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 삶의 아름다운 빛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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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tti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36.63) 작성일07-08-08 00:58 조회5,634회 댓글3건본문
내 짝꿍 크레파스는 36색이었습니다
크레파스통도 아주 멋졌습니다.
손잡이가 달려있는 가방을 펼치면
양쪽으로 나뉜 플라스틱집에
36개의 가지각색의 크레파스들이
서로 빛깔을 뽐내며 들어있었습니다.
거기에는 금색,은색도 있었습니다
내 크레파스는 8색이었습니다.
조그마한 직사각형의 종이상자에
골판지 이불을 덮고
옹기종기 누워있는 내 크레파스....
짝꿍이 36가지 색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몰라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난 8가지 색을 골고루 색칠하고도
비어있는 도화지를 놓고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습니다.
내 그림에도
빛나는 황금색을 칠한다면 정말이지
금빛 은빛 세상이 될 것 같았습니다
그날은 엄마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난 짝꿍처럼 엄마 손에
금반지를 그려드리진 못할지라도
엄마가 제일 좋아하시는
보랏빛의 블라우스를 입혀드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할 수 없이
파란색으로
엄마의 블라우스를 칠했습니다.
엄마는 너무 추워보였습니다.
다시 따뜻해 보이는 빨간 색으로
그 위를 덮었습니다
그 순간
블라우스는 보랏빛으로 변해 있었고
엄마는 눈부시게 웃고 있었습니다.
너무 신기했습니다.
빨간 색과 노란 색을 섞어
할머니가 좋아하시는
주황색 감도 그릴 수 있었고
초록색과 노란색으로는
파릇파릇 연두빛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로는
짝꿍의 크레파스가
금색,은색이 부럽지 않았습니다
나에게는 요술쟁이 크레파스가 있었으니까요
그날 난
못나게만 보였던 내 8색 크레파스를 통해서
소중한 삶의 비밀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지금 내 삶에도
화려한 빛깔의 많은 크레파스는 없습니다.
물론 금색, 은색도 없습니다.
하지만 내게 있는 자그마한 빛깔로
소박하지만 따사로운 색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오늘도 난,
내가 가지고 있는 나의 빛깔로
삶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습니다.
댓글목록
맑은생각님의 댓글
맑은생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24.♡.52.85 작성일좋은 글 감사합니다...^^
Atti님의 댓글
Atti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61.♡.16.31 작성일
멀리 산다는 핑계로 마음같이
시부모님을 잘 모시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항상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나만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한다고 하지만
늘 마음은 죄송함 뿐입니다. -.-;;
그럴지언정 부모님은
"잘 지내냐?"
"몸은 아픈 데 없고?"
자나깨나 자식걱정입니다.
오늘따라 불러 보고픈 단어....
"어머니"
"아버지"
요한!님의 댓글
요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220.♡.22.14 작성일
어머니의 빛깔을 마음 먹은대로 좋게 표현하려면 수백만개의 크레파스도 부족하겠지만 나 만이 갖고 있는 것으로 노력을 다하면 어머니는 그 어떤 순간보다 만족할것입니다.
좋은 글 잘보았습니다!