이다.

나는 감히 그것을 '영혼'이라고 부르고 싶다. 나는 당신의 그 부분과

나의 그 부분이 서로를 알아본다면 우리는 결코 적이 될 수 없다고 정

말로 믿는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서로를 미워하거나 시기하거나 두

려워할 수 없다. 슬픈 일이지만 우리가 여러 생을 걸쳐 신중하게 쌓아

올린 다른 모든 두께들이 우리를 진정한 만남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고립시킨다고 나는 결론내릴 수밖에 없다.

생떽쥐베리의 이야기는 두 영혼이 서로를 알아보는 기적의 순간에 대

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런 순간들을 몇
 
번밖에 보지 못했다.

사랑에 빠지는 것이 한 예이다. 갓난아이를 바라보는 것도 마찬가지

이다. 아기를 볼 때면 우리는 왜 미소를 짓는가? 아마도 그것은 아무

런 방어적인 두께를 갖고 있지 않은 한 인간을 우리가 보고 있기 때문

일 것이며, 아무런 속임수 없이 순진무구함 그 자체로 우리에게 미소

를 짓는 한 인간을 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순간 우리 안에 있는
 
아기의 영혼이 그것을 알아보고 환하게 미소 짓는 것이다.

- 하녹 맥카티

좋아요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 검색
  • 목록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 Total 2,495건 25 페이지
  • RSS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823 감동 불청객 댓글15 엔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8-22 7748
1822 일상 여자가 모르는 남자 이야기들 데니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8-17 5363
1821 일상 오랜만에 한건 했네요 댓글1 첨부파일 젤로는천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8-10 5517
1820 일상 남자를 먼저 만든 이유 댓글5 여기인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7-14 4241
1819 감동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데니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7-07 5238
1818 일상 소주 한병이 7잔인 이유????????? 댓글7 mirZZ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6-29 5941
1817 감동 ㅇrㄸi의 아보카도- 내사랑 korea 댓글2 ㅇrㄸi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6-19 4974
1816 일상 듣기엔 쪼~까 거시기 헌디~ 댓글2 데니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6-16 5727
1815 일상 아~ 쪽팔려 댓글1 데니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6-04 5017
1814 기타 감기 조심하세요! S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30 5512
1813 일상 타잔과 치타. 창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20 6117
1812 감동 [펌]도마뱀의 사랑+힘들땐 이 사진을 봐라 댓글3 첨부파일 곰곰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12 5365
1811 일상 [펌] 내 전화기가 아니었어 댓글4 샤가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5 4567
1810 기타 양생법(養生法)- 잘 먹는 사람이 건강 하다. (식사법) S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2 6020
1809 기타 온 가족 건강식품,리다 부아야(Lidah buaya) S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2 5185
1808 일상 주절주절 운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1 6001
1807 기타 축복받은 땅-인도네시아 댓글1 S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4-30 5158
1806 일상 사자인줄 알았는데...(펀글) 댓글1 창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4-06 5308
1805 감동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댓글1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3-25 5264
1804 일상 자카르타와 그주변(반둥등) 여행같이하실분 모십니다 댓글7 쭌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3-12 6432
1803 일상 인도네시아 의 실생활! 아빠까빠르. 댓글5 다중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2-27 8314
1802 일상 나만의 생각이기를..... 댓글5 Atti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2-05 4700
1801 감동 자원부국 대한민국 댓글3 병아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1-21 5027
1800 일상 급하십니까? 댓글2 한겨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1-09 4970
1799 일상 충청도 영어.... 댓글5 창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12-08 7060
1798 일상 777 이 연속으로 걸리다뉘 댓글6 첨부파일 유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11-19 5532
1797 일상 얼굴 없는 경제대통령 ‘미네르바’ 신드롬 (펌/동아일보) 댓글3 창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10-30 7322
1796 일상 도박이란 댓글3 첨부파일 오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10-07 5266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